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달러어치 XRP 지갑 간 급이동”…리플, 내부 자금 재배치 의혹에 시장 촉각
현지시각 기준 2025년 12월 11일, 가상자산 리플 XRP(엑스알피)를 둘러싼 대규모 온체인 이동이 포착되며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리플 연동 지갑들을 통해 15억 5000만 달러 규모의 XRP가 연쇄적으로 이동한 정황이 확인되면서, 시장에서는 리플사의 내부 자금 재배치 의도와 향후 매도 가능성을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유투데이(U.Today)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총액 기준 약 15억 5069만 달러 상당 XRP가 한꺼번에 이동한 사례로, 1억 XRP 단위로 쪼개 일괄 전송되는 독특한 패턴을 보였다. 기존에 사용되던 리플 관련 지갑 4곳에서 신규 생성된 주소 6곳으로 각각 1억 XRP씩 총 6억 XRP가 전송됐고, 이 과정에서 송금 지갑 가운데 두 곳은 잔액이 모두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비슷한 시점과 구조로 6억 7000만 XRP에 달하는 추가 이체가 뒤따르면서, 일련의 자금 흐름이 단발성 거래를 넘어선 체계적 재배치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해당 자금 이동은 외부 중앙화 거래소나 별도의 유동성 공급 채널을 거치지 않고, 리플사가 통제하는 것으로 알려진 내부 지갑들 사이에서만 발생했다. 이 같은 구조는 당장 시장에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낮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5억 달러를 넘어서는 대규모 물량이 내부 지갑 간 이동만으로도 포착됐다는 점에서, 향후 파급 효과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온체인 분석가들은 이번 연쇄 이체를 리플사의 이른바 ‘내부 자금 재배치(Treasury reset)’로 해석하고 있다. 새로운 내부 업무 프로세스 구축, 운영 파이프라인 확장, 예비 자본 재배분 등의 목적 아래, 회사가 보유한 XRP를 다중 지갑 형태로 재정리하는 작업을 수행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과거에도 리플은 파트너사 결제 지원, 유동성 공급, 기관 대상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여러 개의 지갑을 병렬로 운용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이동 역시 비슷한 구조 조정의 연장선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러한 해석은 전적으로 블록체인 상의 이동 패턴과 과거 사례를 토대로 한 추론일 뿐, 리플사가 구체적인 자금 운용 계획이나 이번 거래의 목적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내부 정비라는 긍정적 해석과, 향후 비공개 채널을 통한 유통 확대 가능성이라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까지 온체인 데이터에는 주요 거래소로의 직접 입금 흔적이 드러나지 않아, 단기적으로는 매도 압력(supply pressure)이 크지 않은 상황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이 물량이 시간차를 두고 장외거래(OTC), 기관 대상 대여, 혹은 특정 파트너사와의 전략적 제휴에 쓰일 경우, XRP 유통량과 시장 유동성에 미묘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대규모 OTC 거래는 가격 차트를 통한 즉각적 파악이 어렵고, 사후적으로만 유출입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적 리스크로 꼽힌다.
시장 반응은 현재까지는 비교적 차분한 양상이다. 보도 시점 전후로 XRP 가격은 2.05달러에서 2.00달러 선으로 소폭 조정을 받는 데 그쳤으며, 대규모 투매나 유동성 공백과 같은 급격한 교란 징후는 뚜렷이 관찰되지 않았다. 현물 거래량도 통상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실질적인 매도나 거래소 유입이 확인될 때까지는 관망하겠다’는 분위기와 ‘과거 리플의 지갑 이동 후에 뒤늦은 매도 압력이 작동한 전례가 있다’는 경계심이 교차한다.
해외 암호화폐 전문 매체들은 이번 사안을 두고 “리플 재무 전략의 다음 단계를 예고하는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대형 보유자의 온체인 이동이 투자 심리에 미치는 상징적 영향이 적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일부 매체는 구체적 목적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대규모 지갑 이동이 시장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보 비대칭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도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XRP 대량 이동이 실제 매각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내부 회계 및 운영 체계 재편에 국한될지를 가르는 관건은 향후 몇 주간의 온체인 데이터 흐름이라고 보고 있다. 추가적인 대형 이체나 거래소 주소와의 직접 상호작용이 포착될 경우,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대로 별다른 외부 유출 없이 지갑 간 재배치 수준에 머문다면, 리플 생태계 내부의 구조 조정 과정으로 평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향후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 규제 당국의 정책 기조, 리플 관련 소송 및 제도 이슈 등도 XRP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거론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온체인 지갑 이동 패턴과 함께 이들 요인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사회와 투자자들은 리플 측의 공식 입장 표명 여부와 함께, 이번에 이동한 15억 달러 규모 XRP의 향후 용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자금 재배치 움직임이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