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XRP 대규모 이탈”…현물 ETF 확산 속 거래소 유동성 악화와 변동성 확대 우려
현지시각 기준 1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리플 XRP(엑스알피) 물량이 주요 거래소를 빠르게 이탈해 ETF 수탁 지갑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동향은 투자자들이 이용하는 현물 시장 유동성을 약화시키며 단기 가격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뉴스BTC 보도에 따르면 암호화폐 분석가 빈센트 반 코드(Vincent Van Code)는 바이낸스, 업비트, 크라켄 등 주요 거래소에서 수십억 개 규모의 XRP가 빠져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이동이 장기 보유를 위한 개인 투자자 매집이라기보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수탁 지갑으로의 유입이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반 코드는 현지시각 기준 1일 오전 기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주요 거래소 내 XRP 잔고가 눈에 띄게 감소했고, 상대적으로 소수의 지갑에 대규모 물량이 집중되는 흐름이 나타난다”며 “이 패턴은 ETF 수탁 구조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거래소에 남아 있는 XRP 물량이 줄면서 과거보다 적은 주문 규모로도 가격이 크게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 XRP의 일일 거래소 거래량이 수십억 달러 수준이던 시기에는 눈에 띄는 가격 변동을 만들기 위해선 대규모 자금이 필요했지만, 거래량이 감소한 현재는 중간 규모의 거래만으로도 장중 급등락이 반복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현상은 호가창이 얇아져 적은 물량으로도 가격이 가파르게 움직이는 이른바 ‘에어 포켓’ 구간을 빈번하게 만들 수 있다.
한편 반 코드는 거래소 유동성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빈도 매매 기업들의 차익거래 봇이 일정 부분 가격 안정을 담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 이미 검증된 차익거래 모델이 XRP에도 적용되면서, ETF 가격과 기초 자산 가격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면 알고리즘이 즉각적으로 매수·매도에 나서 가격 격차를 줄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ETF와 현물 시장 간 가격 차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자동화된 봇이 개입해 스프레드를 줄인다”며 “이 메커니즘이 완전한 안전판은 아니지만, 변동성이 더 커졌을 시장을 어느 정도 제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외신 보도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제기된다. ETF로의 자금 이동이 구조적으로는 XRP를 기관 중심 자산으로 재편해 중장기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와 달리, 단기적으로는 일반 투자자에게 불리한 시장 환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거래소 내 주문이 줄어든 상태에서 대량 매수·매도 주문이 들어올 경우 가격이 급격하게 튀어 오르거나 급락하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1500만달러 규모의 매도 주문만으로도 XRP 가격이 1시간 이내에 12%에서 18%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차익거래 봇이 가격 괴리를 줄이는 역할을 하더라도, 극단적인 변동성 구간에서는 주문 체결 지연, 시스템 오류, 유동성 부족 등으로 봇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시장 불균형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자동화된 알고리즘의 대응 속도와 자본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외신은 ETF 수요 확대 자체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글로벌 금리 수준, 달러 강세 여부, 암호화폐 규제정책 변화 같은 거시 환경이 XRP 가격과 유동성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미국(USA)과 유럽(European Union)을 중심으로 한 규제 기조 변화, 주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리플(Ripple) 본사의 주요 소송·규제 이슈 등은 XRP 가격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럼에도 이 같은 변수들이 ETF 수탁 물량 증가와 결합할 경우 만들어낼 복합적 효과에 대한 분석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다.
반 코드는 이러한 시장 구조 변화가 장기적으로는 XRP 가격 상승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거래소 내 판매 가능한 물량이 줄어들면, 향후 수요가 다시 확대될 때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가격이 더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며 “이 같은 환경이 지속된다면 XRP가 5달러 수준에 도달하는 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시장이 새로운 유동성 구조에 완전히 적응하기 전까지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매수·매도에도 가격이 최대 20%까지 요동칠 수 있다”며 “특히 레버리지 비율이 높은 투자자들은 단기 변동성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중장기 상승 시나리오가 존재하더라도, 단기적인 가격 왜곡과 급변 장세가 개인 투자자에게는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리플 XRP의 거래소 밖 대규모 이동과 현물 ETF 확산이 맞물리면서, 암호화폐 시장 내 유동성 지형과 가격 구조가 재편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향후 규제 환경, 기관 수요, 거시 경제 여건이 어떤 방향으로 결합하느냐에 따라 XRP를 비롯한 알트코인 시장 전반의 변동성 수준이 달라질 전망이다. 국제사회와 투자자들은 ETF 확산 이후 XRP 시장의 안정성이 실제로 개선될지, 아니면 단기 투기 수요와 급격한 가격 변동을 부추길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