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행사, 공개적 자리였다"…정원오, 안철수 유착 의혹 정면 부인
통일교 행사 참석을 둘러싼 공방이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과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사이에서 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부상한 정 구청장을 겨냥한 의혹 제기가 이어지면서 정치권 공방도 거세지고 있다.
정원오 구청장은 12월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과거 통일교 행사 참석 경위를 해명했다. 그는 안철수 의원이 제기한 통일교 유착 의혹에 대해 행사 성격과 자신의 발언 취지를 설명하며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정 구청장은 글에서 "해당 행사는 관내에서 개최돼 지역 주민들이 참여한 공개 행사로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고 밝혔다. 행사 장소가 성동구 관내였고, 지역 주민이 참여한 공개 행사였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이어 그는 과거 축사 내용을 두고도 선을 그었다. 정 구청장은 "오래전 일이라 축사의 내용이 상세히 기억나지도 않으나 지금까지 했던 모든 축사는 의례적인 인사말과 격려의 의미를 담아 작성한 것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적었다. 통상적인 축사 관례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정 구청장은 재정적·조직적 지원 의혹도 부인했다. 그는 "통일교로부터 그 어떤 지원도 받은 사실이 없다"며 "근거가 확인되지 않은 추측이나 왜곡된 정보 유포는 자제해주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 확산에 대해 정치적 공세라고 경계하는 취지다.
정 구청장의 해명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제기한 문제 제기에 대한 답변 형식으로 나왔다. 안 의원은 자신의 글에서 "2017년 6월 27일 통일교 소식글은 정 구청장이 통일교 본부교구의 성동구 전진대회 행사에 참석했다고 밝혔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의원은 당시 정 구청장이 행사에 단순 참석을 넘어 적극적으로 관여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리만 함께한 것이 아니라 '통일은 참사랑밖에 할 수 없다'라며 축사를 하고 그들이 만든 '통일선언문'에 자필로 서명까지 했다"고 쓰며 유착 가능성을 거론했다.
정원오 구청장을 둘러싼 논란은 서울시정과 차기 지방선거 구도와 맞물려 정치적 파장을 키우고 있다. 정 구청장은 성동구 구정 만족도가 높게 집계되고, 이재명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일을 잘하기는 잘하나 보다"라고 언급한 뒤 여권 내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한 인물이다.
정 구청장은 최근 사실상 서울시장 출마를 시사하며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정을 연일 비판하고 있다. 특히 교통 정책을 놓고 현직 시장과 대비되는 입장을 내세우며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정액 교통권 '모두의 카드' 도입을 환영하며, 오세훈 시장의 대표 교통 정책인 '기후동행카드'의 한계를 지적했다. 정 구청장은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시 안'에서만 이용할 수 있어 서울에 살지만 경기나 인천으로 출퇴근·통학하는 시민에게는 충분한 답이 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여권 인사와 통일교 간 관계를 둘러싼 공방은 과거 다른 정치권 인사에게도 반복돼 온 이슈다. 그러나 이번 논쟁은 여권 차기 서울시장 후보군과 제1야당 중진의 정면 충돌이라는 점에서 향후 수도권 선거 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정원오 구청장이 추가 해명이나 관련 자료를 내놓을지, 안철수 의원이 추가 의혹 제기에 나설지에 따라 공방 수위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와 여야는 향후 지방선거 국면에서 통일교 이슈와 서울시정 평가를 둘러싸고 더욱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