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검증 빙자한 정치 공세"…민주당 광주시당, 조국 이혜훈 비판에 역공
인사 검증을 둘러싼 공방이 광주 지역 정치권으로 번졌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지명을 정면 비판하자,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이 정치적 공세라며 맞받아쳤다.
30일 조국혁신당 광주시당 등에 따르면 조국 대표는 29일 고 안성례 전 오월어머니집 관장 빈소를 조문하기 위해 광주를 찾았다.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조 대표는 이혜훈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조 대표는 이혜훈 후보자에 대해 "내란과 계엄을 옹호하고 윤석열 어게인을 외친 집회에 참석했던 인사에게 나라의 곳간을 맡긴다는 점에 환호하거나 박수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혜훈 후보자가 과거 참여한 집회를 내란과 계엄 옹호로 규정하며 국무위원 자격에 문제를 제기했다.
조 대표는 또 "대선 전 내란과 계엄에 맞서 함께 싸웠던 야 4당 간의 공개 약속이 있다"며 "그 약속을 준수하고 실천하는 일들은 지연되거나 미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대선 당시 야권 공조 약속을 상기하며, 현재 여권 인사 기용이 그 약속과 배치된다고 지적한 셈이다.
이혜훈 후보자의 해명에 대해서도 공세를 이어갔다. 조 대표는 "이혜훈 지명자가 분위기에 휩쓸려 집회에 갔다고 해명했는데, 일국의 국무위원이 될 사람이 그런 판단 능력이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판단력 부족을 이유로 국무위원 부적격 논리도 함께 제시했다.
또 "국민의힘이 이 지명자를 비판하는 것도 내란 본당이 할 말은 아니다"며 "민주공화국의 원칙을 지키는 사람인지, 전문성은 있는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당 내부의 비판 역시 정당성이 부족하다고 꼬집으면서, 민주공화국 원칙과 전문성을 기준으로 한 강도 높은 인사 검증을 촉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은 조국 대표 발언에 정면 대응하는 논평을 내며 정치적 충돌 양상을 보였다. 광주시당은 "조국 대표의 발언은 인사 검증의 본질을 벗어난 정치적 공세"라고 규정했다.
광주시당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평가는 재정 운용에 대한 전문성과 국정 수행 능력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특정 집회 참석 이력에 대한 정치적 해석만으로 인사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과도하다"고 밝혔다. 장관 후보자 평가 기준이 정치적 이력보다 정책 역량에 맞춰져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또 "대선 과정의 야 4당 약속을 근거로 인사를 압박하는 것은 대통령의 헌법상 인사권을 오해한 주장"이라며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절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법에 근거한 대통령의 인사권과 국회의 인사청문 절차를 내세워 조 대표의 정치 공세 프레임에 선을 긋는 모습이다.
광주시당은 조국 대표의 발언 장소와 방식도 문제 삼았다. 광주시당은 "조문 자리에서 인사 문제를 정치적으로 확장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정책과 비전이 아닌 정치적 공방으로 사안을 키우는 행보"라고 비판했다. 추모 현장에서의 발언이 정쟁으로 비화했다고 지적한 대목이다.
이처럼 조국 대표의 이혜훈 지명 비판과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의 역공이 맞물리면서, 향후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여야뿐 아니라 제3정당 간 공방이 거세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회는 향후 인사청문 일정을 조율하며, 이혜훈 후보자의 재정 전문성과 과거 행적을 둘러싼 공방을 두고 치열한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