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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AI까지 자동화…코오롱베니트 SAS와 기업 의사결정 전환 노린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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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이 기업 데이터 운영 패러다임을 바꾸는 움직임이 가속하는 가운데 코오롱베니트가 글로벌 분석 소프트웨어 기업 SAS와 함께 국내 데이터·AI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공공과 금융, 제조, 유통 등 주요 산업에서 축적한 분석 경험을 토대로 합성데이터, 차세대 데이터 엔진, 에이전틱 AI를 결합한 패키지 전략을 공개하며 내년을 SAS 기반 데이터 운영 현대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국내 유일 SAS 총판사가 내년부터 AI 자동화와 데이터 거버넌스를 동시에 겨냥한 만큼 기업 의사결정 구조 변화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코오롱베니트는 17일 열린 SAS Partner Day 2025 행사에서 내년도 인공지능 솔루션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핵심 제품인 쌔스 스피디스토어와 쌔스 데이터 메이커를 파트너사에 처음 선보였다. 회사는 올해부터 별도 축으로 키워온 AI 솔루션 사업을 내년 데이터·AI 통합 전략으로 확장해 공공, 금융, 제조, 유통 등 다양한 산업군의 분석 환경과 AI 기반 데이터 운영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코오롱베니트가 제시한 전략의 축은 데이터 엔진, 합성데이터, 에이전틱 AI 세 가지다. 먼저 쌔스 스피디스토어는 AI 애플리케이션에 최적화된 차세대 데이터 엔진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적재하고 처리하는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데이터베이스 환경에서 발생하던 병목을 줄여 대규모 로그와 센서 데이터, 거래 데이터를 실시간에 가깝게 분석하고 AI 모델링에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제조 현장의 설비 데이터, 금융권의 거래·위험 데이터처럼 초단위·분단위 의사결정이 필요한 분야에서 실시간 분석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구조로, SAS 기반 데이터 운영 현대화 전략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맡는다.

 

쌔스 데이터 메이커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합성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솔루션이다. 실제 고객 데이터를 직접 쓰기 어려운 개인정보 보호 환경에서 유사한 통계적 특성을 반영한 가상 데이터를 생성해 학습과 테스트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데이터 부족이나 프라이버시 규제로 AI 모델 학습에 제약이 컸던 금융, 의료, 공공 영역에서 안전한 모델 개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민감 정보를 비식별 처리한 뒤 합성데이터로 확장함으로써 데이터 품질과 개인정보 보호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데이터 규제가 강화되는 국내외 환경과 맞물려 활용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오롱베니트는 내년부터 쌔스 에이전틱 AI를 전면에 내세워 고객사의 AI 활용 수준을 끌어올린다는 계획도 밝혔다. 에이전틱 AI는 단순 분석 자동화를 넘어 시스템이 스스로 상황을 인지하고 적절한 액션을 제안·실행하는 자율적 의사결정 기술을 지칭한다. 코오롱베니트와 SAS가 제안하는 구조는 데이터 수집과 정제, 분석 모델 생성, 결과 해석, 정책 반영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플랫폼에 내재화해 반복적 의사결정 업무를 자동화하되, 전 단계에 윤리적 거버넌스와 통제 체계를 결합하는 형태다. 설명 가능한 AI, 편향 점검, 승인 절차 등 책임 있는 AI 도입을 위한 프레임워크를 함께 제공한다는 점에서 금융권이나 공공부문처럼 규제가 엄격한 산업에서 도입 논의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전략 발표는 글로벌 AI 경쟁 구도 속에서 SAS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국내 대응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합성데이터와 에이전틱 AI를 결합한 데이터 운영 혁신 프로젝트가 제조, 유통, 금융 전반에서 추진되고 있으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클라우드 사업자들도 자사 플랫폼에 데이터 파이프라인, 자동화 분석, 거버넌스 기능을 통합하고 있다. 코오롱베니트와 SAS의 조합은 국내 고객이 글로벌 수준의 분석·AI 기술을 현지 산업 규제와 업무 프로세스에 맞춰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브리지 역할을 표방하고 있다.

 

규제와 거버넌스 환경도 코오롱베니트 전략의 중요한 배경으로 꼽힌다. 합성데이터는 개인정보보호법과 신용정보법 등 국내 규제 체계 안에서 개인정보 활용 범위를 넓히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고, 금융보안원과 공공기관들을 중심으로 활용 가이드라인 논의도 진행 중이다. 에이전틱 AI 역시 국내외에서 AI 책임성 요구가 높아지는 상황과 맞물려, 알고리즘의 투명성, 데이터 편향, 결과 설명 가능성을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확대되고 있다. 코오롱베니트가 윤리적 거버넌스를 전략의 전면에 내세운 배경에는 이런 정책·규제 흐름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베니트는 내년 SAS 제품을 중심으로 산업별 맞춤 분석 환경을 강화하면서 파트너사와의 협업 모델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개념검증 수행, 공동 제안, 기술 세미나를 파트너와 함께 진행해 시장 대응 속도를 높이고, 고객사가 자체 서비스와 업무에 AI 기능을 빠르게 내재화할 수 있도록 기술지원 프로세스와 교육 체계를 고도화하기로 했다. 공공과 금융, 제조, 유통 등 각 산업별로 요구되는 규제와 업무 특성을 파트너와 공유하고, 이를 반영한 템플릿과 레퍼런스를 구축해 SAS 기반 데이터·AI 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정상섭 코오롱베니트 상무는 생성형 AI 확산과 데이터 활용 방식 변화가 국내 산업 전반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2026년을 AI 기반 의사결정이 산업 혁신의 핵심으로 자리잡는 시점으로 전망했다. 이어 SAS의 기술 경쟁력과 파트너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고객의 데이터 활용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코오롱베니트와 SAS의 합성데이터, 데이터 엔진, 에이전틱 AI 전략이 실제 현장의 의사결정 구조를 어디까지 바꿀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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