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넷플릭스와 손잡은 카카오프렌즈 IP 융합…글로벌 팬덤 시험대

송다인 기자
입력

글로벌 OTT 플랫폼과의 캐릭터 협업이 디지털 플랫폼 기업의 신규 IP 비즈니스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캐릭터 브랜드 카카오프렌즈가 넷플릭스 히트 시리즈와 연이어 협업을 확대하며 카카오톡 서비스, 굿즈, 오프라인 공간을 통합한 스토리텔링형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를 국내 캐릭터 IP의 글로벌 팬덤 검증과 동시에, 플랫폼 트래픽·굿즈 매출을 연계하는 IP 사업 전략의 분기점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카카오는 카카오프렌즈가 넷플릭스 시리즈 기묘한이야기5와 흑백요리사2와의 협업을 진행한다고 18일 밝혔다. 카카오프렌즈는 지난달 27일 기묘한이야기5와의 협업을 먼저 공개했고, 이어 흑백요리사2 프로젝트를 추가 발표하며 넷플릭스 인기 콘텐츠와의 연속적인 파트너십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두 프로젝트 모두 카카오톡 기능, SNS 콘텐츠,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 협업 굿즈를 하나의 세계관으로 엮어 IP 소비 경험을 확장한 점이 특징으로 평가된다.

기묘한이야기5 협업에서 카카오프렌즈의 핵심 캐릭터 춘식이는 시리즈 주요 인물로 재해석돼 바이어스 하우스, 크릴 하우스, 뒤집힌 세계에 등장한다. 뒤집힌 세계는 원작의 핵심 세계관 요소로, 카카오는 이를 카카오톡 페이스톡 영상 필터의 상하 반전 효과와 연동해 디지털 상호작용을 구현했다. 단순 캐릭터 스티커 수준을 넘어, 영상 필터와 공간 연출을 연결한 세계관형 협업이라는 점에서 기존 캐릭터 마케팅과 구분된다.

 

기술 구현 측면에서 카카오톡 페이스톡 영상 효과에는 기묘한이야기5 협업 필터가 추가됐다. 업사이드 다운으로 명명된 이 효과는 화면 상하 반전과 협업 일러스트를 동시에 적용해 사용자가 직접 뒤집힌 세계에 들어간 것 같은 시각 경험을 제공한다. 카카오 측에 따르면 해당 효과는 공개 이후 일일 사용량 기준으로 지금까지 제공된 페이스톡 영상 효과 가운데 상위권 사용량을 기록 중이다. 카카오톡 내 실시간 영상 처리 엔진과 AR 기반 필터 기술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캐릭터 IP가 단순 이미지 판매를 넘어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기능의 사용성을 견인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오프라인 영역에서는 카카오프렌즈 온·오프라인 스토어를 활용한 굿즈 판매와 공간 연출이 진행된다. 기묘한이야기5 협업 굿즈는 키링, 티셔츠, 렌티큘러 노트 등 8종으로 구성됐고, 카카오프렌즈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알파벳 조명을 이용해 바이어스 하우스 거실을 재현한 포토존이 마련됐다. 이용자는 카카오톡에서 필터를 사용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동일 세계관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며 체류 시간을 늘리는 구조다. 디지털 경험과 오프라인 리테일을 결합해 체험형 굿즈 소비를 유도하는 전형적인 옴니채널 전략으로 풀이된다.

 

협업 공개 전후에는 SNS 기반 프리 마케팅도 병행됐다. 카카오프렌즈 공식 채널에서는 춘식이 슈퍼스타 로드 콘텐츠 시리즈가 순차 공개되며 화제를 모았다. 도쿄 넷플릭스에서 열린 기묘한이야기5 행사에 참여하는 춘식이의 여정을 다룬 영상은 누적 조회수 140만 회를 넘어섰다. 이는 캐릭터 IP가 방송사나 제작사가 아닌 플랫폼·캐릭터 기업 중심의 SNS를 기반으로 글로벌 이용자의 관심을 끌어내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카카오프렌즈는 기묘한이야기5에 이어 요리 서바이벌 포맷으로 인기를 얻은 넷플릭스 화제작 흑백요리사2와 협업을 진행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춘식이는 흑수저 요리사 콘셉트로 재탄생한다. 지난 11일부터 인스타툰 형식의 춘식요리사를 통해 협업 세계관이 소개되고 있으며, 춘식이는 춘슐랭 3스타 출신 셰프이자 고구마 요리 전문점 고구마카세 오너 셰프로 등장한다. 참가 닉네임은 이용자 투표를 통해 냠냠펀치로 결정돼 팬 참여형 IP 구축 방식을 택했다.

 

춘식요리사는 실제 흑백요리사2 에피소드 공개 일정과 연동해 매주 화요일 연재된다. 넷플릭스 프로그램 미션을 패러디한 스토리와 춘식이 특유의 엉뚱한 레시피를 결합해, 원작 시청 경험과 SNS 콘텐츠 소비를 동시에 자극하는 구조다. 카카오는 웹툰 형식의 연재를 통해 캐릭터 세계관을 확장하면서, 시리즈 방영 기간 동안 이용자들의 플랫폼 체류 시간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굿즈 라인업에서는 라이언과 춘식이를 각각 백수저 요리사, 흑수저 요리사 콘셉트로 변신시킨 인형 키링, 흑백 고블렛 2P 세트 등 콜라보 제품이 준비됐다. 원작 프로그램의 상징적인 흑백 콘셉트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결합한 것으로, 팬덤이 프로그램 세계관과 캐릭터 IP를 동시에 소비하도록 설계돼 있다. OTT 콘텐츠 IP가 머천다이징과 캐릭터 상품 시장까지 확장되는 전형적인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가 전 세계 시청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팬덤 분석 역량을 가진 만큼, 이번 협업이 카카오프렌즈의 글로벌 인지도와 소비 패턴을 정밀하게 확인하는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 플랫폼에 AR 필터를 얹고, 이를 다시 굿즈 구매와 매장 방문으로 연결하는 구조는 글로벌 캐릭터 기업들이 시도 중인 O2O 기반 IP 활용 모델과 유사한 방향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디즈니, 라인프렌즈 등 주요 IP 기업들이 OTT·게임·메신저를 넘나드는 IP 확장을 진행 중이다. 디즈니는 자사 스트리밍과 테마파크, 굿즈를 결합한 통합 경험을, 라인프렌즈는 글로벌 아티스트 협업과 게임, 오프라인 카페를 활용한 다층적 수익모델을 구축했다. 카카오프렌즈가 넷플릭스와 협업을 확대하는 행보는, 국내 캐릭터 IP가 글로벌 주류 콘텐츠와의 직접 결합을 통해 비슷한 수준의 통합 경험을 시도하는 과정으로 읽힌다.

 

다만 캐릭터 IP와 OTT 콘텐츠 협업은 일회성 이벤트로 소진될 위험도 존재한다. 장기적인 수익성과 브랜드 파워 강화를 위해서는 캐릭터 세계관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협업 콘텐츠를 카카오톡 이모티콘, 테마, 게임, 디지털 굿즈 등 다양한 디지털 자산으로 재활용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동시에 넷플릭스와의 협업 범위와 기간, 2차 저작물 활용 권리 구조 등 IP 계약 조건이 향후 비즈니스 모델 확장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인기 콘텐츠와 협업해 카카오톡, 굿즈, 공간 경험 등 다양한 접점을 활용한 스토리텔링형 협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글로벌 팬들이 사랑하는 콘텐츠와 카카오프렌즈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IP 경험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협업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계는 카카오프렌즈와 넷플릭스의 이번 협업이 국내 캐릭터 IP가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지 주시하고 있다.

송다인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카카오프렌즈#춘식이#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