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보증서 네이버컬렉션…네이버, A/S 경험 바꿨다

디지털 보증서 서비스가 전자상거래 이용자의 애프터서비스 경험을 바꾸고 있다. 구매 이력과 보증기간, 수리 내역까지 한 번에 관리하는 구조로 전환되면서, 플랫폼 사업자는 가품과 사칭 위험을 줄이고 브랜드 신뢰를 높이려는 전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네이버가 브랜드스토어 중심으로 디지털 보증서 발급을 확대하면서, 온라인 커머스에서의 보증 관리 방식이 종이 중심에서 앱 기반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가속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보증서의 디지털 전환이 위조 방지, ESG, 데이터 기반 고객 관리까지 연계되는 새로운 경쟁 축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네이버는 11일 브랜드스토어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디지털 보증서 서비스 네이버컬렉션을 공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네이버컬렉션은 고객이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상품을 구매확정하면 자동으로 발급되는 전자 보증서로, 네이버앱 안에서 보증서 확인과 A/S 접수, 접수 이력 관리를 함께 지원한다. 기존처럼 종이 보증서를 동봉하거나 사진으로 따로 보관할 필요 없이, 구매 데이터와 연동된 디지털 보증서를 통합 관리하는 구조다.  

네이버컬렉션에는 구매일자, 보증기간, A/S 접수 방법, 유의사항 등 핵심 정보가 정리돼 표시되며, 위변조 방지를 위한 홀로그램 배지가 포함된다. 이 홀로그램 배지는 디지털 문서에 고유 특성을 부여해 위조·복제를 어렵게 만드는 인증 마크 역할을 한다. 정품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함으로써, 병행수입·가품으로 인한 분쟁을 줄이려는 의도도 담겼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스토어에서 상품을 구매한 뒤 구매확정을 완료하면, 네이버앱 알림을 통해 네이버컬렉션 발급 사실이 안내되고 앱 내 전용 메뉴에서 보증서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사용자는 보증서를 찾기 위해 종이 서류나 이메일을 뒤질 필요 없이, 앱 화면에서 곧바로 A/S 접수를 진행하고 진행 상황을 추적할 수 있다. 보증기간이 남아 있는지, 어떤 조건에서 무상 수리가 가능한지도 동일한 화면에서 확인해 상담 과정의 정보 비대칭을 줄인다는 설명이다.  

적용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네이버는 삼성전자, LG전자, 아디다스피트니스 등 주요 가전 및 피트니스 브랜드 공식 스토어뿐 아니라 코치, 비비안웨스트우드, 마르니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까지 포함해 600개 이상의 브랜드가 네이버컬렉션을 발송 중이라고 밝혔다. 고가 가전과 명품 카테고리에서 정품성과 보증 이력 관리가 핵심 가치로 부상한 만큼, 디지털 보증서가 브랜드 보호 수단으로 활용되는 구조다.  

네이버는 지난 10월 럭셔리, 패션, 뷰티 중심이던 하이엔드 서비스 판매군을 리빙·가전 명품 브랜드까지 확대한 개편을 단행했다. 이와 연계해 30개 이상의 하이엔드 브랜드가 네이버컬렉션을 활용하고 있으며, 향후 고가 제품군에서의 디지털 보증서 채택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고가 상품일수록 정품 인증과 A/S 이력 관리가 중요해지는 만큼, 하이엔드 카테고리가 디지털 보증서 확산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통 인프라와의 연계도 병행된다. 네이버는 쇼핑몰 통합관리 서비스 사방넷과 협력해, 네이버 외 다양한 온라인 판매 채널에서도 네이버컬렉션 발송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사방넷은 여러 온라인몰의 주문·재고·배송을 한 번에 관리하는 솔루션으로, 여기에 디지털 보증서를 연결해 판매 채널이 달라도 동일한 보증 경험을 제공하려는 시도다. 이는 입점사 입장에서 보증 발행 프로세스를 단일 시스템으로 관리하게 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 채널이 달라도 통일된 보증 경험을 제공받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랫폼과 브랜드 입장에서 디지털 보증서는 신뢰도 강화와 ESG를 동시에 겨냥하는 도구로 해석된다. 판매자는 네이버컬렉션을 활용해 가품과 사칭 위험을 줄이고, 정품 인증과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일관되게 전달할 수 있다. 종이 보증서를 없애면서 인쇄·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원소모와 탄소배출 감소에도 기여한다. 페이퍼리스 보증 체계는 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뜻하는 ESG 경영의 실천 수단으로도 평가된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보증서 분실 위험이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변화로 꼽힌다. 디지털 보증서는 네이버 계정에 귀속돼 관리되기 때문에, 단말기를 바꾸더라도 계정을 통해 언제든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보증서 내에 저장된 정확한 구매 정보와 제품 정보가 상담 시스템과 연결되면서, 과거처럼 영수증과 보증서를 따로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들고, 수리 내역 관리도 체계화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가전·럭셔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디지털 보증서, 블록체인 인증서, NFC 태그 등을 활용한 정품 인증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주요 명품 브랜드는 이미 전용 앱과 디지털 패스를 통해 구매 이력과 보증 정보를 제공하는 흐름을 강화하고 있으며, 일부는 중고 거래 시에도 정품 여부 검증에 같은 인증 시스템을 연동하고 있다. 네이버컬렉션은 이런 글로벌 트렌드를 한국 커머스 환경에 맞게 플랫폼 차원에서 구현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다만 디지털 보증서 확산을 위해서는 계정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신뢰 확보가 선행 과제로 지적된다. 보증서에는 구매 이력과 제품 정보가 포함되는 만큼, 계정 도용이나 데이터 유출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 이에 따라 플랫폼 사업자는 이중 인증, 로그인 기록 알림, 데이터 암호화 등 보안 기술을 고도화하고, 데이터 최소 수집과 활용 목적 고지 등 규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윤재 네이버 디지털아이디·인증 리더는 네이버컬렉션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중시하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디지털 보증서라고 설명했다. 나 리더는 신뢰할 수 있는 커머스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디지털, 패션, 뷰티 등 상품군 특성에 맞는 템플릿을 다양화하고, 더 많은 브랜드와 연계해 디지털 보증서 시장에서 새로운 혁신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상품군별로 서로 다른 정보 구조와 인증 요소를 적용해, 단순한 전자 문서를 넘어 브랜드별 맞춤 보증 인프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네이버는 네이버컬렉션 출시에 맞춰 내년 1월 20일까지 약 2천만 원 규모의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용자가 디지털 보증서를 기반으로 공유하기, 리뷰하기 등 미션을 수행하는 이벤트를 통해 서비스 인지도를 높이고, 사용자 경험을 빠르게 축적하려는 전략이다. 산업계는 디지털 보증서가 온라인 커머스의 기본 인프라로 자리잡을지, 그리고 보증 정보에 기반한 사후 서비스 경쟁이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