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파 SMR 우선권 영국 자국기업에”…미국, 원전 사업서 배제에 강력 반발
현지시각 14일, 영국(UK) 정부는 북웨일스 앵글시섬 윌파(Anglesey Wylfa) 부지에 ‘롤스로이스’가 설계 주관하는 첫 소형모듈원자로(SMR)를 건설하기로 공식 발표했다. 영국은 이번 결정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안보 강화라는 두 목표 사이에서 자국의 원전 자립을 강조했으며, 이 과정에서 미국(USA) 측의 반발이 표면화되고 있다. 해당 부지는 과거 미국 에너지기업 ‘웨스팅하우스’가 대규모 원전 투자를 시도했던 곳이나, 이번엔 영국 자국 기업에 사업권이 돌아갔다.
이번 원전 사업은 3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고, 2030년대 전력망 연계를 목표로 한다. ‘롤스로이스’는 핵잠수함 원자로 개발 경험을 활용해 민간 원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 대비 빠른 건설과 비용 절감이 장점으로, 수년간 논란이 이어진 부지 활용의 급제동을 마감하며 최대 3,000개의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워런 스티븐스’ 주영 미국대사는 “더 저렴하고 빠르며 이미 승인된 대안이 있는데도 미국 기업을 배제한 데 극도로 실망했다”고 공개 비판했다. 영국과 미국 모두 대형 원전, 신재생에너지에서 긴밀히 협력해왔지만, 이번 사안은 동맹 간 기술 선점과 시장 참여 주도권을 둘러싼 각축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윌파 원전 부지는 영국 내에서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전략적 자원으로, 원전 기술 분야에서 미-영 협력의 상징이었다. 영국 정부는 향후 국영기업 ‘GB 에너지-원자력’ 주도로 2026년 가을까지 대규모 원전 신규 부지 선정도 검토하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대변인은 “미국과의 원전 협력 의지는 여전히 확고하며, 미국 기업의 추가적인 역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치권,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영국의 탄소중립 정책과 원전 정책, 풍력 에너지 효율성 등에 관해 반복적으로 공개 비판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은 영국의 이번 결정이 파트너십의 ‘미묘한 균열’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에너지 업계와 글로벌 투자자들은 향후 추가 원전 부지 선정·미국과의 협력 재조정 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국의 SMR 전략이 에너지 안보 강화와 함께 시장 경쟁 구도를 단순 양국협력에서 다극화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번 조치가 향후 미-영 원전 동맹 및 유럽 원전 시장 재편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