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전통공예와 만나다”…넥슨재단, 경복궁 융합전 전개
게임 IP와 전통공예가 결합된 융합전시가 국내 문화유산의 상징 경복궁에서 열렸다. 넥슨재단이 12일 오프닝을 개최한 ‘보더리스–전통, 차원의 문을 열다’ 전시는 게임의 창의력과 전통예술의 기술이 만나는 새로운 시도로, 게임 기반 문화산업이 예술 분야로 외연을 확장하는 산업적 흐름을 보여준다. 업계는 창작자의 자유로운 협업 환경 조성과 예술·게임 간 시너지 효과 창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넥슨재단이 주도하는 사회공헌 프로젝트 ‘보더리스’의 일환으로, 게임을 예술적 영감의 원천으로 삼아 창작자에게 넥슨 IP를 제공하고 전통 공예와 융합된 다양한 작품을 전시한다. 지난해 덕수궁 협업전시에 이어,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신진 예술가들이 메이플스토리·던전앤파이터 등 인기 게임 캐릭터를 소재로 7점의 공모작과 도자·조각·섬유 등 60여 점의 공예작품을 선보였다. 전시장 동선은 ‘차원의 통로’, ‘차원의 공명’ 등 6개 공간으로 꾸며 관람객이 게임의 세계와 전통예술을 넘나드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기술적 차별점은 게임의 가상 캐릭터가 실물 공예기법과 결합하면서 창작에 새로운 영감을 제공했다는 데 있다. 학생들은 넥슨 IP를 현대 공예 미술 언어로 재해석해, 기존 전통공예의 소재·형식에 디지털 상상력을 불어넣었다. 관람객은 웹도록을 통해 대표 캐릭터 ‘핑크빈’ ‘단진’ 관리자가 돼 미니게임·미션을 체험하고, 현장에서 인게임 아이템 쿠폰 등 보상도 받을 수 있도록 응용성이 높다.
한정판 굿즈는 온라인스토어 ‘차원의 잡화점’을 통해 이달 30일까지 판매되며, 수익금 전액은 신진 예술가 창작 지원에 쓰인다. 지난해 전시에서도 모든 굿즈 수익이 사회공헌 사업으로 환원된 바 있다. 관람객 대상 감상평 이벤트 등 디지털 플랫폼과 연동한 커뮤니티 활성화 시도도 이뤄진다.
국내외 문화콘텐츠 산업계에서는 게임 IP의 다양한 예술적 활용 사례가 늘고 있지만, 넥슨재단의 보더리스처럼 전통예술 협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은 아직 드물다. 게임 소재 융합전시는 최근 일본·유럽에서 대중적 확산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청년 창작자와 무형유산 전승자간 협업으로 기술·예술적 역량 모두를 강화하는 실험적 모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전통공예 기반의 전시 운영과 게임 지식재산권(IP) 공동활용은 국내 문화콘텐츠 저작권 정책 및 지적재산 교육, 청년 창작인 양성 정책과도 연계된다. 전문가들은 “게임 IP의 예술적 활용이 확산될수록 창작자 보호, 수익 환원, 전통문화 가치 확장 등을 고려한 제도적 정비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산업계는 게임·예술간 경계가 무너지는 협업 생태계가 문화콘텐츠 산업의 지속가능 성장 동력을 마련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 기반 예술 협업이 전통문화 대중화와 함께 시장 저변 확대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