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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65.29달러 돌파”…미중 협상 훈풍에 국제유가 3일 연속 고공행진
경제

“WTI 65.29달러 돌파”…미중 협상 훈풍에 국제유가 3일 연속 고공행진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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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 사흘째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뉴욕 현지시간 9일 전장 대비 0.71달러, 1.10% 오른 배럴당 65.29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며 4월 초 이후 최고치를 새롭게 기록했다. 글로벌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 8월 인도분도 0.57달러, 0.86% 오른 배럴당 67.04달러로 마감해 4월 22일 이후 정점을 찍었다.

 

미국과 중국 무역 협상의 새로운 국면이 시장의 기대를 증폭시켰다. 양국은 5월 제네바 회담 이후, 6월 9일 런던에서 다시 고위급 만남을 갖고 중국의 희토류 공급 문제를 핵심 이슈로 조율하는 데 집중했다. 미국 국가경제위원회(NEC) 케빈 해싯 위원장은 “짧지만 의미 있는 회동이 될 것”이라고 표현하며, 공급 합의 이행 여부가 양국 관계의 중추적 과제로 부상했음을 시사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오일 펌프잭 모습 /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오일 펌프잭 모습 / 연합뉴스

정치·경제 리스크의 완화는 에너지 시장 투자 심리에 강한 순풍이 되고 있다. 에너지 자문업체 리터부시앤어소시에이츠는 이날 미중이 관세 의제 재점검에 나선 점이 투자자 매도세를 누그러뜨렸다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의 5월 수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4.8%에 그쳐 최근 3개월 내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IG마켓 토니 시카모어 애널리스트는 “협상 진전이 부정적인 중국 경기지표를 부분적으로 상쇄했다”고 해석했다. 그는 “WTI가 기술적으로 65달러 돌파를 시도한 가운데에도, 수요 둔화 그림자는 여전히 남아있었다”고 설명했다.

 

여름철을 앞두고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도 심화되고 있다. 이날 최근월물 WTI가격이 다음월물보다 1달러가량 높게 거래되는 등, 단기적 공급 타이트 현상이 포착됐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현재의 원유 공급 여건을 촘촘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날카로운 지정학적 변수와 계절 수급 전망이 교차하는 가운데, 추가 가격 상승 가능성에도 시장은 신중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경기 둔화와 수출 둔화 국면이 장기화된다면, 국제유가의 향후 흐름은 또 다른 깊이의 변곡점을 맞이할 가능성도 내포된다.

 

계속해서 변화하는 무역 환경과, 원유 시장의 실시간 수급 지표는 소비자와 기업, 투자자 모두에게 직접적 파고로 다가온다. 단기적 기회와 위험은 공존하는 가운데, 연말로 향할수록 정책과 시장의 상호작용, 그리고 글로벌 경제지표의 변동에 더욱 세심한 관심이 필요할 시점이다. 시장은 미중 협상 진전과 원유 시장 수급 변화가 내놓을 다음 장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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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미중무역협상#w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