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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상권까지 키운다”…카카오, 프로젝트 단골 확대 시동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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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이 플랫폼 기업 주도로 한층 가속하는 모습이다. 카카오는 9일 상생 프로그램 프로젝트 단골의 2025년 운영 성과를 공개하고, 메시지 발송비 지원과 맞춤형 교육, 지역 상권 연계 서비스 등을 통해 전국 소상공인 7만4000여 명의 디지털 기반을 넓혔다고 밝혔다. 전통시장과 동네 상점이 온라인 채널과 데이터 기반 마케팅을 도입하는 길을 열면서, 지역 상권 경쟁력 강화와 플랫폼 의존도 논의를 동시에 자극하는 지점으로 평가된다.

 

프로젝트 단골은 카카오가 2022년부터 진행해 온 대표 상생 프로그램으로, 전통시장과 지역 상점가를 직접 방문해 디지털 전환 교육과 온오프라인 홍보를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카카오는 올해 지원 대상을 개별 점포 중심에서 지역 단위 상권으로 확대하고, 교육과 마케팅 콘텐츠를 세분화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방점을 찍었다. 올해만 전국 59개 상권에서 현장 교육을 실시했으며, 교육에 참여한 상인은 약 1265명으로 전년 대비 43퍼센트가량 늘었다.

프로그램 누적 기준으로는 전국 286개 상권, 세부적으로 251개 전통시장과 35개 상점가에서 총 4112명의 상인이 교육을 받았다. 교육을 통해 실제로 개설된 카카오톡 채널은 4000여 개에 이르며, 약 99만 명의 고객이 채널 친구로 등록해 온라인 소통 기반이 형성됐다. 카카오톡 채널은 소상공인이 행사와 할인 정보, 신상품 소개를 직접 발송할 수 있는 디지털 마케팅 도구로, 기존 전단지나 입소문에 의존하던 홍보 방식의 한계를 보완한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

 

카카오는 소상공인의 메시지 발송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톡채널 메시지 발송 지원 프로그램도 병행 중이다. 올해에만 70억 원이 넘는 지원금을 지급했고, 지금까지 누적 지원금은 334억 원 규모에 이른다. 혜택을 받은 소상공인은 총 7만4000여 명으로 집계된다. 연 매출 10억 원 이하 소상공인은 카카오 프로젝트 단골 공식 톡채널을 통해 상시로 지원을 신청할 수 있어, 영세 자영업자의 디지털 마케팅 접근성이 과거보다 크게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새로 도입된 단골버스는 디지털 전환 지원을 오프라인 유입과 결합한 실험으로 주목된다. 단골버스는 지역 상권과 고객을 연결하는 무료 셔틀버스로, 지난 9월 18일 목포에서 첫 운행을 시작해 공주, 오송, 문경 등 4개 지역에서 46일간 104회 운행했다. 이 기간 2400여 명의 승객이 단골버스를 타고 지역 상권을 방문했으며, 전통시장과 상점가의 매출 증대에 기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 홍보로 고객 관심을 끌고, 실제 방문을 버스 이동으로 유도하는 온오프 연계 모델이라는 점에서 향후 다른 지역 확산 여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카카오는 여기에 더해 지역 맞춤형 프로그램도 다각도로 설계했다. 지역 청년을 디지털 서포터즈로 양성하는 청년 튜터 제도를 운영해, 청년 인력에게는 일 경험과 역량 축적 기회를 제공하고 소상공인에게는 디지털 실무 지원을 연계했다. 소비 촉진 행사인 단골데이를 열어 특정 기간에 방문과 구매를 집중시키고, 온라인 판로 확대를 위해 라이브커머스 실습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상인들이 직접 라이브 방송 기획과 촬영, 고객 응대 과정을 경험하도록 설계해 실전형 교육에 방점을 둔 점이 특징이다.

 

사업 종료 시점에는 남양주, 문경, 원주, 안성, 목포, 익산, 공주, 충주, 서울 성북구 등 9개 주요 운영 지역에서 성과공유회를 열고 운영 결과와 우수 사례를 공유했다. 충주 송송상회 대표는 카카오톡 채널 도입 이후 점포 홍보와 행사 안내가 체계화됐고 매출 향상에도 도움이 됐다고 증언했다. 목포 은아상회 대표는 라이브커머스를 처음 시도하면서 온라인 판로 개척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해, 현장 체감 성과가 일정 수준 이상이라는 평가에 힘을 보탰다.

 

카카오는 내년에도 프로젝트 단골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인공지능을 활용한 교육 콘텐츠를 고도화해, 상인들이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타깃 마케팅과 응답 패턴 분석, 메시지 발송 시간 최적화 등 보다 정교한 디지털 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단골버스 운영 지역을 넓혀 더 많은 지역 상권에 방문객을 유입하고, 현장에서 나온 성공 사례를 공유하는 장을 마련해 참여 상권 간 학습 효과도 강화할 예정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프로젝트 단골을 통해 전국 7만4000여 명의 소상공인에게 톡채널 메시지 발송비를 지원하고, 전국 상권을 직접 찾아 교육을 진행해 디지털 기반 마련을 뒷받침해 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AI 활용 교육 고도화 등 기술과 플랫폼을 결합한 상생 활동을 지속해 지역 경제와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카카오는 지난달 6일 판교 아지트에서 프로젝트 단골 서포터즈 밋업데이를 열고, 지역 청년 서포터즈의 역량 강화를 위한 강연과 사업 성과 공유, 우수 사례 발표,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플랫폼 기업이 청년 인력과 소상공인을 한 축으로 묶는 상생 구조를 모색하는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프로젝트 단골의 확장과 지역 디지털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산업계는 이런 프로그램이 실제 현장에 얼마나 깊이 안착해 지속적인 매출 개선과 고용 창출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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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프로젝트단골#단골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