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표시멘트 상한가…PER 4배 저평가에 ESG 모멘텀 겹치며 급등

문경원 기자
입력

12월 11일 삼표시멘트 주가가 장중 기준 전일 대비 29.94% 급등한 4,145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안착했다. 2024년 실적 기준 PER 4.81배와 PBR 0.43배 수준의 절대적 저평가 인식에 3년 연속 ESG 통합 A등급이라는 친환경 테마가 겹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개선된 모습이다. 시멘트 업종 전반의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본업 수익성과 친환경 전환 전략이 부각되며 단기간 주가 레벨업이 진행되는 흐름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표시멘트는 최근 한 달간 3,000원 초반대 박스권에서 지루한 횡보를 이어오다 이날 시가 3,210원에서 출발해 장 내내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거래량은 장중 3,500만 주를 돌파해 직전 고점 매물을 빠르게 소화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3,000원 선을 지지선으로 다지던 가운데 단숨에 상단 저항을 돌파하며 최근 10거래일 중 가장 강한 상승 탄력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석] PER 4배는 너무 싸다… 삼표시멘트, 외국인 '37만주' 쓸어 담으며 상한가 직행
[분석] PER 4배는 너무 싸다… 삼표시멘트, 외국인 '37만주' 쓸어 담으며 상한가 직행

수급 측면에서는 이틀 전부터 메이저 자금의 선제적 매집이 확인됐다. 12월 9일 기준 외국인은 37만 1,223주, 기관은 19만 5,898주를 순매수해 최근 한 달 중 가장 큰 규모의 쌍끌이 매입에 나섰다. 당일 이후 상한가 직행까지 이어진 흐름을 감안하면 이른바 스마트 머니가 선행 진입한 것으로 시장은 해석하고 있다. 11일 장중에는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창구가 매수 상위에 오르며 외국인·기관이 쏘아 올린 신호탄에 개인의 추격매수세가 더해진 형국이다.

 

밸류에이션 매력은 동종 업계와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동일 업종 평균 PER이 9.83배 수준인 반면 삼표시멘트는 2024년 실적 기준 4.81배, 2025년 예상 실적 기준 8.61배에 그쳐 업종 평균을 큰 폭으로 밑돈다. 11일 기준 시가총액은 약 4,473억 원으로 코스닥 211위이며, 상장주식 수는 1억 791만 주 수준이다. 중형주이면서도 유통 물량이 풍부해 대규모 자금 유입 시 주가 탄력이 크게 나타날 수 있는 구조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재무 지표도 주가 상승의 하방을 받쳐주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삼표시멘트는 2024년 결산 기준 매출액 7,907억 원, 영업이익 1,039억 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 13.14%를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은 661억 원으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며 이익 체력이 한 단계 상승했다. 건설 경기 둔화 영향으로 2025년 예상 매출과 이익이 다소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존재하지만, PBR이 0.43배에 그쳐 청산가치에도 못 미친다는 인식이 강하다. 부채비율도 100% 미만으로 관리되고 있어 재무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기업 체질 개선 노력과 친환경 전략 역시 프리미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표시멘트는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시멘트 사업에서 환경 규제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 중이다. 질소산화물 저감을 위한 SCR 설비 도입에 적극성을 보이며 규제 리스크를 줄이는 한편, 시멘트 업계 최초로 ESG 평가 A등급을 3년 연속 획득했다. 저탄소 특수 시멘트 브랜드 블루멘트 확대를 통해 친환경 건설자재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가면서 ESG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 측면에서는 내수 부진을 수출로 보완하는 전략이 가동률 방어에 기여했다. 내수 출하량이 3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란 우려 속에서도 업계 전반 수출 물량이 전년 대비 52% 증가하는 과정에 동참하며 고정비 부담을 줄였다. 수출 채널은 내수보다 마진이 낮지만, 설비 가동률 유지와 현금 흐름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수익성 급락을 방지했다는 평가다. 삼척시와의 자원순환 협약 등 지역 상생 모델 구축도 비재무 리스크를 낮추는 요소로 거론된다.

 

경쟁사와의 비교에서도 삼표시멘트의 차별점이 부각된다. KCC, 한일시멘트 등과 비교할 때 외국인 지분 비중은 2.03% 수준에 불과한데, 이는 향후 외국인 수급이 추가로 유입될 여지가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024년 ROE는 9.04%로 집계돼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도 무난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다른 기업들이 건설 경기 침체에 보다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동안, 삼표시멘트는 친환경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밸류에이션 방어 장치를 마련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단기 투자 전략 측면에서 시장 참가자들은 상한가 잔량 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당일 상한가 가격인 4,145원이 향후 강력한 지지 구간으로 작용한다면 추가 상승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단기 지지선으로는 3,500원 선이 거론되며, 이 탈 시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출회될 수 있는 만큼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중장기적으로는 2026년 예상 영업이익이 1,020억 원 수준으로 재차 회복할 것이라는 컨센서스를 감안해 조정 시 분할 매수 전략을 검토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리스크 요인은 뚜렷하다. 무엇보다 건설 경기 침체 장기화 가능성이 시멘트 수요 회복을 제약하는 구조적 변수로 지목된다. 2025년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의 역성장 전망은 현 주가 상승세의 속도를 제약할 수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욕구, 개인 투자자 중심의 과열 양상도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 추격 매수 시 보수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향후 주가 흐름은 국내 건설 경기 회복 속도와 수출 채널 유지, ESG 투자 확대 기조에 따라 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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