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 공습 예고” 애플, 아이폰 폴드로 프리미엄 재편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애플 변수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가 가칭 아이폰 폴드로 부르는 애플의 첫 폴더블폰이 내년 출시와 동시에 글로벌 폴더블 시장 점유율 5분의 1 이상을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고가 전략이 현실화될 경우 매출 기준 점유율은 3분의 1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면서, 프리미엄 폴더블 세그먼트의 구조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제조사 간 폼팩터 혁신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애플 진입 시점이 시장 성장률 곡선을 다시 끌어올리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내년 출시가 예상되는 아이폰 폴드는 2026년 기준 전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의 22퍼센트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단일 기종이 폴더블 카테고리 전체의 5분의 1을 넘게 담당하게 된다는 의미다.

IDC는 루머로 알려진 2399달러 수준의 출고가를 전제로 할 경우 아이폰 폴드의 매출액 기준 점유율이 폴더블 시장 전체의 34퍼센트에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쟁사 대비 훨씬 높은 평균판매단가를 통해 물량보다 수익성에 방점을 찍는 애플 특유의 프리미엄 전략이 폴더블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시장 점유율은 중장기적으로 더 높아질 전망이다. IDC는 애플 폴더블폰의 점유율이 2027년 30퍼센트, 2028년 32퍼센트, 2029년 34퍼센트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기존 아이폰 사용자 기반과 애플 생태계를 바탕으로 폴더블 세대 교체 수요를 단계적으로 흡수하는 시나리오다.
아이폰 폴드 출시는 폴더블 카테고리 전반의 성장세를 자극하는 촉매제로도 평가된다. IDC는 아이폰 폴드가 등장할 내년 폴더블폰 시장 성장률을 29.7퍼센트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일반 바형 스마트폰 시장은 마이너스 1.4퍼센트 역성장이 전망됐다. 올해 역시 폴더블은 10퍼센트 성장, 비폴더블은 1.4퍼센트 성장에 그칠 것으로 추정돼, 양 세그먼트 간 성장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 있다.
보고서는 애플뿐 아니라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트라이폴드와 화웨이 폴더블 라인업도 향후 시장 확장의 주요 견인차로 지목했다. 특히 삼성은 2번 접는 트라이폴드로 폼팩터 차별화를, 애플은 생태계 결합과 브랜드 파워를 앞세우는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아이폰 폴드는 기존 아이폰 프로 시리즈를 상회하는 스펙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핵심 변수로는 배터리 용량이 꼽힌다.
IT 팁스터 란즈크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 폴드에 5400밀리암페어시에서 5800밀리암페어시 사이 대용량 배터리를 집중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존 아이폰 시리즈 중 가장 큰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예측되는 아이폰17 프로 맥스 e심 전용 모델의 5088밀리암페어시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일반 아이폰17 프로 맥스의 배터리는 4823밀리암페어시로 전해진다.
과거 테스트 패턴을 근거로 상한선에 가까운 용량이 실제 제품에 채택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란즈크는 올해 출시된 아이폰 에어가 초기 테스트 범위보다 더 높은 용량으로 출시된 사례를 언급하며, 아이폰 폴드 배터리가 6000밀리암페어시에 근접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6000밀리암페어시에 가까운 배터리 사양은 주요 경쟁 폴더블과 비교할 때도 우위에 있다. 현재 시장에 나온 구글 픽셀 10 프로 폴드는 5015밀리암페어시, 삼성 갤럭시 Z 폴드 7은 4400밀리암페어시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2번 접는 구조로 훨씬 큰 외형을 가진 삼성 갤럭시 Z 트라이폴드조차 5600밀리암페어시 수준으로, 아이폰 폴드가 실제로 5800밀리암페어시 이상을 채택할 경우 배터리 용량만 놓고 보면 선두권에 오르게 된다.
애플이 대용량 배터리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폴더블 특유의 대화면 구성이 있다. 아이폰 폴드는 펼쳤을 때 7.8인치 메인 디스플레이를 장착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6.9인치로 점쳐지는 아이폰17 프로 맥스보다 상당히 크다. 화면 면적이 넓을수록 전력 소모가 증가하는 만큼, 기존 아이폰 프로급 사용 시간을 보장하려면 단순 용량 확대와 더불어 전력 효율 최적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외부 커버 디스플레이는 약 5.5인치로, 6.3인치 수준의 아이폰17 기본 모델보다 작을 것으로 추정된다. 크기로만 보면 단종된 아이폰 미니 시리즈와 유사하다. 아이폰13 미니는 5.4인치 화면과 2406밀리암페어시 배터리를 조합했는데, 아이폰 폴드의 커버 화면만 활용하는 사용 패턴에서는 유사 크기 대비 훨씬 큰 배터리 용량을 바탕으로 체감 사용 시간이 대폭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단순 용량 확대를 넘어 고밀도 배터리 셀 도입 등으로 내부 부품을 슬림하게 유지하면서도 에너지 밀도를 끌어올리는 해법을 병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폴더블 특성상 경량화와 두께 최소화가 사용성에 직결되는 만큼, 배터리 설계는 핵심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생체인증 방식도 기존 아이폰과 달라질 전망이다. 아이폰 폴드는 얼굴 인식 기반 페이스 아이디 대신 아이패드 에어와 미니처럼 측면 버튼에 탑재되는 지문 인식 기반 터치 아이디를 사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폴더블 구조에서는 화면 상단 센서 홀과 내부 카메라 배치가 복잡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구현이 용이한 측면 지문 방식이 선택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카메라 구성은 총 4개로 알려졌다. 전면 커버 디스플레이에 1개, 내부 메인 디스플레이에 1개, 후면에 2개가 탑재되는 구조다. 통신 모뎀은 애플이 개발 중인 2세대 C2 모뎀이 적용될 전망이며, 물리 심 카드 슬롯 없이 e심 전용 모델로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주요 통신사들이 e심 상용화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폴더블 신제품을 계기로 애플이 e심 전환 속도를 한층 더 높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출시 시점은 2026년 가을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특별한 개발 지연 변수가 없을 경우 폴더블 아이폰이 아이폰18 프로 시리즈와 나란히 공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제품 포지셔닝도 일반 플래그십을 넘어선 초프리미엄 세그먼트 상단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가격 역시 역대 아이폰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예상 출고가가 2000달러 중후반대에 형성될 경우, 폴더블폰 중에서도 상위 초고가군을 형성하면서 단말 평균판매단가와 애플 전체 스마트폰 매출 총액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중국 제조사를 중심으로 중저가형 폴더블이 빠르게 확대되는 상황에서, 애플의 고가 전략이 장기적으로는 시장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경쟁 구도 측면에서 삼성은 갤럭시 Z 폴드 시리즈와 트라이폴드, 플립 등 폼팩터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애플이 단일 프리미엄 제품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택한다면, 삼성과 중국 업체들은 다양한 가격대와 스펙으로 물량 기반 점유율을 방어하는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 역시 픽셀 폴드 라인업을 통해 안드로이드 폴더블 경험을 선도하며 생태계 경쟁을 이어갈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이폰 폴드 출시가 폴더블폰 시장을 단기적으로는 수요 확대 국면으로 이끌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초프리미엄 고가 제품과 보급형 폴더블 사이 양극화 구조를 심화시킬 변수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고가 정책을 유지하는 애플이 얼마나 설계 혁신과 사용자 경험 차별화를 앞세워 가격 저항을 상쇄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스마트폰 산업계는 아이폰 폴드가 실제 출시 일정과 제원을 지켜내면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고가 폴더블 확산을 둘러싼 프리미엄 전략과 공급망, 가격, 사용자 경험 사이 균형이 향후 시장 재편의 핵심 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