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어좌 사건, 돌발행동”…이배용, 김건희 앉은 경위 특검 진술
경복궁 근정전의 어좌에 앉은 김건희 여사의 돌발 행동을 두고 정치권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핵심 참고인인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민중기 특별검사팀 조사에서 당시 동행 과정과 행위를 구체적으로 진술하며, 정치권의 공방은 한층 격화되는 분위기다. 김건희 여사의 행동이 부적절했다는 비판과 더불어, 이배용 전 위원장의 인사 청탁 및 선물 제공 의혹이 새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전날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에 참고인 조사를 실시했다. 이날 조사는 2023년 9월 12일 이 전 위원장이 김건희 여사와 경복궁 근정전 현장을 방문한 배경과, 어좌에 앉은 경위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 전 위원장은 “아랍에미리트 국빈 맞이 행사 동선 점검을 위해 문화재 전문가로서 설명하던 중 김건희 여사가 계단을 오르더니 갑자기 어좌에 '털썩' 앉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어 “설명 도중 어좌에 앉으면 밤낮으로 신하들 모습이 보이도록 설계된 점을 언급했는데, 그 말을 듣고서 앉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장에는 최응천 전 국가유산청장, 경호요원 등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건희 여사의 어좌 착석 사실은 지난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뒤, 여권을 중심으로 ‘공적 공간 예절’ 논란이 일고 있다. 여당 의원들은 “역사적 가치와 예법에 어긋난 행위”라며 유감을 표했다. 반면, 일부 야권 인사들은 “특정 행사 과정에서 벌어진 해프닝일 뿐”이라며 과도한 정치쟁점화를 경계했다. 여론은 “공인으로서 신중한 처신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실수에 대한 과도한 비난” 논란이 교차하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김건희 여사와 이배용 전 위원장 간 친분 관계, 임명 청탁 및 선물 수수 의혹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특검에 따르면 이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 초기 김건희 여사 측에 금거북이, 한지 복주머니, 세한도 복제품 등을 전달하고 위원장 임명을 청탁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실제로 2022년 4월 12일, 이 전 위원장은 은평구 진관사에서 인사 자료를 김건희 여사에게 건넸고, 같은 달 26일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금거북이(가액 약 190만원)를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6월 3일에는 업무역량 관련 문서, 조선후기 추사 김정희의 대표작 복제품(약 50만원 상당), 6월 10일에는 내정 사실을 전달받은 뒤 한지로 만든 복주머니(약 21만원 상당)도 건넸다는 게 특검팀의 파악이다.
이배용 전 위원장은 이에 대해 “2022년 대선 당선 축하 의미로 선물을 했으며, 인사 청탁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또, “업무 능력 관련 자료를 준 적이 없으며, 위원장 내정 사실도 9월이 돼서야 대통령실로부터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 전까지 정부 측이 자문을 요청해 의견만 전달했다는 설명도 더했다.
특검팀은 선물 수수의 대가성이 인정될 경우, 이 전 위원장의 수사 신분을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할지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이 전 위원장이 압수수색 직후 비서에게 휴대전화 자료 삭제를 지시한 정황도 포착됐다고 밝혀, 증거인멸 혐의 적용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정치권에서 “공직 임명과 사적 인연, 금품 수수 얽힘에 대한 엄정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검팀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김건희 여사와 이배용 전 위원장의 해명이 어느 정도 신빙성을 얻을지, 선물의 성격을 둘러싼 논란의 불씨가 얼마나 확산될지 주목된다. 정치권은 향후 특검 수사 및 국정감사 후속 조사를 관망하며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