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기간 연장에 조정 심화”…펩트론, 기술이전 기대 시점 지연에 변동성 확대
펩트론의 비만치료제 테마 주가가 기술평가 기간 연장 공시 이후 조정을 거치며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기술이전 기대감은 유지되고 있지만, 성과 가시화 시점이 늦춰지면서 단기 투자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흐름이 기간 조정 성격이 짙다고 보면서도, 공시 신뢰성과 본계약 체결 시점이 향후 주가 방향을 좌우할 변수로 분석하고 있다.
5일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장중 기준 펩트론 주가는 27만7,500원으로 전일보다 1.07% 하락했다. 지난 11월 말 장중 52주 최고가 39만2,500원을 찍은 뒤 12월 들어 조정 폭이 커지며 단기 추세선인 20일 이동평균선을 밑돌았다. 6개월 기준으로는 여전히 우상향 기조가 유지되지만, 최근 낙폭이 커지면서 60일선 부근에서 가격 지지력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분석] 평가기간 연장 공시에… 펩트론(Peptron) 비만치료제주 수급 전환 포인트](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5/1764913321103_795664797.jpg)
주가 조정을 촉발한 핵심 재료는 일라이 릴리와의 약효지속형 펩타이드 제형 플랫폼 스마트데포 기술평가 계약 기간 연장 공시다. 시장에서는 당초 평가 기간을 약 14개월로 인식해 2024년 12월 전후 본계약 체결을 기대해왔다. 그러나 실제 계약 기간이 최대 24개월이라는 점이 확인되며 평가 종료 예상 시점이 2025년 10월로 수정됐고, 기술이전 시점에 대한 기대가 내년 하반기로 밀리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두드러진다. 최근 1주일 동안 외국인은 약 28만 주를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같은 기간 기관은 소폭 매수 우위를 보이며 일부 물량을 받아냈지만, 12월 초 외국인의 대량 매도 구간에서는 주가 낙폭이 한층 확대됐다. 이 구간에서 외국인 매도 전환 시 주가는 약세를, 기관 매수 유입 시에는 단기 반등을 나타내는 패턴이 관찰됐다.
펩트론은 시가총액 기준 코스닥 8위로 상위권 바이오텍에 속한다. 상장주식수는 2,331만7,350주, 시가총액은 6조4,705억 원 수준이다. 같은 바이오 플랫폼주인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등이 전반적으로 약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펩트론은 개별 이슈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큰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외국인 보유 비중은 약 6.75%로 알테오젠의 14.87%보다 낮지만, 최근 거래량이 집중되며 시장 관심도는 업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재무구조를 보면 기술특례 상장 바이오 기업 특성상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펩트론은 15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으로, 순이익 기준 PER은 산출되지 않는다. 다만 부채비율은 11.33%로 낮은 수준이어서 재무건전성은 양호하다는 분석이 많다. 시가총액이 6조 원대에 이르는 대형주임에도 PBR은 2.88배로, 알테오젠 22.19배와 비교하면 밸류에이션 부담은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현재 주가에는 실적이 아닌 향후 기술이전 성과에 대한 기대가 선반영돼 있어, 상장주식수 대비 시가총액이 커진 만큼 실질적 성과 증명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기술평가 기간 연장을 두고 엇갈린 해석이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당초 12월로 예상됐던 본계약 체결 기대가 1년가량 늦춰지면서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더불어 계약 기간에 대한 회사의 설명과 공시 내용이 달라졌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공시 신뢰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고, 이 점이 주가 상단을 누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반면 중장기 관점에서는 부정적인 재료로만 볼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일부에서는 일라이 릴리가 평가 범위를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비만지표뿐 아니라 근육량 증가 관련 신물질 등으로 확대한 탓에 정밀 검증 시간이 필요해졌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 경우 기술평가가 성공적으로 종료될 때 본계약 규모 확대나 로열티 개선 등 조건이 오히려 우호적으로 재설계될 여지도 거론된다. 한 바이오 애널리스트는 기술·안전성 검증에 시간이 더 소요되는 것은 글로벌 파트너의 의지가 반영된 것일 수 있다며 성급한 부정적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신공장 투자 일정 변경도 변동성을 키웠다. 펩트론은 cGMP급 신공장 투자 종료 시점을 2027년 상반기로 늦추고, 투자 금액을 890억 원으로 증액했다. 글로벌 품질 기준 충족과 대량 생산 능력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평가가 많지만, 공장 완공 이후 밸리데이션 과정을 감안하면 상업화 매출 발생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대규모 설비 투자에 따른 추가 자금 조달 가능성도 투자 리스크로 꼽힌다.
그럼에도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의 성장성은 펩트론 주가를 방어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라이 릴리가 비만치료제 마운자로의 국내 생산 거점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펩트론이 관련주로 부각되며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폭증하는 가운데, 투약 편의성을 높이는 장기지속형 약물전달 기술 수요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시장에서는 스마트데포 플랫폼이 구체적인 기술이전 데이터와 파트너십 구조로 가시화될 경우 관련 모멘텀이 재점화될 수 있다고 본다.
테마 측면에서 펩트론은 비만치료제와 바이오 플랫폼 섹터의 대표 종목으로 평가된다. 최근 급락은 회사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기대감 현실화 일정이 밀린 데 따른 시간적 조정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다만 공시 내용과 실제 계약 구조 간 괴리 논란이 반복될 경우 신뢰 훼손이 장기적인 할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회사 측이 기술평가 진행 상황과 마일스톤 계획을 보다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이 향후 주가 회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펩트론은 단기 수익성에서는 열위에 있지만, 독자적인 약효지속형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로 거론된다. 알테오젠이 최근 머크와의 독점 계약 구조 변경을 계기로 재평가를 받은 것처럼, 펩트론도 일라이 릴리와의 최종 계약 조건이 확정되는 시점에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현재로서는 외국인 수급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고, 임상·계약 이슈에 따라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가 약점으로 지적된다.
기술적 관점에서 단기적으로는 26만 원 선 지지 여부가 핵심 분기점으로 꼽힌다. 이 가격대는 이전 급등 전 주요 매물대가 형성된 구간으로, 지지를 유지할 경우 단기 기술적 반등 시도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많다. 반대로 이 수준을 하향 이탈하면 조정 폭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경계감도 공존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기술평가 진행 과정에서의 공시와 뉴스 흐름을 확인하며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낙관적 시나리오로 30만 원 선 회복 시 추세 복귀 가능성을, 보수적 시나리오로는 25만 원선 하향 돌파 시 리스크 관리 강화 필요성을 각각 거론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 섹터 특성상 임상 결과, 기술이전 협상, 규제 환경 변화 등에 따라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레버리지 활용과 단기 추격 매수에 대한 경계가 요구된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전문가들은 펩트론의 경우 기술이전 계약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때 주가 하락 위험이 크다는 점, 신공장 투자 확대에 따른 자금 조달 이슈, 공시 내용에 대한 신뢰도 등 복합적인 리스크 요인을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향후 주가 흐름은 일라이 릴리와의 기술평가 진척 상황, 글로벌 비만치료제 수요 추이, 바이오 섹터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 변화에 따라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