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교사 출신 교육감 시대 열겠다”…노병섭, 전북교육감 출마 선언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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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 출신 교육감 요구와 비정치적 교육자치 논쟁이 다시 부상했다. 교사 출신 인사가 전북교육감 선거에 뛰어들면서 교육 현장 중심 행정을 놓고 지역 교육계와 정치권의 논쟁이 거세질 전망이다.

 

노병섭 전국교육자치혁신연대 공동대표는 10일 전라북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전라북도교육감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교사 출신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며 “교사 출신 교육감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노병섭 대표는 “민선 이후 전북은 교사 출신 교육감이 없었다”며 “지시하고 군림하는 행정가가 아닌 교육 현장을 아는 교육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 중심 교육정책으로는 교실의 변화를 이끌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현장 경험을 주요 경쟁력으로 강조했다.

 

노 대표는 “34년 6개월 동안 아이들 곁을 지키며 현장 교사로 살아오면서 교육 현실을 온몸으로 경험했고, 진짜 교육이 무엇인지 배웠다”며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간 교사로 근무한 이력을 내세우며 교실의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을 부각한 셈이다.

 

그는 특히 “교실의 목소리가 정책이 되고, 아이들의 다양성이 존중되며, 교사들이 두려움 없이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한 핵심 공약으로 교육감 직속 교육공동체 위원회 설치, 인공지능 시대에 맞춘 100인 100색 교육 실현, ‘아침이 행복한 교육’을 제시했다.

 

교육감 직속 교육공동체 위원회 설치 구상과 관련해 노 대표는 학교 현장의 교사·학생·학부모 의견을 직접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또 인공지능 시대 100인 100색 교육은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진로에 맞춘 맞춤형 교육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방향으로 읽힌다. ‘아침이 행복한 교육’ 구호는 등교 시간부터 학생의 삶과 리듬을 고려한 학교 문화 개선을 염두에 둔 공약으로 풀이된다.

 

노 대표는 “현장이 중심이 되는 교육, 사람이 먼저인 교육, 아이들이 웃을 수 있는 미래를 위한 교육을 책임지겠다”며 “따뜻한 소통으로 전북교육의 가장 높은 비전을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교육감이 교육정책의 최종 결정권자인 만큼, 교원·학생·학부모와의 소통 구조를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삼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노병섭 대표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활동 경력을 갖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두 차례 해직과 복직을 겪었다. 전교조 전북지부장과 민주노총 전북본부장을 역임한 바 있어 진보 교육·노동운동 진영을 대표하는 인물로 평가돼 왔다.

 

이에 따라 향후 전북교육감 선거에서는 교사 출신 교육감론과 함께 전교조 출신 후보에 대한 지역 여론, 이념 갈등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현장성 사이의 균형을 두고 다른 예비 후보 진영과의 공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북지역 교육계 안팎에서는 교실 현장을 잘 아는 교육감 필요성에 공감하는 목소리와, 특정 성향에 치우친 교육정책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다만 아직 다른 예비 후보들의 구체적 출마 구상과 공약이 본격화되지 않은 만큼, 향후 선거 구도의 윤곽이 드러날 경우 논쟁이 더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지방선거 일정이 다가오면서 전라북도교육청을 둘러싼 교육정책 방향, 교육감의 리더십 자질, 교사 출신 후보의 경쟁력 등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치권과 교육계는 노병섭 대표의 출마 선언을 기점으로 전북교육의 진로를 두고 치열한 논쟁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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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섭#전국교육자치혁신연대#전북교육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