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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보증서로 가품 차단…네이버, 컬렉션 공개로 커머스 신뢰 강화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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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신원과 구매 이력이 결합된 보증 기술이 전자상거래 신뢰 구조를 바꾸고 있다. 네이버가 네이버앱 기반으로 보증서 위변조를 막는 디지털 보증 서비스 네이버 컬렉션을 내놓으며, 명품·가전·패션까지 아우르는 통합 보증 인프라를 구축했다. 플랫폼 차원에서 정품 인증과 사후 서비스까지 묶은 이번 시도는 이커머스 신뢰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네이버는 11일 신뢰 기반 판매 환경 강화를 목표로 디지털 보증서 서비스 네이버 컬렉션을 공식 출시했다. 이용자가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종이 보증서 대신 디지털 형태의 보증서가 발급되고, 네이버앱 내에서 보증기간과 A/S 접수가 가능한 구조다.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아디다스피트니스 같은 전자·스포츠 브랜드부터 코치, 비비안웨스트우드, 마르니 등 글로벌 명품까지 600개 이상 공식 스토어가 이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핵심 기술 포인트는 보증서의 디지털화와 위변조 방지 장치다. 브랜드스토어에서 구매확정이 이뤄지면 네이버앱에 자동으로 네이버 컬렉션 보증서가 생성되고, 진위 여부를 식별할 수 있는 홀로그램 배지가 함께 표시된다. 이용자는 종이 문서를 따로 보관할 필요 없이 앱에서 구매 일자, 보증기간, 유의 사항, A/S 접수 경로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오프라인 보증서 대비 분실 위험이 줄고, 위조 문서가介입할 여지가 적다는 점에서 데이터 기반 인증 체계로 평가된다.

 

서비스 확장 전략도 병행됐다. 네이버는 지난 10월 럭셔리, 패션, 뷰티 중심이던 하이엔드 카테고리를 리빙, 가전 명품 영역까지 넓히는 개편을 단행했고, 현재 30개 이상 하이엔드 브랜드가 네이버 컬렉션을 활용 중이다. 더불어 쇼핑몰 통합관리 서비스 사방넷과 연계해 네이버 외 다양한 온라인 판매 채널에서도 디지털 보증서를 발송할 수 있게 해, 플랫폼 경계를 넘는 보증 인프라로 확장하고 있다.

 

판매자 관점에서 네이버 컬렉션은 가품 및 사칭 리스크를 줄이는 수단이 된다. 브랜드스토어 기준으로 네이버가 구매 정보를 검증한 뒤 보증서를 발행하므로, 사용자는 보증서의 출처와 정품 여부를 보다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동시에 종이 보증서를 없애는 페이퍼리스 방식으로 탄소 배출과 종이 사용량을 줄여 ESG 전략에도 부합하는 구조다. 구매자는 제품 관련 정보를 앱에서 상시 확인하고 A/S를 접수할 수 있어, 사후 관리 과정에서의 비효율을 줄일 수 있다.

 

이 구조는 글로벌 이커머스 업계가 확대 중인 디지털 보증·디지털 패스포트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해외에서는 명품 플랫폼과 전자제품 업체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기반 보증서, 제품별 디지털 아이디 발급 시도가 이어지고 있으며, 리셀 시장의 정품 판별과 수리 이력 추적에 활용되고 있다. 네이버는 자사 앱과 디지털 아이디·인증 기술을 활용해 이 기능을 커머스 서비스에 직접 결합한 형태로, 국내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선제적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규제 차원에서 디지털 보증서는 기존 보증 의무 규정을 대체하는 새로운 형식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국내 전자상거래법과 소비자기본법은 품질보증서 교부 의무와 A/S 책임을 규정하고 있으며, 종이와 전자 문서 모두 허용하고 있다. 다만 향후 명품·가전 분야에서 디지털 보증서가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경우, 데이터 보관 기간, 이용자 삭제 요구권, 플랫폼과 브랜드 간 책임 범위를 둘러싼 추가 가이드라인 논의가 뒤따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나윤재 네이버 디지털아이디·인증 리더는 네이버 컬렉션을 두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중시하는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디지털 보증서라고 설명하며, 디지털, 패션, 뷰티 등 상품군 특성에 맞춘 템플릿 다변화와 참여 브랜드 확대 계획을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디지털 아이덴티티와 커머스를 결합한 이번 모델을 기반으로, 향후 리셀, 중고 거래, 보험 연계 서비스 등 후속 비즈니스 확장에 나설 여지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는 컬렉션 출시를 기념해 내년 1월 20일까지 공유하기, 리뷰하기 등 두 가지 미션으로 구성된 2000만 원 규모의 이벤트를 진행한다. 산업계는 네이버 컬렉션이 명품을 포함한 고가 제품군 보증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면서, 이커머스 시장의 신뢰 경쟁 구도를 어떻게 바꿀지 지켜보고 있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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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컬렉션#네이버#사방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