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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23년 미제 현장…DNA로 드러난 안산 강도살인, 멈추지 않는 질문→공범 실체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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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23년 미제 현장…DNA로 드러난 안산 강도살인, 멈추지 않는 질문→공범 실체 어디로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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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새벽 어둠, 경기도 안산시의 한 연립주택에서 시작된 23년 전 강도살인사건의 실체가 마침내 수면 위로 드러났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안산 고잔동 사건의 진실을 짚으며, 오랜 시간 묻혀왔던 고통과 남겨진 의혹의 무게를 세상에 다시 묻는다.

 

2001년 9월 8일, 두 명의 강도범이 침입해 벌어진 잔혹한 범죄는 피해자 가족은 물론, 사회 전체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현장에 남겨진 칼과 흔적, 그리고 피해자 가족의 비통함은 미제로 남은 세월 동안 점점 더 깊은 상흔만을 남겼다. 과거의 과학은 범인의 흔적을 파헤치지 못했고, 희망이 사그라진 자리에 오직 침묵만이 감돌았다.

23년의 침묵을 깬 강도살인…안산 고잔동 사건의 진실은 어디까지 밝혀졌나 (그것이알고싶다 제보)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23년의 침묵을 깬 강도살인…안산 고잔동 사건의 진실은 어디까지 밝혀졌나 (그것이알고싶다 제보)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기술은 거꾸로 엉킨 실마리를 풀어냈다. 2020년, 재분석을 통해 현장의 증거에서 피의자 A씨의 DNA가 검출됐다. 그는 이미 이전 범죄로 복역 중이었지만, 수사기관은 최신 과학수사 기법과 법의학, 계좌추적까지 총동원해 A씨의 범행 개입을 입증했다. 긴 침묵 끝에, 2024년 12월 구속기소로 이어진 이 과정은 피해자 가족에게 한 줄기 빛이 됐다.

 

반면 진실은 여전히 완성되지 않았다. 강도살인 당시 함께 범죄를 저질렀던 공범 B씨의 실체는 끝내 밝혀지지 않은 채 남았다. 압수수색과 추적, 온갖 노력이 있었으나 공범을 지목할 뚜렷한 실마리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사안이 장기 미제에서 법정으로 옮겨졌음에도, 미궁에 빠진 공범의 행방 그리고 완전하지 못한 정의는 우리 사회의 질문을 멈추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 사건은 동일한 죄목임에도 형사소송법 개정의 틈에서 한 쪽 죄만이 기소되는 결말에 닿았다. 2015년 개정된 법에 따라 강도살인에는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지만, 강도상해의 경우 여전히 사라질 기회를 부여받았다. 결국 피해자 D씨에 대한 상해는 처벌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고, 법의 그늘 아래 남겨진 가족의 상처는 또 한 번 아프게 도드라졌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방송을 통해 이번 안산 강도살인 미제 사건의 전모를 추적하며, 국민들에게 제보를 요청했다. 제작진은 사건 당시와 피해자 부부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DNA와 기술이 밝힌 진실이 현재를 비출 때, 정의는 또 한 번 그 무게를 시험 받는다. 결국 사라지지 않은 공범의 그림자와 아물지 않은 피해자 유족의 상처는, 우리가 왜 끊임없이 진실을 좇아야 하는지 보여준다.  

 

이 사건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제보가 계속 접수되고 있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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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알고싶다#안산강도살인#피의자a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