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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바다, 사찰을 걷다”…맑은 하늘 아래 부안에서 쉬어 가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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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바다, 사찰을 걷다”…맑은 하늘 아래 부안에서 쉬어 가는 하루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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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계절이 성큼 다가온 여름, 맑고 쨍한 하늘 아래 부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한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지만 숲과 바다, 고즈넉한 사찰이 내어주는 그늘 덕에 한여름의 무더위가 잠시 잦아드는 곳이다. 예전엔 뜨거운 날씨엔 각박한 실내를 먼저 떠올렸지만, 지금 부안에서는 바람과 그늘, 옛 문화가 주는 조용한 힐링이 일상이 되고 있다.

 

요즘 부안에선 자연과 전통을 함께 즐기는 여행이 인기다. 국립변산자연휴양림은 짙은 숲길과 산책로가 장점인데, 시민 김연희 씨는 “바람결에 지친 마음이 녹아내리는 기분을 느꼈다”고 소감을 표현했다. 해안 기슭의 채석강은 파도와 절벽이 만드는 푸른 풍광 덕분에 SNS 속 인증샷 명소로 부상했고, 더운 오후에도 미세먼지 걱정 없는 청명한 대기가 빛나는 해안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내소사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내소사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부안군에 따르면 최근 주말 방문객 중 가족 단위와 ‘힐링 소풍족’이 두드러지고, 체험형 명소와 문화유산 관람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실내에서는 고려청자의 매력을 만날 수 있는 부안청자박물관이 인기다. 특히 ‘직접 빚기’ 체험과 볼거리가 어우러져 어린 자녀들과 함께 찾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조용한 산책을 원한다면 수성당도 추천된다. 조선 시대 여성 신앙의 상징으로, 마을 사이 고요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잠깐의 멈춤’이 선물처럼 다가온다.

 

전문가들은 이런 여행이 단순한 쉼을 넘어 ‘진짜 나를 돌보는 시간’의 의미가 커진 흐름이라 분석한다. 한 여행심리 상담가는 “자연을 걷고 옛 자취를 거니는 과정에서 무심코 자신과 마주하는 것이 진정한 힐링”이라고 느꼈다.

 

현지 체험자들의 반응도 진하다. “뜨거운 햇살 아래 내소사 전나무 숲길을 걷는데, 햇살이 비칠 때마다 머릿속 생각들도 환해지는 것 같았다”, “부안 바닷바람에 세상의 피로가 사라지는 느낌”이라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여행 커뮤니티에는 “이젠 에어컨 실내보다 숲이 더 시원하다”, “피곤할수록 바다 색깔이 또렷한 부안이 생각난다”는 반응이 공감대를 얻는다.

 

부안에선 사찰에서 비우고, 바다 절벽에서 쉬며, 청자 도자기에서 오랜 손길을 느끼는 경험이 모두 가능하다. 마지막 코스로 추천되는 변산해수찜도 많은 이들이 찾는다. 따뜻한 해수에 몸을 맡기고 나면 지친 마음도 이완되는 듯하다.

 

맑은 날씨, 그늘, 시원한 바람, 그리고 옛것의 온기를 동시에 품은 부안 여행. 작고 사소한 선택처럼 보이지만, 그 하루는 우리의 삶에 작은 쉼표를 남긴다. 앞으로 여행의 정의가 ‘머물며 충전하는 시간’으로 변해가고 있는 지금, 부안은 일상 속 힐링의 의미를 새롭게 보여준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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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변산자연휴양림#내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