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AI 뷰노에 100억 영구 CB…"글로벌 확장 속도낸다"
의료 인공지능 기업 뷰노가 장기 자본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상장 이전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다가 성공적으로 회수에 나섰던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다시 자금을 집행하면서, 국내 의료 AI 기업에 대한 재투자 흐름과 함께 영구 전환사채라는 구조를 통한 자본 안정 전략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 FDA 인허가와 신기술추가지불보상 제도 심사를 동시에 진행 중인 중증 악화 예측 AI 솔루션 딥카스가 향후 글로벌 매출 확대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뷰노는 최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한 100억원 규모 스마일게이트 혁신성장펀드의 전략적 참여가 확정됐다고 밝혔다. 투자 방식은 영구 전환사채 구조로, 만기가 없어 회계상 자본 성격을 강화하면서도 향후 보통주 전환 옵션을 부여하는 형태다. 뷰노는 이를 장기 사업 안정성과 글로벌 확장 실행력 강화를 동시에 겨냥한 자본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뷰노 상장 이전 단계에서 초기 투자자로 참여해 이후 성공적으로 엑시트한 경력이 있다. 이번 투자로 약 4년 만에 다시 파트너십을 복원하면서, 뷰노의 중장기 성장 전략에 재차 힘을 싣는 구조가 됐다. 벤처캐피털이 한 차례 회수 이후 동일 기업에 재투자하는 사례는, 기술 경쟁력과 시장 성장성을 다시 평가해도 매력적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측은 뷰노가 국내 의료 AI 시장에서 이미 기술 우위를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회사는 특히 중환자실 등에서 사용되는 생체 신호 기반 예측 기술과 다수의 인허가 포트폴리오를 긍정적으로 봤다. 더불어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의료 AI 격전지에서 사업 전개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점을 재투자 결정의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핵심 제품인 뷰노 메드 딥카스는 입원 환자의 심정지나 급성 악화를 사전에 예측해 의료진에게 조기 경보를 제공하는 AI 기반 임상 의사결정 지원 소프트웨어다. 병원정보시스템과 연동된 환자 생체 신호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위험 점수를 산출하는 방식으로, 기존 조기경보 시스템 대비 예측 정확도 향상과 의료진 알림 빈도 최적화가 강점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다수의 상급종합병원에서 사용 사례를 쌓으며 실제 환자 치료 과정에서의 유효성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
뷰노는 현재 딥카스에 대해 미국 FDA 510k 인허가 심사를 진행 중이다. 510k는 기존 허가 제품과의 동등성을 입증해 시장 진입을 허용받는 절차로, 의료 AI 소프트웨어의 상용화를 위한 필수 관문으로 여겨진다. 동시에 미국의 신기술추가지불보상 NTAP 적용 심사도 받고 있다. NTAP는 일정 기간 동안 혁신 의료기술에 대해 추가 보상을 제공하는 제도로, 통과 시 병원 도입 부담이 줄어 매출 확대에 유리한 구조가 된다.
유럽과 중동 시장 공략도 병행되고 있다. 뷰노는 현지 파트너사들과 판매·배포 계약을 체결하고, 각 국가 인허가와 레퍼런스 병원 확보에 주력하는 중이다. 유럽에서는 의료기기 규제 MDR 체계에 맞춘 인증 확보, 중동에서는 공공병원과 대형 민간병원 중심의 레퍼런스 구축이 주요 과제다. 회사는 이번 펀드 자금을 바탕으로 현지 영업 인력 확충, 규제 대응, 다국가 임상 데이터 확보에 투입해 글로벌 의료 AI 기업으로의 도약을 노린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의료 AI 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환자 모니터링, 영상 판독, 업무 자동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패턴 인식 기반의 경보 시스템을 넘어, 환자 장기 예후와 병원 자원 배분까지 예측하는 솔루션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유럽 역시 국가 단위 병원망과 연계한 AI 기반 정밀의료 프로젝트가 확대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기업이 미국 FDA 인허가와 NTAP를 동시에 노리는 전략은,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보험·보상 체계에 진입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영구 전환사채 구조를 통해 뷰노가 단기 실적 부담보다 장기 성장 전략에 무게를 둘 수 있는 환경을 확보했다고 본다. 의료 AI는 인허가, 보험 등재, 임상 데이터 축적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산업인 만큼, 중간에 자금 경색을 겪지 않는 것이 글로벌 경쟁에서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FDA와 유럽 MDR 등 주요 규제기관이 의료 AI 검증 기준을 정교하게 다듬고 있는 상황에서, 충분한 자본 여력은 반복 심사와 후속 임상에 대응하는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
뷰노 관계자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와의 재협력에 대해 자사의 기술 경쟁력과 글로벌 성장성에 대한 시장 신뢰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시장에서 임상적 가치와 사업성을 동시에 입증해 나가며, 의료 AI를 병원 현장의 필수 인프라로 자리잡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산업계는 이번 투자가 뷰노의 글로벌 성과로 이어질지, 그리고 국내 의료 AI 기업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 회복으로 확산될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