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백마고지서 6·25 전사자 유해 25구 수습…국방부 "다수 국군으로 추정"

남북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와 전쟁 유해 발굴 정책을 둘러싼 갈등과 협력의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방부가 강원도 철원 백마고지 일대 비무장지대에서 6·25전쟁 전사자 유해를 추가로 찾아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1일 10월 15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약 40일 동안 중부전선 비무장지대 내 백마고지에서 6·25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 작업을 진행해 유해 25구와 유품 1962점을 수습했다고 전했다. 이번 발굴작업에는 국군 장병 100여명과 유엔군사령부 회원국 장병들이 함께 참여했다.

국방부는 "발굴된 유해들은 현장감식 결과 다수가 국군전사자 유해로 추정되고 있으며, 정확한 신원은 정밀감식과 DNA 분석 등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수습된 유해와 유품을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으로 이송해 정밀 분석과 신원 확인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국방부는 10월 15일 강원도 철원 백마고지 일대에서의 유해발굴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2022년 11월 이후 중단됐던 DMZ 내 발굴을 다시 시작한 것으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의 일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남북은 2018년 체결한 9·19 군사합의를 통해 강원도 철원지역 비무장지대에서 6·25 전사자 유해를 공동 발굴하기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이후 북측이 현장에 나오지 않으면서 공동 발굴은 이뤄지지 못했고, 남측은 단독으로 DMZ 유해 발굴을 진행해 왔다.

군 당국은 그동안 DMZ 내 주요 격전지에서 꾸준히 전사자들을 찾았다. 화살머리고지에서는 2019년 4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유해 424구와 유품 10만1816점을 발굴했다. 백마고지에서는 2021년 9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유해 67구와 유품 1만5670점을 수습한 바 있다. 이번 발굴로 백마고지에서 확인된 전사자 유해는 누적 92구로 늘었다.

국방부는 DMZ 내 전사자 유해 발굴이 전쟁의 상흔을 치유하고 유가족의 아픔을 덜어주는 과제이자,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인도적 협력의 출발점이라는 인식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북측의 불참이 장기화되고 있어, 당분간은 남측 단독 발굴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향후에도 DMZ 내 주요 전투지역을 중심으로 유해 발굴을 지속하는 한편, 남북 합의 취지에 맞춰 북측의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치권과 군 당국은 관련 예산과 인력을 확충해 전사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