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보다 사고 12배 더 낸다”…테슬라 로보택시, 안전요원 철수에 자율주행 논쟁 격화
현지시각 기준 21일, 미국(USA) 전역에서 시범 운행 중인 테슬라(Tesla)의 로보택시(Robotaxi)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안전성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테슬라가 상용화 단계를 앞두고 차량 내 인간 안전요원을 단계적으로 배제한 가운데, 실제 주행 데이터 분석에서 일반 운전자보다 훨씬 높은 사고 비율이 제기되면서 국제 사회와 규제 당국의 경계가 커지는 상황이다. 전 세계 자율주행 경쟁이 격화된 가운데 이번 논쟁은 전기차 시장 부진을 돌파하려는 테슬라 전략의 중대 변곡점으로 떠올랐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진보 성향 매체 커먼 드림스(Common Dreams)는 최근 분석을 통해 테슬라 로보택시가 약 4만 마일(약 6만 4000km)을 주행할 때마다 1건의 사고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와 연방교통안전당국 통계를 토대로 산출한 일반 운전자의 평균 사고율과 비교할 때 위험도가 약 12.5배 높은 수치라는 주장이다. 자율주행 알고리즘이 복잡한 도심 교통 환경에서 여전히 취약하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테슬라는 그동안 로보택시 상용화를 위해 제한 구역에서 유료 승차 서비스를 시범 운영해 왔으며, 초기에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차량 내 인간 안전요원을 탑승시켰다. 그러나 최근 비용 절감과 시스템 성능 자신감을 이유로 일부 지역에서 안전요원을 단계적으로 철수하기 시작했다. 현지시각 기준 21일 현재 테슬라 측은 “실제 도로 데이터에서 자사 자율주행 시스템의 안전성이 인간 운전자보다 우수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외부 분석과 현장 사고 사례가 잇따르면서 논쟁이 커지는 양상이다.
테슬라가 자율주행 기술에 공세적으로 나서는 배경에는 전기차 판매 둔화와 수익성 압박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치고, 중국(China) 업체들의 저가 공세까지 겹치면서 테슬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소프트웨어 기반 수익과 로보택시 사업을 내세워 왔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과거 “테슬라의 궁극적 가치는 로보택시 네트워크에 있다”고 강조해 왔으며, 차량 판매보다 자율주행 서비스 플랫폼에서 장기 수익을 거두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해 왔다.
그러나 자율주행을 둘러싼 안전 논쟁은 이미 수년 전부터 미국과 유럽(Europe)에서 주요 외교·규제 현안으로 떠올라 있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과거 테슬라 오토파일럿과 완전 자율주행(FSD) 베타 기능과 연관된 여러 건의 사고를 조사해 왔으며, 일부 소프트웨어에 대해 리콜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고도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인증 기준과 책임 소재 규정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테슬라를 포함한 글로벌 제조사와 긴장 관계를 형성해 왔다.
이번 로보택시 안전요원 철수 움직임에 대해 미국 내 교통안전 단체와 소비자 단체는 “대규모 상용 서비스에 앞서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일부 단체는 “테슬라가 사실상 일반 도로를 대형 실험실로 사용하고 있다”며 셔틀 운행 구역 축소와 데이터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주변국 규제 당국도 예외가 아니다. 캐나다(Canada)와 영국(United Kingdom) 규제 기관은 자율주행 상용 서비스 허가 시, 사고 발생 시 책임 구조와 보험 체계를 명확히 할 것을 강조해 왔다.
이 같은 우려는 글로벌 모빌리티 업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웨이모(Waymo)와 크루즈(Cruise) 등 경쟁 업체가 이미 일부 도시에서 운전석이 비어 있는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해 왔지만, 연쇄 사고와 교통 혼선으로 운행 중단이나 축소 조치를 겪었다. 이러한 전례 탓에 테슬라의 공격적 진입이 다시 한 번 자율주행 전체 산업의 사회적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일본(Japan)과 한국, 독일 등 완성차 강국에서는 테슬라의 추이를 지켜보며 자국 내 상용화 속도와 규제 수위를 조정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주요 외신도 테슬라 로보택시 논쟁을 잇달아 조명하고 있다. 미국 유력 일간지는 “테슬라가 전기차 제조사에서 교통 서비스 업체로 변신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는 안전에 대한 사회적 신뢰”라고 분석했고, 영국 공영 방송은 “자율주행이 교통사고를 줄이겠다는 원래 약속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규제 당국의 인내심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기술 전문 매체는 테슬라의 폐쇄적인 데이터 공개 관행을 지적하며 “독립적인 검증이 없는 안전 통계는 시장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로보택시 전략을 이어가려면 규제 기관과의 협의, 사고 데이터 투명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계획 등을 포괄하는 새로운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율주행 시스템이 실제로 인간 운전자보다 안전하다는 점을 입증하려면 단순 통계 수치가 아니라 사고 유형, 날씨, 도로 환경을 포함한 정교한 분석과 공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동시에 각국 정부는 혁신과 안전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지에 대한 정책적 해법을 요구받고 있다.
테슬라 로보택시를 둘러싼 이번 논쟁은 자율주행 기술이 약속한 미래 이동성 혁신이 현실 도로 환경과 어떻게 조응할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판매 부진과 경쟁 심화 속에 테슬라가 선택한 고강도 전략이 글로벌 규제 환경과 소비자 신뢰 속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국제사회는 향후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