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로봇 모듈 계약 수혜로 상한가…계양전기, 공구회사에서 로봇 부품주로 재평가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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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전기 주가가 로봇 모듈 공급 계약 소식에 포인트 피겨를 바꾸며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전통적인 전동공구 회사로 저평가를 받아온 종목이 로봇과 미래 모빌리티 핵심 부품사로 재조명되면서 투자 수요가 단숨에 몰리고 있다. 자동차 부품 업황 둔화 우려가 짙은 가운데 해당 이슈가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각되며 시장 내 디커플링 가능성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18일 오후 2시 22분 계양전기는 전 거래일보다 29.94% 오른 2,040원에 거래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52주 신고가도 동시에 경신했다. 장 초반부터 매수세가 유입되며 그동안 이어졌던 박스권을 뚫었고, 가격제한폭까지 직행하는 강한 수급 탄력이 확인됐다. 단기 차익 실현 물량이 나오는 구간에서도 상한가 매수 잔량이 유지되며 모멘텀 강도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가 급등 배경에는 현대트랜시스와의 로보틱스 모듈 공급 계약 체결이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계양전기가 현대차 그룹 로봇 밸류체인의 직접적인 수혜주로 편입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과거 전동공구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로봇 구동부와 모듈 영역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는 점이 재평가 요인으로 부각된 셈이다.

 

투자자 반응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그동안 계양전기는 경기 민감 공구 수요에 연동되는 전통 제조업 이미지 탓에 밸류에이션 할인을 받아왔지만, 이번 계약 소식 이후 성장형 모빌리티 부품주로 시각이 전환되는 분위기다. 자동차 부품 업종 전반이 수요 둔화와 원가 부담으로 눈치를 보는 가운데, 로봇과 미래 이동수단 관련 매출 비중 확대 기대가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계약이 단기 이벤트에 그칠지, 중장기 성장 스토리로 확장될지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로봇 모듈 공급이 본격 양산 단계로 이어질 경우 계양전기 매출 구조가 뚜렷하게 변화할 수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공급 규모와 수익성, 추가 수주 가능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동시에 현대차 그룹의 로봇 사업 로드맵에 계양전기가 어느 수준까지 깊이 관여하는지에 따라 밸류에이션 상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정책과 제도 측면에서는 로봇과 미래 모빌리티 분야가 정부의 핵심 지원 산업으로 꼽히며 관련 기업들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각종 세제 혜택과 연구개발 지원책이 확대되고 있어 계양전기처럼 전통 제조업 기반 기업이 로봇 부품과 모듈 분야로 사업을 전환하거나 확장하는 사례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로봇 산업 초기 단계 특성상 투자 회수 기간이 길고 수요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계양전기 주가는 그동안 경기 사이클에 민감한 공구 수요에 연동돼 박스권 흐름을 이어왔으나, 로봇 및 미래 모빌리티 스토리가 부각되며 단숨에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게 됐다. 전문가들은 현대차 그룹의 로봇 사업 진척 상황, 글로벌 경기 흐름, 전동공구 본업 수익성 유지 여부 등이 향후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추가 수주와 실적 반영 시점에 대한 후속 공시와 함께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로봇 사업 투자 계획에 시선을 모으는 분위기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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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전기#현대트랜시스#현대차로봇밸류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