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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미래 지향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진화"...조현, 실용외교 기조 재확인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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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의 향방을 둘러싼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조현 외교부 장관이 이재명 정부의 실용 외교 기조를 앞세워 양국 관계의 전략적 진화를 거듭 강조했다. 동맹의 안보 축은 물론 경제·기술 협력을 아우르는 이른바 포괄적 전략동맹 구상이 다시 한 번 부각된 셈이다.

 

조현 장관은 3일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재단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가 주최한 포럼에 영상 축사를 보내 "우리는 10월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정상회담 합의 이행 차원에서 한미가 발표한 조인트 팩트시트 공동 설명자료를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조 장관은 조인트 팩트시트에 대해 "이 이정표적 정상회담의 중요성을 압축해 담아냈으며, 우리 동맹이 흔들리지 않음을 재확인했고, 앞으로의 도전에 대비하면서 평화를 강화할 미래지향적이고 포괄적인 전략동맹을 향한 경로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사실상 한미 관계의 새로운 로드맵을 제시한 문서라는 설명이다.

 

안보 분야와 관련해 조 장관은 "미국은 철통같은 확장억제 약속과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주둔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그에 상응해 독자적 방위 능력을 향상하고 북한과 관련한 연합 재래식 방위 태세를 강화하겠다는 결의를 재확인했다"고 말해, 확장억제와 자주국방을 축으로 한 역할 분담 구도를 재정리했다.

 

그는 또 "양측은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을 향한 공조를 강조했으며, 억제는 외교와 결합해야 함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군사적 억지력뿐 아니라 외교적 해법을 병행하는 것이 한미 전략의 축이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대목이다.

 

조 장관은 안보와 더불어 경제·기술 협력 확대를 한미동맹 변환의 또 다른 축으로 제시했다. 그는 "동맹 변환의 또 다른 기둥은 우리의 전략적 경제 및 기술 파트너십"이라며 "한국과 미국은 미국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한국 기업에 새로운 기회의 전선을 여는 산업 협력의 새로운 단계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최근 무역 및 투자 프레임워크는 조선, 에너지, 인공지능 AI, 양자, 첨단 산업에서의 확장된 협력을 위한 기초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첨단 제조와 미래 기술 분야에서의 공동 이익을 한미동맹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핵·원자력 협력과 관련해서도 조 장관은 양국 간 진전을 부각했다. 그는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미국이 한국의 평화적 우라늄 농축,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지원하기로 한 결정"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발전들은 우리의 동맹이 단지 지속될 뿐 아니라 미래 지향적이고 전략적·포괄적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 이재명 정부의 외교 철학을 직접 연결했다. 그는 한미동맹의 진화 과정과 관련해 이재명 정부의 실용 외교 기조를 언급하며 "실용주의가 한국 외교의 안내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익을 의사결정의 중심에 두는 것을 의미하며, 동시에 평화, 안정, 번영을 확장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협력에 열려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의 발언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합의 사항을 실무 차원에서 구체화하고, 이를 토대로 동맹을 안보뿐 아니라 경제·기술·원자력까지 포괄하는 전략동맹으로 재정립하겠다는 방향성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외교부는 조인트 팩트시트에 담긴 세부 과제 이행을 통해 한미 협력의 범위를 넓히는 한편, 국회와의 협의와 국내 정책 조율 과정을 거쳐 관련 정책을 구체화해 나갈 전망이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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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한미동맹#이재명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