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연속 자금 유입에도 반등 못 해”…리플 XRP, 2달러 저항 앞 공방전 심화
현지시각 기준 20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리플(XRP)이 심리적 저항선인 2달러를 목전에 두고도 힘겨운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21일 연속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이 유입되는 등 기관 매수세가 꾸준히 확인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가격 반등세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리플 관련 규제·소송 이슈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번 조정 국면이 향후 시세 흐름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현지시각 기준 20일 오전, 주요 글로벌 거래소에서 리플은 약 1.92달러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2달러 저항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수 주 동안 대규모 물량을 운용하는 이른바 고래 주소에서 순매수가 뚜렷하게 나타났고, 리플 기반 ETF에도 21거래일 연속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단기 및 중기 추세를 뒤집을 만한 거래량 증가는 확인되지 않고 있어, 시장에서는 매수 주체와 가격 흐름 사이의 괴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리플은 과거에도 기관 중심 매수세와 개인 투자자의 온도차가 반복적으로 드러난 자산으로 꼽혀 왔다. 특히 미국(USA)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이 불거진 이후, 가격 급등과 급락이 번갈아 나타나며 변동성이 확대된 바 있다. 그 과정에서 상당수 개인 투자자가 고점 부근에서 손실을 입으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훼손됐고, 회복 국면에서도 거래량이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채 구조적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다.
암호화폐 분석가들은 최근 리플의 움직임을 공급·수요 불균형 이상의 문제로 진단한다. 일부 대형 주소의 매집이 포착되지만, 장기 보유 의지가 확인되지 않은 데다 시장 전반을 이끄는 서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제도권 수용, 디파이·스마트컨트랙트 생태계 확대 등으로 프리미엄을 인정받는 사이, 리플은 송금·결제 특화라는 기존 내러티브 외에 추가적 성장 동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같은 평가는 개인 투자자의 관심 분산과 직결되며, 결과적으로 상승장에서조차 리플로 유입되는 신규 자금의 규모를 제한하고 있다.
주요국 규제 환경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USA)을 비롯한 서방국에서는 암호화폐 규제 체계 정비가 지연되면서, 리플과 같이 과거에 증권성 논란에 휘말린 자산에 대해 보수적 시각이 여전히 강하다. 유럽(EU)과 아시아 일부 국가가 규제 틀을 정비하며 제도권 편입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글로벌 차원의 명확한 기준이 부재한 상황이어서 기관과 개인 모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환경은 단기 급등에 대한 기대보다 규제 리스크 관리가 우선이라는 인식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매체와 리서치 기관들도 리플의 이번 조정 국면을 시장 심리 변화의 시험대로 본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들은 리플에 대한 ETF 자금 유입이 이어지는 점에 주목하면서도, 전체 암호화폐 시장으로 확산되는 위험 선호 심리가 아직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유럽 금융권 리포트에서는 리플을 비롯한 알트코인 전반이 비트코인 대비 과도한 가격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기관 자금조차 장기·전략적 포지션보다는 단기 차익 실현 위주의 접근을 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리플 가격 흐름의 관건으로 2달러 돌파 여부와 함께, 규제·소송 이슈의 추가 진전, 그리고 실사용·제휴 확대 등 펀더멘털 개선 신호를 꼽는다. 단순 자금 유입 규모보다 자금의 성격과 보유 기간이 더 중요한 변수로 부상하고 있으며, 개인 투자자의 신뢰가 얼마나 회복될 수 있을지도 중장기 방향성을 가를 요소라는 진단이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리플이 이번 국면을 계기로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