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수입차 1위의 명암”…트럼프 관세 위기, 7조 원 고통→글로벌 공급망 재편 예고
5월의 미국 자동차 시장에는 변함없는 저마다의 통계와 대조되는 현실, 그리고 관세의 거센 파도가 무겁게 깃들었다. 바람과 햇살이 교차하는 미시간의 도로 위를 달리는 수십만 대의 차량 중, ‘GM’의 흔적이 스며든 차들은 미국의 자존심인 동시에 글로벌 경제의 흐름을 증명한다. 2024년, GM은 미국에서 123만 대에 달하는 수입차를 내놓으며 그 누구보다 환희와 책임의 무게를 동시에 짊어질 운명이었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시작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차 관세 25% 인상 정책은 영원할 것 같았던 시장 질서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GM이 앞으로 부담해야 할 관세만 최대 7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에 업계는 숙연해졌다. 이 거대한 파도는 GM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도요타 120만 대, 현대차그룹 110만 대, 그리고 스텔란티스와 포드, 혼다까지 모두 이 격렬한 물결에 휩쓸릴 운명임을 보여준다.

미국 자동차 업계 빅3(GM, 포드, 스텔란티스)가 기록한 221만 대의 수입차. 이는 미국 전체 자동차 수입량의 28%로, 관세 정책이 단순 산업 넘어 세계 공급망의 심장을 겨누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GM은 멕시코, 캐나다, 그리고 한국에 든든한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특히 한국은 ‘쉐보레 트랙스’, ‘뷰익 엔비스타’ 등 미국 시장을 겨냥한 저가 모델의 심장과도 같아, GM 내부에서도 "한국 공장 가동에 집중한다"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트럼프 관세로 인한 비용 충격은 만만찮아, GM은 50억 달러, 즉 7조 원의 부담을 예감하고 있다. 이 중 20억 달러가 한국 수입 및 기타 비용으로 잡혔고, GM은 전체 관세 부담의 30% 이상을 미국 내 생산 확대와 비용 절감으로 상쇄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특징인 현지 조립-수입 병행 구조에 균열이 가는 것이다.
메리 바라 GM 회장도 최근 “미정부와 한국 정부 간 무역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글로벌 통상정책 속에서, 고객과 회사를 위한 최선의 전략을 찾는 과정엔 고뇌와 기대가 동시에 스며있다. 전문가들은 한미 무역 합의가 성사될 경우 GM뿐 아니라, 스텔란티스와 포드 등 미국 기업들 모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보고 있다. 포드 역시 25억 달러의 관세 부담에 직면해 있으며, 비용 절감으로 일부 상쇄할 계획을 세웠다.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 루시드, 리비안처럼 현지 생산에 주력하지 않는 한, 미국 자동차 기업 대부분이 해외 생산에 의존해온 점 역시 한계다. 만약 높은 관세가 장기화된다면, 저가 모델 중심의 현지 판매 중단 가능성도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자동차 부품까지 확대된 관세 적용,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한시적 완화 조치는 미국 산업계에 호흡과 고통을 동시에 안겼다. 특히 GM의 필수 생산기지인 한국과 중국은 각각 25%, 145%라는 가파른 관세 장벽에 직면했다. 이로써 아시아 생산망 곳곳에서 공장의 불빛마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국제 시장과 산업계의 시선은 이제 미국과 한국 사이의 무역 협상, 그리고 GM의 비용 절감 전략과 생산기지 재편 시나리오에 집중돼 있다. 자동차 관세 확대는 미국 내 생산 확대를 부추길 수 있지만, 글로벌 공급망의 구조적 변화와 한국 등 생산기지의 변화를 함께 요구한다는 냉정한 진단이 흐른다. 경계와 기대가 교차하는 이 시기에, 미국 자동차 산업의 운명은 또 한 번의 빛과 그림자 사이에서 재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