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모터스 26 상승…CB 전환가액 하향에 투기 매수세 유입
삼보모터스 주가가 전환사채 전환가액 하향 조정 소식에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고 있다. 통상 주가 희석 우려로 악재로 인식되는 전환가 조정이 가격 매력 부각과 단기 주가 부양 기대 심리로 이어지면서 개인 투자자 매수세를 자극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전동화 전환과 수출 확대 등 펀더멘털 개선 흐름이 저평가 인식과 맞물리면서 투기적 수급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며 향후 오버행 리스크 관리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오후 2시 기준 삼보모터스는 전 거래일보다 1,390원(26.63) 오른 6,610원에 거래 중이다. 장중에는 6,66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거래량은 장중 1,400만 주를 넘어섰고, 전일에도 거래량이 전일 대비 약 70배 급증한 870만 주를 기록하며 주가를 5,200원대로 끌어올렸다. 11월 중순부터 12월 말까지 3,900~4,000원 박스권에 갇혀 있던 주가가 대량 거래를 동반한 급등으로 매물대를 단숨에 돌파하면서 기술적으로 완전한 상방 추세 전환 신호를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직접적인 촉매는 제19회차 전환사채 전환가액 조정 공시다. 회사는 최근 시가 하락을 반영해 전환가액을 4,190원에서 4,003원으로 낮췄다. 전환가 하향은 잠재 발행 주식 수 증가로 기존 주주 가치 희석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시장에서는 조정된 가격이 사실상 바닥권이라는 인식과 함께 향후 채권자의 주식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주가 부양 가능성에 베팅하는 수급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 투자자 중심의 투기적 매수세가 두드러진다. 매도 상위 창구에는 키움증권이 435만 주 이상을 기록하며 개인 비중이 높은 거래 패턴을 보이고 있다. 전일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5만 주, 6만 주가량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한 탓에 손바뀜이 활발해지면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한 구간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단기 수급 장세만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삼보모터스는 기존 내수 중심에서 글로벌 수출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해 왔다. 2024년 기준 Auto Part 부문 내수 비중은 32.18 수준인 반면 수출 비중은 67.82에 달해 해외 의존도가 크게 올라갔다. 인도 법인 설립을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한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부품 공급망 확장 전략이 실제 수출 비중 확대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밸류에이션도 동종 업계 대비 저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다는 분석이다. 2024년 기준 삼보모터스의 PER는 2.2배로, 동일 업종 평균 8.89배와 비교해 크게 낮다. PBR 역시 0.25배에 그쳐 장부가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시가총액은 약 1,500억 원대로 대형 부품사에 비해 가벼운 편이어서, 실적이 개선될 경우 주가 탄력성이 큰 전형적인 중소형주 특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향후 주가 흐름의 핵심 변수는 전환사채 오버행 이슈다. 전환가액 조정으로 잠재 전환 주식 수는 624만 주에 달한다. 이는 전체 상장 주식 수 대비 적지 않은 물량으로, 현재 주가가 전환가 4,003원을 크게 웃도는 만큼 언제든 채권자의 전환 청구가 본격화될 수 있다. 실제 전환이 이뤄질 경우 시장에 한꺼번에 나올 수 있는 매도 물량에 대한 경계감도 상존한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는 전환사채 물량 부담을 감안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수출 비중 확대가 실제 이익률 개선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 인도 등 신규 시장에서의 매출 성장세가 지속 가능한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의 급등이 단기 수급 장세를 넘어 기업 가치 재평가로 이어지기 위해선 2025년 이후 실적 가시성 확보 여부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당분간 시장의 시선은 CB 전환 추이와 함께 전동화 부품 수주 성과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