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OP 플랫폼 협력 확대…대전 진흥원과 지역 콘텐츠 산업 키운다
SOOP이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손잡고 지역 기반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 고도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기술과 제작 역량을 가진 민간 기업과 지역 문화 인프라를 보유한 공공기관이 연대해, 음악 스트리밍과 e스포츠, 영상 크리에이터 등 IT 기반 콘텐츠 산업 전반에서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제시한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지역 단위에서 시작된 민관 플랫폼 협력이 향후 국내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분산형 성장 전략을 가늠할 시험대로 보고 있다.
SOOP은 19일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지역 콘텐츠 산업 육성 및 성과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에는 SOOP이 보유한 플랫폼 기술과 콘텐츠 제작 역량을 대전 지역의 문화·콘텐츠 인프라와 접목해, 창작자와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원한다는 구상이 담겼다. 양측은 협약 직후부터 세부 공동 사업 발굴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은 크게 네 방향에서 추진된다. 첫째로 지역 콘텐츠 산업 성장 기반을 함께 구축해 영상·음악·게임 등 디지털 분야 창작 활동을 위한 인프라와 지원 체계를 고도화한다. 둘째로 지역 내 유망 창작자 및 콘텐츠 기업을 발굴해 제작 지원과 홍보, 플랫폼 노출 등을 연계한다. 셋째로 대전 지역 특화 소재를 활용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발굴·기획해 도시 브랜드 가치 제고를 노린다. 넷째로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성과를 확산하고, 다른 지역과의 네트워크 및 후속 사업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협력은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운영 중인 디지털 거점 인프라와 SOOP 플랫폼을 직접 연동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대전콘텐츠코리아랩, 대전e스포츠경기장, 대전콘텐츠기업육성센터, 대전음악창작소 등 지역 핵심 거점에서 발굴된 콘텐츠를 SOOP의 온라인 채널과 연계해 테스트베드와 유통 채널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식이다. 지역에서 제작한 영상·음악·실황 콘텐츠를 실시간 스트리밍과 VOD 형태로 확장해, 지역 단위 프로젝트를 전국·글로벌 단위 디지털 콘텐츠로 키우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양 기관은 이미 2019년부터 협력 경험을 쌓아왔다. 지역 홍보 콘텐츠 공동 제작을 시작으로 기업 홍보 지원, 광고 협업, 스트리머 대상 특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협업 모델을 고도화했다. 이 과정에서 온라인 플랫폼의 기획·제작·유통 역량과 지역 공공기관의 정책 지원·공간 인프라가 결합하는 구조가 검증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에도 음악과 영상 중심의 공동 프로젝트가 이어졌다. 6월에는 대전음악창작소 소속 아티스트들과 SOOP 음악 스트리머 가습기, 안예슬띠, 빡다혜가 함께 대전 엑스포 시민광장에서 음악 콘텐츠 아뮤소를 선보였다. 오프라인 공연과 온라인 스트리밍을 결합해 지역 아티스트의 팬층을 넓히고, 플랫폼 기반 음악 콘텐츠의 실험 무대로 활용한 사례다.
10월에는 SOOP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대전음악창작소 아티스트들의 음원 발매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전문 촬영·송출 장비를 갖춘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쇼케이스는 온라인 송출과 클립 재가공을 통해 지방 기반 뮤지션에게도 대형 플랫폼 수준의 노출 기회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역 공공기금과 민간 플랫폼이 연결돼 초기 제작 리스크를 줄이고, 이후 스트리밍과 광고 수익 모델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실험한 셈이다.
이달에는 대전콘텐츠코리아랩 영상 공모전 수상자 2인과 SOOP 스트리머 양팡, 허미노가 함께 캠핑·요리·먹방 콘텐츠를 제작했다. 공모전 수상자의 기획력이 인플루언서의 팬덤과 결합해 실질적인 조회수와 홍보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파일럿 프로젝트 성격이다. 지역에서 배출된 크리에이터가 SOOP 플랫폼을 통해 실전 제작과 유통 경험을 쌓고, 이후 독립 크리에이터나 기업형 스튜디오로 성장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콘텐츠 산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중앙 집중형 대신 지역 분산형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를 만드는 시도의 하나로 해석하고 있다. 수도권 대형 MCN과 플랫폼에 쏠린 인력과 투자를 지역 거점으로 분산해, 지역 특화 소재와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성장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대전처럼 공공 콘텐츠 인프라가 집적된 도시에서 민간 플랫폼과의 연계가 본격화될 경우, 교육·제작·유통을 아우르는 일종의 지역형 콘텐츠 클러스터로 발전할 여지도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이 같은 민관 협력이 지역 IT 기반 콘텐츠 산업의 질적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의 알고리즘과 수익 배분 구조, 공공 지원 사업의 지속 가능성, 창작자의 자율성과 권익 보호를 둘러싼 제도 설계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계는 SOOP과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협력이 지역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실질적 성장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