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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에 줄 선 소비자” 스타벅스, 리셀 플랫폼이 주목하는 이유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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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셀 플랫폼이 오프라인 굿즈 소비 문화를 재편하고 있다. 스타벅스가 재출시한 한정판 곰돌이컵이 단기간 품절되자, 당근마켓과 번개장터 같은 온라인 중고 거래 서비스에 물량이 대거 등장했다. 정가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가격에 거래되면서, 데이터 기반 수요 예측과 플랫폼 알고리즘이 결합한 새로운 유통 생태계가 형성되는 양상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디지털 리셀 시장이 오프라인 리테일 기업의 상품 전략과 재고 운용 방식을 바꾸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31일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스타벅스의 한정판 굿즈 베어리스타 콜드컵 판매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정가 4만 5000원에 선보인 제품이지만, 재출시 당일 전국 매장에서 품절되면서 온라인에서는 8만 원에서 최고 12만 원 안팎의 리셀 가격이 형성됐다. 판매자들은 곰돌이 상태 최상, 방금 샀다 등의 문구로 제품 컨디션과 구매 인증을 강조하며 희소성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수요를 자극했다.

베어리스타 콜드컵은 약 500밀리리터 용량의 유리 소재로 제작된 제품이다. 초록색 털모자를 쓴 곰 인형 형태의 디자인을 채택해, 단순 실사용 컵이 아니라 수집용 굿즈로 인식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서 화제성 소비를 촉발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번 재출시 물량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매장당 수량이 1개 또는 2개 수준이라는 정보가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면서 오픈런 전략과 물량 공략법이 공유됐다.

 

이번 제품은 2023년 가을에도 자체 기획 상품으로 처음 등장했을 때 짧은 시간 안에 준비 수량이 소진됐다. 당시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인증 사진과 구매 후기가 빠르게 퍼지며 품귀 현상이 나타났다. 기업 입장에서는 한정 수량 전략을 통해 브랜드 팬덤을 강화하고 매장 방문을 유도하는 효과를 얻은 셈이다. 다만 수요 예측과 재고 기획이 실제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 리셀 시장에 초과 이익이 집중되는 구조가 고착될 수 있다.

 

해외에서도 베어리스타 콜드컵은 과열 양상을 보였다. 2023년 11월 북미 매장에 동일 제품이 출시됐을 때, 개점 직후 물량이 사라지는 사례가 잇따랐다. 소셜미디어에는 새벽부터 매장을 찾았지만 구매하지 못했다는 소비자 불만이 올라왔고, 일부 매장에서는 한정 수량을 두고 고객 간 몸싸움과 언쟁이 발생했다. 미국 뉴저지주 매장 앞에서 오픈런 줄을 서던 고객들 사이 충돌 사례는 주요 외신을 통해 보도되며 글로벌 이슈가 됐다.

 

북미 지역 매장 판매가는 약 29.95달러 수준이었지만, 이후 이베이 등 글로벌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는 수백 달러대 리셀가가 형성됐다. 최고 1400달러에 거래된 사례까지 등장하면서, 오프라인 리테일 상품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투자·투기 성격 자산으로 변하는 현상이 부각됐다. 이는 가격과 재고 정보를 실시간 수집하는 리셀 플랫폼의 구조와 결합해, 특정 굿즈를 단기간에 금융 상품처럼 취급하는 디지털 시장 기능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재출시 역시 온라인 공식 판매 없이 오프라인 매장 한정으로 진행되면서 희소성은 더 커졌다. 실물 수령이 가능한 소비자만 제품을 확보할 수 있고, 이후 온라인에서는 사진과 인증 정보를 기반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구조다. 플랫폼 알고리즘은 조회수와 찜, 거래 완료 데이터 등을 활용해 인기 상품을 상단에 노출시키고, 결과적으로 리셀 가격 형성과 수요 쏠림을 더욱 가속하는 역할을 한다.

 

스타벅스 한정판 굿즈를 둘러싼 이 같은 품귀 현상은 최근 몇 년간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21일 출시된 미니어처 텀블러 키링 역시 전국 매장에서 오픈런과 조기 품절이 이어졌다. 기업은 한정판 굿즈를 통해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고 매장 방문을 늘리는 효과를 얻지만, 동시에 리셀 시장에서의 과도한 웃돈과 비공식 유통 구조는 소비자 피로감을 키울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굿즈 재고와 수량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온라인 예약제나 추첨제 같은 디지털 유통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과열 현상을 완화하는 방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한정 수량 전략을 유지하더라도 데이터 기반 수요 분석과 공정한 배분 방식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산업계는 향후 리셀 플랫폼과의 협업, 디지털 인증 기술 도입 여부에 따라 굿즈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재편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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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베어리스타콜드컵#중고거래플랫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