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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AI클라우드풀스택” 오케스트로, 2관왕 질주로 기술 리더십 각인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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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AI와 클라우드 풀스택 기술이 국내 인프라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오케스트로가 대한민국 AI SW 기업 경쟁력 대상에서 최초로 2관왕을 차지하며 기술 리더십과 고용 기여도를 동시에 인정받았다. 서버 가상화와 클라우드 네이티브 운영관리 플랫폼을 자체 개발해 국산 대안 생태계를 구축해 온 점이 주목받는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상이 AI 인프라 국산화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오케스트로는 17일 서울 서초구 플렌티 컨벤션에서 열린 제24회 대한민국 AI SW 기업 경쟁력 대상에서 종합대상과 일자리창출 부문 최우수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2002년 시상식 출범 이후 종합대상과 본상을 한 번에 가져간 기업은 오케스트로가 처음이다. 심사단은 기술 경쟁력과 산업 기여도, 고용 창출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상 기업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케스트로 기술 경쟁력의 핵심은 AI와 클라우드 전 영역을 아우르는 풀스택 소프트웨어 역량이다. 이 회사는 지난 7년 동안 서버 가상화부터 컨테이너 기반 클라우드, AI 워크로드 운영, GPU 가상화까지 계층별 기술 스택을 자체 개발해 왔다. 하드웨어에 종속되지 않는 가상화 계층을 바탕으로, 상단의 클라우드 운영관리와 AI 인프라 최적화를 통합해 제공하는 구조다.  

 

2018년 선보인 서버 가상화 솔루션 콘트라베이스는 CPU와 메모리, 스토리지 자원을 소프트웨어로 쪼개 여러 개의 가상 서버를 운용할 수 있게 해 주는 플랫폼이다. 글로벌 솔루션에 의존해 온 국내 데이터센터와 공공기관에 국산 대안 옵션을 제공하며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최근 글로벌 가상화 소프트웨어 공급사의 전략 변화와 라이선스 비용 인상 이슈로 대체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콘트라베이스는 VM웨어 대체 솔루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운영관리 플랫폼 비올라는 컨테이너와 쿠버네티스 환경을 기반으로 AI 워크로드를 자동 배치하고 자원을 최적화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GPUaaS 기능을 통해 물리 GPU를 가상화해 여러 AI 작업에 나눠 쓰도록 지원하면서, AI 학습과 추론 인프라 운영 효율을 높였다. GPU 자원 활용률을 극대화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동일한 하드웨어로 더 많은 AI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어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이 같은 풀스택 구조는 AI 인프라 운영 측면에서 차별점을 만든다.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에 의존할 경우 인프라와 플랫폼, 운영 도구가 분리돼 있어 커스터마이징에 제약이 생기기 쉽다. 오케스트로는 가상화 계층과 클라우드 운영, AI 워크로드 관리까지 한꺼번에 제공해, 고객 환경에 맞춘 튜닝과 기술 지원을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특히 보안 규제가 엄격한 공공과 금융 분야에서 국산 솔루션에 대한 선호가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케스트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국가대표 AI 정예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기술 개발 저변도 넓히고 있다. 해당 사업은 국내 AI 핵심 기술과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국가 지원 프로그램으로, 오케스트로는 AI 인프라와 클라우드 운영 기술을 중심으로 한국형 AI 생태계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 학습에 필요한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인프라 기술 기업의 전략적 위상도 커지는 분위기다.  

 

이번 수상에서는 기술 성과뿐 아니라 고용 창출 측면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오케스트로는 채용 연계형 부트캠프, 산학 협력 인턴십,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사업 등 실무 중심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교육과 실제 프로젝트 경험을 연계해 신입 인력을 빠르게 전력화하는 구조를 마련하고, 개발자부터 인프라 엔지니어, 제품 기획과 기술 지원까지 전 직군에 걸쳐 채용을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AI와 클라우드 분야에서 인력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는 가운데, 기업이 직접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고용까지 연결하는 모델은 산업 전반의 인력 생태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국산 소프트웨어 기업이 주도하는 인력 양성은 해외 솔루션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기술 표준과 레퍼런스를 축적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하이퍼스케일러 중심의 클라우드 인프라 경쟁과, GPU 자원 선점 경쟁이 맞물리며 AI 인프라 패권 다툼이 치열한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가 자체 가상화와 AI 가속 플랫폼을 결합한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이에 맞서 한국에서는 국산 풀스택 인프라 기술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센터 현대화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케스트로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AI 클라우드 풀스택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해외 데이터센터와 기업 대상으로 레퍼런스를 확대하고, AI와 재해복구 DR 분야 연구개발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AI 워크로드의 연속성과 데이터 보호가 중요해지는 만큼, 가상화와 클라우드 기술을 결합한 DR 솔루션이 새로운 성장 축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범재 오케스트로 대표는 수상 소감에서 오케스트로가 그간 축적해 온 기술력과 산업적 기여가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성과라고 강조하며, 국산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 핵심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 입지를 넓히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업계는 오케스트로의 행보가 국산 AI 클라우드 생태계 형성과 인프라 국산화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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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로#콘트라베이스#비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