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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커머스로 농가돕는다”…카카오메이커스, 1500톤 판매 성과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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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커머스 플랫폼이 농축수산물 소비와 자원순환, 기부를 한데 묶는 임팩트 허브로 진화하고 있다. 카카오의 임팩트 커머스 플랫폼 카카오메이커스가 24일 2025 메이커스 연말 결산 리포트를 공개하고, 한 해 동안 농가 판로 지원과 환경 보호, 사회 공헌 성과를 정리했다. 플랫폼 기반 데이터와 모바일 주문 흐름을 활용해 산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한 사례로, IT 기반 커머스가 지역경제와 지속가능성 의제를 동시에 견인하는 실험으로 평가된다.

 

카카오메이커스는 2016년 출범 이후 지속 가능한 방식의 소비를 지향해 온 임팩트 커머스 플랫폼으로, 사회와 환경에 기여하는 프로젝트를 꾸준히 확대해 왔다. 특히 제가버치, 새가버치, 에코씨드 등 개별 브랜드 성격의 프로젝트를 분화해 농축수산물 제값 받기, 자원순환, 도시재생 기금 조성 등을 구조화한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리포트에 따르면 농축수산물 제값 찾기 프로젝트 제가버치를 통해 올 한 해 약 70만 명의 고객이 1500톤 규모의 농축수산물을 구매했다. 산지 직결 판매 구조를 통해 중간 유통 단계에서 발생하던 가격 왜곡을 줄이고, IT 기반 수요 예측으로 재고 부담을 낮춘 것이 판로 안정과 수익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못난이 농산물을 화장품 원료 등으로 재가공한 사례와 함께, 경매 과정에서 유찰된 25만 송이의 꽃을 다시 유통시키는 프로젝트도 병행해 생산자 손실을 줄이고 폐기량을 줄이는 효과를 만들었다.

 

산불 피해 농가와 같은 재난 취약 계층을 위한 지원도 디지털 커머스와 연동됐다. 카카오메이커스는 제가버치 활동을 통해 적립한 재원을 활용해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약 2000만 원을 기부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평소 참여하던 소비가 곧바로 재난 구호 기금 조성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든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방식이 기존 일회성 모금과 달리, 일상적 소비를 기반으로 하는 지속형 기부 모델 사례로 주목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원순환 프로젝트 새가버치는 환경부와 파트너사 협력으로 종이팩 상시 수거 시스템을 구축했다. 6개월간 운영된 자원순환 캠페인을 통해 수거된 종이팩은 새활용 스케치북 1만 부로 제작돼 어린이 기관에 전달됐다. 디지털 채널을 통해 수거 거점을 안내하고 참여를 유도한 뒤, 수거 데이터와 제작 물량을 연계 관리하는 방식으로 운영 효율을 높였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패키지 폐기물 다량 배출 플랫폼으로 지적받던 전자상거래 업계가 역으로 자원 회수와 교육용 콘텐츠 제공을 동시에 수행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카카오메이커스의 임팩트 기금 에코씨드는 약 2억 6000만 원 규모로 조성돼 도시재생 업사이클링과 폐현수막 새활용 사업 등에 투입됐다. 광고와 행사 후 대량으로 발생하는 폐현수막을 가방, 생활용품 등으로 재가공하는 업사이클링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폐기물 저감과 지역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노리는 구조다. 플랫폼 내 굿즈 판매 데이터와 고객 선호 분석을 통해 업사이클링 제품의 기획과 생산 물량을 정교화할 수 있어, 소규모 사회적 기업의 수요 예측 리스크를 줄여주는 효과도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굿즈 제작과 판매를 활용한 기부 프로젝트 POM 역시 플랫폼 역량과 임팩트 지향성을 결합한 사례로 제시됐다. POM을 통해 한 해 동안 4만 건의 주문이 발생했고, 약 2억 6000만 원의 기부금이 조성돼 사회와 환경 전반에 전달됐다. 카카오메이커스는 디자인, 스토리텔링, 커뮤니티 기능을 활용해 기부 목적과 프로젝트 배경을 상세히 소개함으로써, 단순 굿즈 구매를 넘어선 참여 경험을 확대했다는 입장이다.

 

IT 기반 커머스 업계에서는 메이커스의 행보가 디지털 헬스케어나 친환경 물류 같은 타 산업 영역으로도 확장 가능한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소비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정 지역 농가의 판로 취약 구간을 찾아내고, 물류 동선을 분석해 탄소 배출 저감형 배송으로 연계하는 등 데이터와 임팩트를 결합한 후속 모델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어서다. 반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플랫폼 구조와 수익 모델에 임팩트 요소를 얼마나 깊게 내재화할지가 중장기 지속 가능성을 가르는 관건으로 지목된다.

 

카카오메이커스 총괄리더 김정민은 이용자 참여가 한 해 성과의 핵심 동력이라고 강조하면서, 2026년에도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신규 영역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에서는 디지털 커머스가 단순 판매 채널을 넘어 사회·환경 의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흐름이 가속화되는 만큼, 플랫폼의 실질적 성과와 데이터 기반 임팩트 측정 체계 구축 여부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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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메이커스#제가버치#에코씨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