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재무장관 월가 설득 행보”…트럼프 행정부, 관세 불확실성에 시장 흔들→미중 고위급 협상 변수로
로스앤젤레스의 햇살 아래, 세계 투자자들의 시선은 미국이 내세운 경제 사령탑 베선트 재무장관의 일거수일투족에 머물렀다. 시린 봄바람 속에서도 월가는 정치의 떨림을 더욱 긴장감 있게 감지한다. 경직된 금융장의 공기 속에서, 베선트 장관의 입에서는 반복적으로 “미국 경제의 견고함”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그곳에 모인 이들의 얼굴에는 쉬이 녹지 않는 불안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다.
‘밀컨연구소 글로벌 콘퍼런스’의 묵직한 장막 아래, 그가 부드러운 어조로 내뱉은 메시지는 단순히 “미국 경제는 강하다”는 믿음을 던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정책의 파도 앞에서, 월가라는 거대한 선체의 지지를 확보하려던 순간이었다. 실물을 겸비한 1기 재무장관 스티븐 므누신도 자리에 함께하며 “미국 외에는 이런 투자 기회가 없다”는 반박으로, 외부의 염려를 단호하게 밀어냈다. 그런데 시장의 심장은 쉬이 수그러들지 않았다.

콘퍼런스가 펼쳐진 이틀 동안, 드러나지 않는 뒷면에서는 관세정책이 낳은 자본 이동에 대한 경계, 투자 위축의 그림자, 외국인 자금 유입의 둔화가 깊은 울림으로 전해졌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도입을 선언한 뒤, 불붙었던 금융시장의 불안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정책이 약간 숨을 고른 것도 이들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결국 월가의 신뢰는 정책의 지속성을 좌우하는 결정적 비늘로 꼽혔고, 베선트 장관이 서둘러 월가의 두터운 벽 너머로 손 내민 이유이기도 하다.
시장은 여전히 단단히 마음을 열지 않는다. 일부 투자자들은 “투명한 방안이나 새로운 정보 없이, 시장에 안도만 주문했다”며 현실적인 심정의 간극을 내비쳤다. 공식 석상은 신중과 낙관이 교차했지만, 닫힌 만찬장과 조용한 상담에서는 자본 유출에 대한 불안, 관리의 한계를 솔직하게 드러냈다. 행사의 명암은 엄격한 자기 검열 속에서 표출됐고, 기류는 결코 매끄럽지 않았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특히 중국 투자자 부재와 외국인 유동성 경색이라는 현실을 무겁게 지적했다.
터전을 떠돈 불안은 곧장 국제적 대화의 분수령으로 흐른다. 베선트 장관은 곧 스위스에서 중국의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와 공식 무역·경제 대화를 시작한다. 신뢰와 불확실성 사이에서 월가의 심리는 다시 한번 조율돼야 할 운명을 맞는다. 두 대국이 조우하는 그곳, 시장의 맥박은 투명한 해법을 절실히 기다리고 있다. 미국의 관세정책이 가른 금 긋기의 대가는 세계 경제가 함께 고민해야 할 새벽의 문제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