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내 코인거래액 1 감소”…비트코인 약세, 뉴욕 기술주 급락 여파에 투자심리 위축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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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거래 규모가 소폭 줄어드는 가운데 비트코인을 포함한 시가총액 상위 코인들이 동반 하락했다. 12월 18일 새벽 뉴욕발 기술주 급락과 인공지능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위험자산 전반으로 매도세가 확산돼 투자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거시경제 변수와 AI 설비투자 흐름이 향후 코인 가격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분석하며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2월 18일 7시 기준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의 최근 24시간 총 거래대금은 2조 9,233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일 대비 1.0 감소한 수준으로, 같은 기간 거래대금이 285억 원 줄며 시장 전반의 매매 활력이 소폭 둔화된 양상이다. 거래소별 비중은 업비트가 1조 7,675억 원으로 60.5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고, 빗썸이 9,052억 원으로 31.0, 코인원이 2,260억 원으로 7.7, 코빗은 245억 원 수준을 나타냈다.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톱스타뉴스)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톱스타뉴스)

종목별로는 주요 코인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업비트에서 리플 XRP는 2,920억 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하며 거래량 1위에 올랐지만 가격은 전일 대비 2.72 하락한 2,790원에 형성됐다. 비트코인은 같은 기간 1.50, 이더리움은 3.99 떨어졌으며, 솔라나는 4.32, 도지코인은 3.59 하락하는 등 시가총액 상위 알트코인 전반이 약세 흐름을 보였다. 빗썸에서도 테더와 리플 XRP, 비트코인이 거래량 상위를 차지했지만 다수 알트코인이 비슷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가격 흐름을 보면 시장 하방 압력이 더욱 뚜렷해졌다. 업비트 기준 12월 17일 비트코인 종가는 1억 2,876만 원으로 전일보다 1.46 낮아졌다. 이는 지난 10월 29일 기록한 최근 50일 최고가 1억 6,462만 원과 비교하면 상당 폭 조정된 수준이다. 도지코인과 리플 XRP 역시 12월 17일 종가가 각각 188.0원, 2,786.0원을 나타내며 최근 50일 내 최저가를 새로 쓰는 등 투자심리가 한층 위축된 모습이다. 코인힐스 통계에서는 비트코인 국가통화별 거래 비중 가운데 미국 달러가 84.89를 차지해 글로벌 매도세가 국내 시세 형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약세의 직접적인 방아쇠는 뉴욕증시에서 촉발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라클이 추진하던 1기가와트 규모 AI 데이터 센터 건설 프로젝트에 핵심 투자사였던 블루아울캐피털이 이탈하면서 이른바 오라클 쇼크가 발생했다. 대형 AI 설비투자의 차질 소식이 전해지자 인공지능 사업의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고, 기술주 중심의 투자 심리가 급격히 냉각되며 나스닥 지수가 1.81 떨어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3 이상 급락해 위험자산 전반에 투매 현상이 나타나면서 코인 시장도 동반 압력을 받았다.

 

거시 변수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내년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비해 대형 성장주에서 상대적으로 방어적인 대형 가치주로 자금을 옮기는 움직임을 보이며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는 추세다. 시카고상품거래소 CME 페드워치툴은 내년 1월 미국 기준금리 동결 확률을 75.6로 반영하고 있고, 시카고옵션거래소 CBOE 변동성지수 VIX는 6.9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인식과 함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며 코인시장의 유동성 위축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주요 지지선 인근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만큼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과 급반등이 반복될 소지가 있다고 진단한다. 도지코인과 리플 XRP가 최근 50일 최저점을 새로 기록한 점을 들어 알트코인 중심으로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코인마켓캡 기준 파이코인은 같은 날 3.06 상승해 299.1원에 거래되는 등 일부 종목에서는 상승 흐름이 관찰되며 종목별 차별화가 서서히 나타나는 모습이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단기 급등락에 베팅하기보다 거시지표와 AI 산업의 실질 수익성 데이터를 확인하면서 보수적인 대응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분할 매수와 목표 가격 분산 설정 등 리스크 관리 중심의 매매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평가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앞으로 발표될 미국의 기준금리 관련 지표와 주요 기술주의 실적, 글로벌 AI 투자 계획에 쏠려 있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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