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고용량 아일리아 시밀러 제형"…알테오젠, 국제특허로 안과 치료 경쟁 키운다

윤지안 기자
입력

고용량 유리체주사 제형 기술이 글로벌 안과 바이오의약품 시장 판도를 바꾸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만성 황반변성 등 안과 질환 치료에서 주사 간격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는지가 제품 선택의 핵심 기준이 된 가운데, 국내 바이오플랫폼 기업 알테오젠이 고용량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겨냥한 제형 기술로 국제특허를 출원해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아일리아 후발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고농도 제형 경쟁으로 확전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알테오젠은 고용량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대응 가능한 제형 기술에 대해 특허협력조약 국제특허를 출원했다고 2일 밝혔다. 해당 기술은 유럽에서 이미 판매 허가를 받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아이럭스비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제형 설계와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존과 다른 농도 범위에서도 안정적인 약효와 품질을 확보하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알테오젠이 밝힌 제형 기술의 핵심은 고농도 단백질 의약품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점도 증가, 단백질 응집, 주사 시 통증 및 안전성 문제를 최소화하는 데 있다. 항체 기반 바이오의약품을 고용량으로 투여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주사 부피 안에서 더 높은 농도의 약물을 녹여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물리화학적 안정성이 무너지면 약효 저하나 면역원성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회사 측은 이번 특허가 농도 조건이 달라져도 단백질 구조 안정성을 유지하고, 실온 보관과 수송 환경에서도 품질 변동을 줄이도록 완충제, 안정화제, 계면활성제 조합을 체계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허가 품목에 맞춰 고정된 농도 하나만 가정한 설계가 아니라, 저농도부터 고농도까지 폭넓은 농도 범위를 커버할 수 있도록 제형 조건을 정의한 구조라는 점이 강조된다. 이를 통해 유럽 허가를 받은 아이럭스비의 현 제형과 병행해, 향후 고용량 변형 제형을 추가로 개발하거나 다른 안과용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에 수평 확장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글로벌 안과 질환 치료 시장에서는 주사 빈도를 줄이는 전략이 매출 성장을 좌우하는 주요 경쟁 축이 되고 있다.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과 당뇨병성 황반부종 같은 질환은 장기간 반복 투여가 필수여서, 환자들은 수년 동안 정기적인 안구 유리체주사를 맞아야 한다. 병원 방문 부담과 시술 공포, 의료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투여 간격을 8주, 12주, 그 이상까지 늘릴 수 있는지가 치료제 선택에서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이 흐름 속에서 고농도 아일리아 제형인 아일리아 HD가 대표적인 벤치마크가 되고 있다. 아일리아 HD는 동일 약효 성분을 더 높은 농도로 제형화해 투여 용량을 늘림으로써 투여 간격을 연장하는 전략을 택했다. 작년 3분기 기준 약 4억3000만 달러의 분기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는 2030년까지 연간 매출이 약 55억 달러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과용 항체 의약품 시장이 용량과 간격 중심의 경쟁 구도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알테오젠의 이번 국제특허는 향후 아일리아 HD와 유사한 고용량 안과 제형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적 전제조건을 미리 확보하는 포석으로 읽힌다. 기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가 성분과 용량 면에서 원제와 동일 조건을 맞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고농도 제형 경쟁 단계에서는 동일 성분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고농도로 구현하느냐가 새로운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형 특허를 선점하면 단순 복제 수준을 넘어 제품 차별화와 라이선스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할 여지도 생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오리지널 제약사와 바이오시밀러 업체 간에 고농도 제형과 제형 특허를 둘러싼 공방이 심화되는 추세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아일리아, 루센티스 등 주요 안과용 항체 의약품에 대해 용량 조정, 장기 지속형 제형, 약물 전달 시스템을 포함하는 다양한 특허 포트폴리오가 구축돼 왔다. 고농도 제형 관련 특허가 강화될수록 후발 업체는 동일 수준의 투여 간격을 확보하면서도 특허를 회피하는 제형 설계 역량이 요구된다.

 

이번 알테오젠의 PCT 출원은 국제 출원 단계로, 이후 각 국가별 개별 진입을 통해 권리 범위를 확정해야 한다. 출원 단계에서는 구체적 제형 조성이나 안정화 메커니즘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농도 유연성을 강조한 점을 감안할 때 고농도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뿐 아니라 후속 안과용 항체 바이오시밀러와 장기 지속형 플랫폼으로 확장될 여지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허가 획득 이후 가격 경쟁에 몰리는 기존 바이오시밀러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제형과 제형 특허를 통해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려는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규제 측면에서 보면, 고농도 제형은 약효 동등성뿐 아닌 주사 시 안전성과 내약성 입증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안과 유리체주사 특성상 주입 압력과 점도, 주사 시간 등이 시술 편의성과 부작용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개발 과정에서 비임상 독성 평가와 임상 안전성 검증의 설계가 복잡해질 수 있다. 각국 규제당국도 동일 성분이라도 용량과 제형이 달라지면 별도의 임상 자료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을 유지하고 있어, 제형 기술과 임상 전략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상용화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알테오젠은 아이럭스비를 통해 이미 유럽 규제당국의 허들을 통과한 경험을 가진 만큼, 규제 요건에 맞춘 제형 설계와 품질 관리 체계를 고농도 제형까지 확장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회사 관계자는 아이럭스비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고농도 의약품 개발까지 고려한 제형을 체계화한 결과라며, 글로벌 안과 치료제 시장에서 요구되는 환자 편의성과 치료 효율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기술 기반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아일리아 계열 안과 치료제의 특허 만료와 후속 시장 재편 과정에서, 단순 물질 특허 만료 이후의 ‘제형 경쟁 2막’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알테오젠의 국제특허 출원이 실제 고농도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 이어질 경우, 국내 기업이 안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단가 중심 경쟁을 넘어 제형 기술로 글로벌 빅파마와 맞붙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산업계는 이번 제형 기술이 특허와 규제 장벽을 넘어서 실제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으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윤지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알테오젠#아이럭스비#아일리아h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