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협력 한 단계 더 성숙하길”…김혜경 여사, UAE 현대미술전 참석
문화외교를 둘러싼 경쟁과 협력이 교차하는 가운데, 대통령 배우자의 외교 무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가 한-UAE 현대미술 교류 행사와 라오스 영부인 환담에 잇따라 나서며 외교 보조축 역할을 부각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혜경 여사는 15일 오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 현대미술전 개막식에 참석해 한-UAE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기원했다.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과 아부다비음악예술재단이 공동으로 준비한 현대미술전으로, 양국 간 미술 교류 확대를 목표로 마련됐다.

김 여사는 축사에서 이번 전시가 양국 국민 간 상호 이해를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전시가 양국 국민 간 상호 이해를 넓히고 한국과 UAE의 문화 협력이 한 단계 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화 협력을 외교·경제 협력과 병행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김 여사는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아랍에미리트를 국빈 방문한 경험을 거론하며 당시 상황도 언급했다. 그는 "따뜻한 환대와 진심 어린 배려를 지금도 깊이 감사히 기억한다"며 "이를 계기로 양국은 더욱 가깝고 특별한 동반자 관계를 다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빈 방문에서의 정상외교가 이번 전시로 이어졌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행사에 참석한 살렘 빈 칼리드 알 카시미 아랍에미리트 문화부 장관도 양국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이번 전시는 UAE와 대한민국 간 지속적인 문화적 유대를 증명하는 증거"라며 "양국 국민과 문화 사이에 가교를 놓는 데 헌신하겠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국내외 문화기관 간 협업을 토대로 한 미술 교류가 한-UAE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기반을 넓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대규모 아랍에미리트 현대미술전으로, 지난해 6월 아부다비에서 진행된 한국현대미술전 이후 후속 성격을 지닌다. 당시 아부다비 전시가 한국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자리였다면, 서울 전시는 아랍에미리트 현대미술을 국내에 소개하는 상호 교환 형식이다. 양국 미술계는 두 전시를 기점으로 협업 작가 발굴, 공동 프로그램 추진 등 후속 사업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김 여사는 같은 날 오전 한국을 공식 방문한 통룬 시술릿 라오스 국가주석의 배우자 날리 시술릿 여사와 만나 환담을 나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두 사람은 양국 우호와 문화 교류 확대를 주제로 친교를 다졌다.
김 여사는 날리 여사에게 한국의 실크로 만든 손 자수 액자를 선물하며 한국 전통 수공예 문화를 소개했다. 날리 여사는 라오스 국기 색깔로 구성된 실크 천을 답례 선물로 건넸다. 양측은 상징 색과 전통 소재를 활용한 선물 교환을 통해 양국 관계의 우호적 이미지를 부각했다.
대통령 배우자의 잇단 외교 현장 행보는 정상회담과 국빈 방문을 보완하는 소프트 외교 채널로 활용되는 모습이다. 여권에서는 중견국 외교를 중시하는 정부 기조에 맞춰 문화·예술, 여성 교류, 인도적 협력을 중심으로 배우자 외교의 폭을 넓힌다는 구상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과 영부인의 해외 방문 이후 문화·예술 분야 후속 협력이 구체적 성과로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한-UAE, 한-라오스 관계에서 문화와 인적 교류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방침 아래 관련 부처와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