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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반도체 국제표준 주도”…한미, 산업·공급망 협력 강화 논의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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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공급망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 속에서 한국과 미국의 표준 외교가 다시 맞붙었다. 인공지능과 반도체 등 첨단 기술을 선점하려는 양국 정부와 기업의 이해가 표준 협력 논의로 이어지면서, 향후 국제 규범 형성 과정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2025 제5차 한미 표준 협력 포럼을 열고 한미 산업·공급망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고 밝혔다. 행사는 국가기술표준원과 미국표준협회, 미국표준기술원, 마이크로소프트 등 양국 민관 전문가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포럼에서는 먼저 한미 양국이 인공지능, 미래 모빌리티, 반도체, 양자 기술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추진 중인 표준화 동향을 공유했다. 양측은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른 분야일수록 선제적인 표준 선점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분야별 전문가 분과 회의가 열려 국제표준화기구와 국제전기기술위원회 등 글로벌 표준 무대에서 한미가 공동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 협력 모델이 논의됐다. 참가자들은 국제표준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단계부터 양국이 표준을 염두에 둔 공동 프로젝트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주고받았다.

 

포럼 전날에는 국가기술표준원과 미국표준협회가 정례 양자 회의를 열어 양국의 향후 5개년 국가 표준 전략을 공유했다. 양측은 국제표준화기구, 국제전기기술위원회 등 국제기구에서 표결과 기술위원회 활동을 포함한 공조를 강화하고, 전략 산업 분야에서 공동 제안과 공동 의장 수임을 늘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자 국가기술표준원장은 행사에서 최근 한미 전략적 투자 협정과의 연계를 강조했다. 그는 이번 행사가 전략적 투자 협정에 따른 산업 협력 확대를 지원하기 위한 기술 표준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설명하면서, 인공지능과 미래 모빌리티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한미 간 표준 협력이 강화되면 양국 산업·공급망 협력에도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한미 표준 협력 채널을 통해 첨단 산업의 규범 형성과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입지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와 국가기술표준원은 후속 실무 협의를 통해 구체 협력 과제를 도출하고, 각 산업 분야별로 민관 협의체를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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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자#국가기술표준원#미국표준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