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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셉신 혈액검사로 진단”…한림대, 화상 패혈증 조기 발견 효율화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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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셉신 혈액검사가 화상환자 패혈증의 조기진단을 실현하며 임상 치료 패러다임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연구진이 기존 혈액배양검사의 한계 극복과 항생제 최소화라는 두 축을 모두 충족시키는 바이오마커 기반 조기진단 연구성과를 공개해, 업계의 파장이 주목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화상 관련 중증 감염 관리에서 이번 성과가 ‘정밀의료 적용 분기점’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림대한강성심병원 박선태·김도헌 교수팀은 2023년 8월, 화상중환자 221명을 대상으로 다중 바이오마커 혈액검사를 시행해 프리셉신의 진단 정확도를 검증했다. 프리셉신은 세균 감염의 초기면역 반응을 반영하는 단백질 단편으로, 환자 혈액 내 농도 상승이 패혈증 등 심각 감염의 신호임이 확인됐다.

진단정확도의 지표인 AUC(곡선 하면적)은 0.810으로, 전통적 방법인 혈액배양검사(최대 5일 소요)와 달리 1~3시간 만에 결과 판독이 가능해 임상 대응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켰다. 특히 항생제 선 투여로 균검출이 어려운 음성패혈증에서도 프리셉신은 0.846의 높은 진단정확도를 보였으며, 프로칼시토닌(PCT, 0.752), CRP(0.692) 등 기존 대체 바이오마커보다 의미 있게 우수함이 입증됐다.

 

프리셉신은 감염 발생 후 1시간 이내부터 혈중 농도가 빠르게 상승해 3시간 내 최고치에 도달하고, 반감기도 4~5시간으로 짧다는 점이 진단의 신속성과 민감도 모두를 높인다. 기존 혈액배양 중심의 진단법은 음성 판정 위험과 항생제 과다 사용에 따른 내성균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에 대해 이번 연구는 기준치 이하인 환자군에서는 항생제를 조기에 감량·중단하는 임상 적용 가능성을 제시해,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 내성 위험 억제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밝혔다.

 

화상환자의 패혈증 진단 표준이 전환될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바이오마커 기반 진단이 실제 임상·보험체계에 적용될 경우 사망률 및 중환자 치료구조 자체를 바꿔놓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미국·유럽 등에서 프리셉신 기반 신속 감염진단법의 표준화 시도가 이어지는 만큼, 국내 임상 가이드라인 반영 및 규제기관의 대응도 향후 과제로 꼽힌다. 연구진은 SCIE급 국제학술지 게재를 계기로 화상 패혈증 환자 맞춤형 치료 프로토콜 및 항생제 관리 기준 마련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중환자 치료현장과 진단보험 체계에 얼마나 빠르게 안착할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진료 현장, 제도와 윤리의 균형이 산업 발전의 관건이 되고 있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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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프리셉신#패혈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