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재 쟁탈전 속 이탈률 최저”…앤스로픽, 경쟁사 대비 인재 유지력 부각
현지시각 기준 8일, 미국(USA) 실리콘밸리에서 인공지능(AI) 업계 인재 쟁탈전과 관련해 엔지니어 이탈률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앤스로픽이 오픈AI, 메타, 구글 등 빅테크 경쟁사에 비해 인재 유지력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나, 글로벌 AI 인력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조사는 AI 기업들의 연구개발 경쟁력과 고용전략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벤처투자사 시그널파이어가 최근 1년간 집계한 바에 따르면, 앤스로픽의 엔지니어 이탈률은 37.3%로, 오픈AI(45.8%), 메타(48.3%), 구글(85.4%)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엔지니어 10명 중 3명 정도가 회사를 떠난 셈이지만, 주요 경쟁사에 비하면 월등한 인재 유지 성과를 기록했다. AI 업계에서는 “초지능형 연구 인재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극심해진 상황”이라고 평가한다.

앤스로픽은 오픈AI 출신 연구원들이 주축이 돼 2021년 설립된 AI 스타트업으로, ‘클로드(Claude)’ 대형언어모델(LLM) 개발을 통해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고 있다. 메타, 오픈AI 등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AI 연구 인재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으나, 앤스로픽 소속 연구원이 이직한 사례는 2명에 불과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반면 메타는 오픈AI에서만 10여 명의 연구원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는 “메타의 고액 연봉 제안을 따라가지 않겠다. 인재는 회사의 사명과 미션에 가치를 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직원들이 메타의 조건을 거절하고 앤스로픽에 남은 배경에 대해 “형평성 문제로 일부만 고액 보상을 받게 할 수 없다”면서, “회사 미션에 대한 공감대가 잔류의 열쇠”라고 말했다.
실제로 앤스로픽은 설립 후 AI 안전성과 기술의 긍정적 활용에 집중하고 있다. 시그널파이어의 헤더 도셰이 파트너는 “앤스로픽은 실리콘밸리 구직자들에게 ‘이상적인 회사’로 꼽힌다”며, 그 배경에는 독특한 사명감과 조직 문화가 있다고 분석했다. 회사 측도 “AI 안전성 연구와 세계 최고 연구 인력, 특유의 문화가 핵심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마이클 셰이모스 카네기멜런대 교수 역시 “연봉도 중요하지만, 미션과 문화가 더 큰 동기가 된다”며, 다만 “주목받는 LLM이 있을 때 인재가 몰리나, 기술 경쟁이 새국면으로 넘어가면 판도는 계속 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플 중심의 인재 관리 전략이 향후 AI 기업의 경쟁력과 산업 구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와 포브스 등 주요 외신은 “AI 인재 확보·유지전은 글로벌 AI 패권장악 경쟁과 직결된 이슈”라고 보도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앤스로픽의 사례가 실리콘밸리를 넘어 국제 AI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 핵심 인재 확보전이 장기전 양상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각 기업의 전략 선택과 성공 요인이 글로벌 기술 패권의 향방을 좌우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AI 업계의 인재 쟁탈전과 조직 문화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