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신약 임상 3상 호재에 상한가…현대약품, 바이오 테마 기대감에 급등
탈모 신약 개발 관련 호재가 전해지며 현대약품 주가가 단숨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12월 5일 장중 탈모 치료제 파트너사의 임상 3상 성공과 자체 당뇨병 신약 개발 소식이 겹치며 바이오 테마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임상 성과와 파이프라인 가시성이 실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 여부가 향후 주가 흐름을 가를 변수라고 보고 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5일 오후 장중 기준 현대약품 주가는 5,060원으로, 전일 대비 29.91% 급등했다. 이날 주가는 시가 4,200원에서 출발해 장중 저가 4,050원을 찍은 뒤 상한가인 5,060원까지 수직 상승했다. 최근 한 달 동안 주가가 20일 이동평균선을 강하게 돌파하며 6개월간 이어진 하락·박스권 흐름을 벗어난 데 이어, 이날은 거래량이 동반된 장대양봉을 형성하며 기술적 추세 전환 신호를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석] 탈모 신약 파트너사 호재에… 현대약품 바이오 테마 강세 흐름](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5/1764914527012_685347774.jpg)
이번 급등의 직접적인 촉매는 이탈리아 제약사 코스모 파마슈티컬스의 남성형 탈모 치료제 임상 3상 성공 소식이다. 현대약품은 코스모의 자회사 카시오페아와 여드름 치료제 윈레비 국내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파트너사로, 시장에서는 동일 원료 계열 파이프라인의 임상 성공이 향후 국내 판권 가치 상승과 사업 확장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탈모 치료제 관련 글로벌 뉴스가 국내 제약·바이오 투자 심리를 자극하며 현대약품으로 매수세가 쏠리는 구도다.
회사 내부 파이프라인에서도 모멘텀이 더해졌다. 현대약품의 제2형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 HDNO-1605는 임상 2b상에 진입했다. 그동안 개발 속도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지만, 2026 회계연도 시무식을 통해 구체적인 개발 로드맵이 제시되면서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여기에 고혈압 치료제 현대미녹시딜정 2.5mg 품목 허가 획득으로 기존 고용량 제품 대비 처방 편의성이 높아졌고, 미녹시딜 성분의 탈모 치료 오프라벨 수요까지 일부 흡수할 수 있다는 기대가 매출 다변화 재료로 거론된다.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 투자자가 급등장을 이끄는 모습이다. 최근 1주일 동안 외국인은 매수와 매도를 오가며 방향성을 탐색했다. 11월 28일에는 약 5만 주를 순매수했지만, 12월 4일에는 약 7만6,000주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서는 흐름이 관측됐다. 기관 투자자는 일일 거래량이 두 자릿수에 그칠 정도로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어, 현재 상승은 개인 투자자와 일부 외국인의 단기 트레이딩이 주도하는 구조로 해석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외국인 매매 방향에 따라 추가 상승 탄력과 변동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현대약품의 시가총액은 1,619억 원 수준으로 코스피 853위에 해당하며, 상장주식수는 3,200만 주다. 코스피 의약품 업종 내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대형주와 비교하면 소형주군에 속해 테마성 재료가 발생할 때 주가 탄력성이 큰 편이다. 외국인 보유 비중은 약 2.05%로 낮은 수준인데, 이와 같은 구조는 특정 이슈 발생 시 상대적으로 적은 수급 변화에도 가격 등락폭이 커질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현대약품은 업종 평균과 차이를 보인다. 동일 업종 평균 주가수익비율 PER은 약 68배 수준으로 형성돼 있지만, 현대약품은 최근 이익 감소 여파로 전통적인 수익성 지표가 둔화된 상태다. 다만 주가순자산비율 PBR은 1.18배 수준으로, 자산 가치 대비 주가 괴리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일각에서는 단기 급등 이후에도 중장기적으로 주가가 우상향하려면 실적 개선 숫자가 동반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재무 구조를 보면 안정적인 매출 규모와 대체로 양호한 재무건전성이 확인된다. 현대약품의 연간 매출은 1,700억 원에서 1,800억 원 내외로 유지되고 있다. 반면 수익성은 부담 요인이다. 2024년 11월 기준 분기 영업이익률은 -4.67%를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고, 연간 영업이익률도 0.1% 수준에 그치며 업계 평균을 밑돌고 있다. 그럼에도 부채비율 97.78%, 유보율 548.9% 등 지표에서 재무건전성은 대체로 무난하다는 평가가 나와 단기 실적 부진이 곧바로 기업 존속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변화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현대약품은 필름형 유착방지제 라파필름을 선보이며 외과 수술용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했고, 탈모 케어 브랜드 마이녹셀 라인업을 강화하며 소비재와 전문의약품 간 균형을 모색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되는 국면에서 이 같은 다각화 전략은 개별 리스크를 줄이고 성장 기대를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다만 시민단체의 낙태약 수입 반대 등 사회적 논란은 ESG 측면에서 잠재 위험 변수로 언급되는데, 현재 주가는 신약 개발 성과와 파트너사 임상 결과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업종 내 다른 제약·바이오 기업과 비교하면 현대약품의 특징은 틈새시장 공략과 파트너십 기반 파이프라인 확보다. 대형사가 바이오시밀러와 위탁개발생산 CDMO에 자본을 집중하는 동안, 현대약품은 탈모와 여성 건강, 당뇨 등 특정 영역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반면 영업이익률이 1%를 밑도는 수준에 머무는 점은 구조적 약점으로 지적된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신약과 테마성 재료에 따른 단기 주가 급등 이후, 실제로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다시 박스권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리스크를 경고한다.
단기 매매 전략 측면에서 시장에서는 상한가 5,060원 안착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강력한 재료와 수급이 유입된 만큼 다음 거래일에도 추가 상승 시도가 나올 수 있고, 5,060원을 지지선으로 형성할 경우 신고가 갱신을 노린 추세 추종 전략이 거론된다. 반대로 차익 실현 매물이 본격화돼 4,500원 선이 무너질 경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보수적인 접근 필요성이 제기된다. 중기적으로는 HDNO-1605의 임상 데이터 발표 일정과 윈레비 국내 상용화 진척 상황이 투자 판단의 핵심 기준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파트너사의 임상 3상 성공 소식이 곧바로 현대약품의 실적 숫자로 연결되는 구조는 아니라는 점에 주목한다. 바이오 테마 특성상 뉴스 한 건에 주가가 급등락하는 만큼, 투자자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괴리와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향후 신약 개발 성과와 실제 매출·이익 개선 여부가 확인될 때까지는 수급 동향과 추가 임상 데이터 흐름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바이오 테마 강세가 일시적 과열에 그칠지, 구조적 재평가로 이어질지는 글로벌 임상 진행 상황과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에 좌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