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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 장기기증, 4명에 새 생명”…이훈씨 숭고한 선택에 의료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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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 장기기증, 4명에 새 생명”…이훈씨 숭고한 선택에 의료계 주목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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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 장기기증이 국내 이식 의료계에 다시 한 번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최근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이훈(61)씨가 심각한 뇌출혈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끝에 뇌사 상태로 장기기증을 결정하면서 4명의 환자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했다. 의료진은 지난 6월 27일, 그의 폐, 간, 양쪽 신장을 수혜 환자들에게 무사히 이식하는 데 성공했고, 유족은 오랜 고민 끝에 “아버지의 평소 소망을 실현하는 것이 마지막으로 그를 존중하는 길”이라며 장기기증을 결단했다.  

뇌사 장기기증은 생물학적으로 회복이 불가능한 뇌손상 상태에서 심장, 간, 신장 등 주요 장기를 적출해 타인에게 이식함으로써 생명을 연장시키는 의료 기술이다. 최근 10년 사이 뇌사자 장기이식 성공률이 크게 높아졌으며, 국내 기준 수혜자 1인당 2~3배 이상의 생존 기간 연장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이번 사례처럼 장기이식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는 만큼, 병원간 네트워크와 이식 코디네이터의 실시간 협업이 핵심으로 꼽힌다. 또한, 헌혈·조직기증과 달리 심리적·윤리적 결단이 필요한 ‘뇌사 기증’에 대한 사회 인식 변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장기 기증으로 새로운 생명을 찾은 환자들은 수술 1주 내 회복세를 보였고,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기증자와 가족의 숭고한 용기가 보다 많은 환자에게 희망의 가교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기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은 뇌사 기증률이 인구 100만명당 20~40명을 넘어선 반면, 한국은 아직 10명 선에 머물러 있다. 국내에서도 장기이식 기술 고도화와 함께 데이터 기반 이식 관리, 투명한 매칭 시스템 확대 등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법적으론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며, 공정성과 안전성 강화를 위한 장기이식관리센터 거버넌스도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다. 특히 각종 장기이식 윤리 문제, 기증자 가족에 대한 지원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뇌사 장기기증은 암, 간경화, 신부전 등 난치질환 환자들에게 마지막 생존의 수단”이라며, “사회적 공감대 조성과 제도적 신뢰가 뒷받침될 때 기증률과 치료 성공률 모두 있으나 장기이식 분야의 도약이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산업계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차세대 이식 관리 플랫폼, 공정한 데이터 매칭 시스템, 기증자 예우 확산 등 연관 기술과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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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뇌사장기기증#한국장기조직기증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