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데이터가 알려준다”…한국천문연구원, 2026년 해맞이 시각 공개
천문 관측 기술과 정밀 계산 데이터가 새해 해맞이 문화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이 2026년 1월 1일 국내 주요 지역의 일출 시각을 공개하면서, 국민들은 위치와 해발고도에 맞춰 보다 과학적으로 해맞이 일정을 계획할 수 있게 됐다. 디지털 천문 계산 시스템을 기반으로 산출된 이번 데이터는 생활 밀착형 천문정보 서비스의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기상 정보와의 결합을 통해 야외 관측 안전 관리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천문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병오년 새해 첫 해는 우리나라 국토 최동단인 독도에서 아침 7시 26분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이어 7시 31분 울산 간절곶과 방어진에서 일출이 관측되며, 같은 시각대에 내륙 지방으로 관측 가능 범위가 확장된다. 대부분 지역에서 1월 1일 일출은 아침 7시 30분 안팎에 이뤄질 것으로 계산됐다.

주요 도시별로 서울은 아침 7시 47분, 부산과 울산은 각각 7시 32분, 대구는 7시 36분, 인천은 7시 48분, 세종은 7시 43분, 대전은 7시 42분, 광주는 7시 41분에 일출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됐다. 천문학에서 정의하는 일출은 태양의 윗부분이 지평선이나 수평선 위로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시점을 의미한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정밀 천문 알고리즘과 지구 자전, 공전, 대기 굴절 등을 반영한 계산 모델을 활용해 각 지역별 시각을 산출했다.
일출 시각 계산의 기준은 해발고도 0미터다. 천문연구원은 지표면을 기준으로 한 이론값을 먼저 구한 뒤, 실제 관측 지점의 고도, 관측 방향 지형, 대기 상태 등이 주는 영향을 추가로 안내하고 있다. 고도가 높을수록 지평선이 낮아져 태양을 더 일찍 볼 수 있기 때문에, 해발고도 100미터에서는 공식 발표 시각보다 실제 일출이 약 2분가량 빨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맞이 명소가 대체로 산과 언덕에 위치하는 점을 고려하면, 동일 도시 내에서도 관측 지점에 따라 체감 일출 시각이 달라질 수 있다.
서울 도심과 외곽에서는 이미 정례화된 해맞이 행사가 천문 데이터와 연계돼 운영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아차산, 도봉산, 개화산, 매봉산 등 외곽 산 4곳과 인왕산, 응봉산, 배봉산, 봉화산, 개운산, 안산, 용왕산 등 도심 산 7곳, 그리고 북서울꿈의숲, 월드컵공원, 사육신공원, 삼성해맞이공원, 올림픽공원 등 평지형 공원 5곳에서 해맞이 행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문연구원의 일출 시각 데이터는 각 지자체의 행사 시작 시각과 교통·안전 통제 계획 수립의 기준 값으로 활용된다.
기상청이 별도로 제공하는 기온과 체감온도 예측 데이터는 천문 정보와 결합해 야외 관측 안전 가이드라인을 구성하는 데 사용된다. 2026년 1월 1일 새벽 전국 최저기온은 영하 16도에서 영상 4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5도에서 영상 4도 수준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바람 영향으로 서울 체감온도는 영하 18도, 경기와 강원 내륙 체감온도도 영하 15도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해맞이 인파가 집중되는 산악 지형에서는 실제 체감온도가 더 낮아질 수 있어, 천문 데이터 기반 시간 계획과 함께 보온·안전 대책이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천문 데이터의 디지털 서비스화도 생활 속 IT 융합 사례로 꼽힌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천문우주지식정보 시스템을 구축해 일출·일몰, 월출·월몰, 별자리 관측 가능 시간 등 생활 천문 정보를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는 지역과 날짜를 입력하면 일단위에서 시간 단위까지 세분화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이는 해맞이뿐 아니라 태양광 설비 설계, 농업·어업 활동 계획, 사진 촬영 스케줄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정밀 천문 데이터가 기상·지도·교통 플랫폼과 결합되면 서비스 확장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외에서는 미국, 유럽, 일본의 천문 기관들이 각국 포털과 모바일 앱을 통해 유사한 생활 천문 정보를 개방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관광 플랫폼과 연계한 지역 경제 활성화 모델도 시도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해맞이 관광과 연계한 데이터 기반 서비스 기획 여지가 크다는 평가가 따른다. 위치 정보, 이동 경로, 일출 시각 예측을 결합한 맞춤형 일정 추천이나, 기상·혼잡도 예측을 통합한 안전 안내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정밀 천문 계산 기술이 더 이상 순수 학문 영역에 머물지 않고, 데이터 기반 생활 서비스와 지역 축제, 관광 산업을 뒷받침하는 인프라로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고 본다. 한 천문학계 관계자는 정밀한 일출 시각 정보는 단순한 호기심 차원을 넘어,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새해 해맞이 행사에서 안전과 효율적 동선 관리의 기준이 된다며 기상 정보, 교통 데이터와의 연계 수준이 높아질수록 산업적 활용 폭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계와 지자체는 올해도 천문연구원이 제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맞이 일정을 조정하고 안전 대책을 보완하는 한편, 데이터 기반 관광 서비스 개발 가능성도 타진하는 모습이다. 산업계는 과학 기술이 새해 첫 해를 맞이하는 일상의 풍경까지 어떻게 바꿀지, 그리고 이러한 데이터 서비스가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