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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신작 프로젝트”…카카오엔터, IP확장 성과로 웹소설 시장 선도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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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을 기반으로 한 지식재산 경쟁이 플랫폼 산업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페이지에서 진행한 초신작 프로젝트가 장기 흥행과 IP 확장 성과를 동시에 확보하며, 웹툰과 게임으로 이어지는 디지털 콘텐츠 밸류체인 강화 사례로 주목받는다. 업계에서는 신작 발굴 단계부터 데이터 기반 검증과 IP 다각화를 전제로 한 이번 전략이 향후 스토리테크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2일 카카오페이지에서 선보인 초신작 프로젝트 성과를 공개했다. 초신작 프로젝트는 작품성과 서사 완성도를 기준으로 선별한 웹소설을 매달 2편씩 선보인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총 42개 작품이 순차적으로 공개됐다. 단순 플랫폼 입점이 아니라, 데이터 분석과 큐레이션을 거친 선별 공개 방식으로 신작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이 기간 선보인 42개 작품은 평균 3주 이상 각 장르에서 조회수 1위를 기록했고, 7주 이상 장르 10위권에 오르는 성과를 보였다. 기존 인기 연재작에 밀리기 쉬운 신작이 조회와 매출에서 장기 상위권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플랫폼 내 수요 예측과 초기 마케팅 전략이 맞물리며 효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웹소설을 출발점으로 하는 IP 사업 구조가 안정적으로 안착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은 백덕수 작가의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다. 이 작품은 연재 시작과 동시에 해당 장르 1위를 차지했고, 3개월 만에 누적 조회수 1억 회를 넘겼다. 판타지, 현대판타지, 무협 장르 웹소설 중 최단 기간 밀리언페이지를 달성한 기록도 세웠다. 올해 11월 기준으로는 카카오페이지 웹툰과 웹소설 전체를 합산한 랭킹에서도 1위를 유지하며 플랫폼 대표 IP로 자리 잡았다.

 

김수지 작가의 잊혀진 들판 역시 초신작 프로젝트 효과를 크게 본 사례로 꼽힌다. 선공개 1화만으로 로맨스판타지 장르 주간 랭킹 7위에 진입했고, 본격 연재 이후에는 2주 연속 웹소설 전체 장르 주간 랭킹 1위에 올랐다. 올해 카카오페이지 소설 신작 가운데 신규 열람자 수와 구매자 수 모두 1위를 기록하면서, 플랫폼 내부에서 신작 성장 모델을 보여준 대표 사례가 됐다.

 

IP 확장 측면에서도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고 있다. 흑아인 작가의 환생자의 스트리밍은 내년 1월 웹툰으로 공개될 예정으로, 스토리 IP가 영상형 콘텐츠로 전환되는 전형적인 확장 구조를 따른다. 이 작품은 지난해 9월 게임 블루 아이즈 : 길드 마스터로 먼저 출시되며 게임 IP로도 변주됐다. 하나의 원작이 연재 소설에서 게임, 이후 웹툰으로 이어지는 다중 IP 전개 구조를 통해 수익원과 사용자 접점을 동시에 넓히는 전략이 구현되고 있다.

 

콘텐츠 산업에서는 이 같은 구조를 기술 기반 플랫폼 비즈니스의 연장선으로 본다. 조회수, 결제 패턴, 이용 시간대 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초기에 반응이 검증된 작품을 중심으로 웹툰화, 게임화 등을 기획함으로써, 실패 확률을 낮추고 개발 비용 대비 회수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페이지처럼 대규모 이용자를 보유한 플랫폼에서는 AI 추천 알고리즘과 맞춤형 노출 기술이 신작 흥행 가능성을 키우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웹소설과 웹툰 기반 IP를 영상, 게임으로 확장하는 시도가 이미 활발하게 전개되는 중이다. 북미와 일본을 중심으로 장르 소설과 만화 원작을 활용한 게임, 드라마 제작 사례가 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웹소설을 원천 IP로 한 영상화 프로젝트가 연이어 추진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초신작 프로젝트 성과는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플랫폼 중심 스토리 IP 발굴과 수익 다각화 전략이 유효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IP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서는 원작자와의 수익 배분 구조, 2차·3차 저작권 계약 등의 투명성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플랫폼 중심의 IP 집중 구조가 창작자 생태계 양극화를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만큼, 데이터 기반 선정과 마케팅뿐 아니라 계약 관행과 저작권 관리 체계 고도화가 필수 과제로 거론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초신작 프로젝트는 작품이 출발선에서부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성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를 만든 캠페인이라며 앞으로도 작품성과 가능성을 갖춘 신작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에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사례가 스토리 IP를 축으로 한 플랫폼 경쟁 구도의 변화를 상징한다는 평가와 함께, 해당 모델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느 정도 확장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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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테인먼트#초신작프로젝트#카카오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