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다름을 인정하는 자비가 화합의 길”…김혜경 여사, 불교계 송년 만찬서 국민통합 강조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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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갈등 구도가 짙어지는 가운데 대통령 배우자와 불교계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종교계의 통합 메시지가 정국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는 12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앤스파 서울에서 열린 불교 지도자 초청 국민화합 기원 송년만찬에 참석했다고 대통령실 전은수 부대변인이 13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행사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와 불교리더스포럼이 공동 주최했다.

만찬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대한불교천태종 총무원장 덕수스님을 비롯해 불교계 지도자 130여명이 자리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등이 참석해 불교계와의 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김혜경 여사는 인사말에서 불교의 역할을 국민 위로와 통합의 상징으로 평가했다. 그는 “불교는 언제나 국민 곁에서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며 세상을 밝혀온 큰 등불이었다”며 “오늘 이 자리가 국민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갈등 완화의 열쇠로 ‘다름을 인정하는 지혜’를 제시했다. 그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지혜와 이웃의 아픔을 보듬는 자비의 마음은 우리 사회가 진정한 화합으로 나아가는 길을 환히 비춰주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사회 갈등과 경기 침체 등 복합 위기를 연상시키는 비유도 내놨다. 김 여사는 “연꽃은 진흙 속에서도 맑은 향기를 피워낸다”며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아픔과 시련 역시 더 큰 도약과 화합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를 통합과 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어 그는 불교계에 사회 통합의 구심점 역할을 요청했다. 김 여사는 “이런 시기에 불교 지도자 여러분이 국민 마음을 더욱 따뜻하게 보듬어달라”며 “새해에도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가 불교계와 국민 모두에게 가득하기를 두 손 모아 축원한다”고 덧붙였다.

 

행사장에서 불교계와 대통령실의 인연을 소개하는 발언도 나왔다. 전은수 부대변인에 따르면 진우스님은 만찬 자리에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이 각각 대통령실 불교신자회 고문과 회장을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불교계와 대통령실 사이의 소통 채널을 강조한 셈이다.

 

김혜경 여사는 만찬에 앞서 불교계 지도자들과 차담을 갖고 사회 통합을 이끌어 온 불교의 역할을 두고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진우스님은 김 여사에게 영부인으로서 묵묵히 역할을 다하고 있는 행보에 대해 감사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배우자가 종교계 지도자들과 국민통합과 화합을 거론한 만큼,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야 대치 국면을 완화하려는 메시지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온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날 행사를 종교계 송년 인사와 국민통합 기원 차원의 소통 일정으로 규정했다.

 

정치권은 내년 예산 처리와 각종 민생 법안 논의를 앞두고 갈등 관리가 최대 과제로 부상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과 종교계의 연쇄 소통 행보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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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여사#진우스님#한국불교종단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