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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결제·리워드 통합”…삼성, 삼성월렛 생태계 확장 가속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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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간편결제가 커머스 플랫폼과 금융 리워드를 한데 묶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기본 앱에 탑재한 삼성월렛에 충전식 결제와 포인트 적립 기능을 결합하며 이용자 락인 전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앱 하나로 결제 수단과 보상 체계를 모두 제공하는 구조가 자리 잡을 경우, 기존 카드사 중심의 포인트 생태계와 빅테크 간편결제 시장 전반에 파급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제조사 기반의 자체 월렛이 국내 페이 시장 경쟁의 새 변수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10월 선보인 충전식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월렛 머니·포인트 가입자가 출시 약 두 달 만에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15일 밝혔다. 삼성전자 MX사업부가 운영하는 삼성월렛 내에서 결제, 충전, 포인트 적립과 사용을 모두 처리하는 단일 앱 경험을 구현한 것이 성장세를 견인한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월렛 내 혜택 탭에서 제공하는 선물하기 기능을 통해 디지털 상품권과 제품 등을 구매하면 결제 금액 일부를 포인트로 돌려주는 구조가 이용자를 빠르게 끌어모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월렛 머니는 실물 카드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선불 결제 수단이다. 이용자는 기존에 보유한 은행 계좌를 삼성월렛 머니와 직접 연결해 충전·결제에 활용할 수 있다. 계좌 기반 충전형 구조를 채택해 별도의 카드 발급 절차를 줄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결제 시에는 삼성페이 방식과 유사하게 오프라인 카드 가맹점 단말을 통해 사용 가능해 기존 결제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삼성월렛 포인트는 결제 활동에 연동된 리워드 시스템이다. 사용자가 삼성월렛 머니로 결제할 때마다 결제 금액의 일정 비율이 자동으로 포인트로 적립되며, 쌓인 포인트는 현금과 유사한 가치로 재사용할 수 있다. 충전형 머니와 적립형 포인트를 하나의 앱, 하나의 UI에서 통합 설계한 것이 기존 개별 앱 중심 간편결제 대비 차별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적립 과정이 별도 신청 없이 자동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이용자 체감 편의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서비스에 적립 한도 제한을 두지 않는 무제한 적립 구조를 내세웠다.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횟수나 금액 상한을 최소화해 이용 빈도가 높을수록 혜택이 커지는 장기 이용 유인책을 적용했다. 모든 오프라인 카드 가맹점에서 결제와 포인트 적립·사용이 가능하도록 설계해, 특정 가맹점 위주로만 혜택을 주는 일부 간편결제와 다른 전략을 택했다. 여기에 시기별 프로모션을 결합해 사용 패턴을 세분화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는 이미 대형 포털, 이커머스, 카드사 중심의 자체 페이 서비스가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여기에 스마트폰 제조사가 기본 탑재 월렛을 통해 결제와 리워드, 기기 생태계를 묶는 구조를 강화하면, 이용자 입장에서는 기기 변경과 앱 전환 비용이 커지는 효과가 생긴다. 삼성월렛 머니·포인트의 빠른 가입자 확대는 하드웨어 중심이던 제조사가 데이터 기반 결제·금융 플랫폼 사업자로 변모하는 신호로도 읽힌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애플페이, 구글월렛 등 제조사·OS 기반 월렛 서비스가 교통, 티켓, 멤버십, 결제 등을 통합하며 금융 플랫폼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이들 서비스는 카드사와 은행, 네트워크 사업자와의 제휴 구조에 따라 수수료와 데이터 접근 범위가 달라지는 만큼, 국내에서도 제휴 금융사와의 파트너십 재편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월렛의 빠른 확장은 국내 카드사와 핀테크사의 마케팅·제휴 전략에 변화를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가입자 100만명 돌파를 계기로 공격적인 리워드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15일부터 삼성월렛 머니·포인트로 결제하는 고객에게 결제 금액의 최대 10퍼센트를 삼성월렛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여기에 삼성월렛 머니로 3회 결제 시 1000포인트, 5회 결제 시 2000포인트를 추가 제공하는 다단계 인센티브 구조를 운영해 결제 빈도 자체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앱 내에서는 룰렛 게임, 즉석 당첨형 리워드 등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도 도입해 이용자 체류 시간과 재방문율을 높이고 있다.

 

규제 측면에서 간편결제와 선불전자지급수단은 전자금융거래법의 적용을 받는 영역으로, 잔액 관리, 이용자 예치금 보호, 부정 결제 방지 체계가 중요하다. 충전 잔액과 포인트를 재사용 가능한 가치로 설계한 만큼, 향후 법령 개정 방향과 감독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서비스 구조 조정이 필요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데이터 활용과 관련해서도 결제 내역 기반 맞춤 혜택 제공 범위와 개인정보 보호 간 균형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채원철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월렛팀장 부사장은 삼성월렛 머니·포인트가 디지털 결제와 리워드 서비스 통합을 통해 고객 편의성과 혜택 수준을 크게 높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실질 혜택을 제공해 삼성월렛 생태계를 확장하고 고객 가치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계에서는 제조사 기반 월렛의 플랫폼 전략이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주도권 구도를 어떻게 바꿀지 주목하고 있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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