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1.11% 급등”…현대차, 미래차·대미 리스크 완화에 구조적 재평가
현대차 주가가 대미 규제 리스크 완화와 미래차 전략 가시화에 힘입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단기 급등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 매력과 신사업 성장성이 부각되며 외국인 수급이 쏠리고 있어, 완성차 업종 전반과 로봇·AI 관련주에 미칠 파급효과에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시장 리스크 완화와 로보틱스·수소 전략이 맞물리며 중장기 재평가 국면에 진입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일 금요일 장 마감 기준 현대차 주가는 315,000원으로 전일 대비 11.11% 상승했다. 최근 한 달간 주가는 강력한 반등세를 이어가며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30만 원을 돌파했고, 이 과정에서 사상 최고가를 새로 쓰며 기술적 상승 추세를 확고히 했다. 5일선과 20일선이 정배열을 형성하며 지난 6개월간 이어진 조정 흐름을 단번에 뒤집는 패턴이 확인됐다.
![[분석] 미래차 전략 가시화… 현대차(Hyundai Motor), 로봇·AI 관련주 구조적 상승 흐름](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7/1765109544851_636723021.jpg)
수급 측면에선 외국인 매수세가 압도적이다. 지난 5일 외국인은 약 127만 주를 순매수하며 주가 급등을 주도했고, 기관도 47만 주를 순매수하며 상승 랠리에 힘을 보탰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단기 차익 실현에 나서며 매도 우위를 보였으나, 외국인과 기관의 강한 매수세가 이를 흡수하며 주가 레벨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구도가 형성됐다.
현대차는 현재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6위 대형주로, 상장주식수는 약 2억476만 주 규모다. 같은 완성차 업종 내에서 기아의 시가총액이 약 48조 원 수준에 머무는 것과 비교할 때 대장주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외국인 보유 비중도 35.75%로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기아 주가가 2%대 상승에 그친 반면 현대차는 11% 넘게 급등해 섹터 내 수급 쏠림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밸류에이션 지표를 보면 현대차의 PER은 4.6배, PBR은 0.51배 수준으로 여전히 저평가 영역에 자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예상 배당수익률도 3.81% 수준으로,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한 주주환원 정책까지 감안하면 중장기 투자 매력이 부각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유보율이 7,000%를 상회해 대규모 설비투자와 인수합병, 신사업 확장에 필요한 재무 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가 증권가에서 나온다.
이번 주가 급등의 직접적 촉매는 미국발 자동차 관세 인하 조치의 소급 적용 가능성과 연비 벌금 리스크 완화다. 지난해부터 투자자 우려를 키워온 관세·환경 규제 부담이 한층 줄어들 조짐을 보이자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하이브리드 라인업의 판매 호조로 미국 시장 내 수익 기반이 강화된 점도 재평가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미국 시장에서의 기초 체력이 확인됨에 따라 단기 실적 불확실성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차 전략 측면에서는 로보틱스와 AI를 중심으로 한 기술 로드맵이 점차 구체화되며 추가 모멘텀을 제공했다. 경영진이 안전 중심의 완전자율주행 기술 내재화를 강조하고,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그룹 내 자율주행 전략의 중심축으로 재정렬한 점이 투자자 신뢰 회복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보스턴다이나믹스의 기술력 부각과 양산형 모빌리티 로봇 모베드 공개가 맞물리며, 시장에서는 현대차를 단순 완성차 제조사가 아니라 로봇·AI 관련주로 재분류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수소 생태계 확대 전략 역시 중장기 성장 스토리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에어리퀴드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생산·운송·충전으로 이어지는 수소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글로벌 수소벨트 구축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현대제철의 미국 일관제철소 공개와 연계되면서 원자재부터 완성차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 공급망 경쟁력을 부각시켰다. 이러한 공급망 완성은 향후 IRA 환경에서 현지 조달 비율을 높이고 비용 구조를 개선해 미국 시장 내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로봇, AI, 수소경제를 아우르는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상존하는 가운데 미래차 테마의 핵심 관련주로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으며, 로보틱스 사업 구체화가 향후에도 테마 강세를 이끄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동일 업종 내에서 기아와 비교했을 때 현대차의 강점은 수소와 로보틱스 등 미래 신사업 확장성에 있다. 다만 수익성 지표에서는 약점이 존재한다. 기아의 자기자본이익률 ROE가 14%대인 반면 현대차는 9%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사업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두 회사 간 밸류에이션 갭이 서서히 좁혀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신고가 부담에 따른 차익 매물이 출회되며 가격 조정과 매물 소화 과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30만 원 선을 지지한다면 상승 탄력이 재차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공존한다. 증권가에서는 평균 목표주가를 33만 원 안팎으로 제시하면서도, 일부에서는 최대 43만 원까지 상단을 열어둘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단기 시세 흐름의 분수령은 외국인 수급 이탈 여부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리스크 요인도 존재한다. 최근 단기간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함께 글로벌 완성차 수요 둔화 우려가 상존하고, 미국 판매 데이터 변동성과 일본차 약진에 따른 경쟁 심화도 변수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판매 추이와 정책 환경, 경쟁사의 전동화 전략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주가 변동성 확대 시 분할 매수 중심의 보수적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향후 주가 흐름은 글로벌 완성차 수요, 미국 규제 환경, 로보틱스·수소 사업의 실행 속도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