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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UIS 2031 서울 유치…한국 면역학 위상, 글로벌 허브 도약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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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학 글로벌 학술 생태계의 지형이 서울로 확장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대한면역학회, 서울관광재단이 3자 공조를 통해 2031년 국제면역학회 총회 IUIS 2031을 서울에 유치했고, 이는 국내 면역 연구 역량과 MICE 인프라 경쟁력을 동시에 입증한 계기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면역학 석학 네트워크가 서울로 집결하는 이번 행사가 국내 바이오 클러스터 고도화와 정밀의료, 백신, 면역항암제 연구 협력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대한면역학회, 서울관광재단과 함께 제21차 국제면역학회 총회 IUIS 2031 개최지로 서울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IUIS 총회는 3년 주기로 열리는 면역학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회의로, 전 세계 면역학 연구자와 제약·바이오 기업, 관련 학술 단체가 최신 연구 성과와 기술 동향을 공유하는 장이다. 세계면역학회가 1969년 설립된 이후 한국에서 정식 총회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총회는 2031년 8월 24일부터 29일까지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조직위원회 측은 전체 참가자를 약 7000명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5000명 이상이 해외 면역학 전문가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숙박, 교통, 전시 인프라 등 MICE 인프라를 기반으로 코엑스 일대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국제회의 운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제면역학회 총회는 백신, 자가면역질환, 면역항암제, 감염성 질환 대응 전략 등 면역 분야 핵심 의제가 집중 논의되는 자리다. 최근에는 면역세포 기능을 단일세포 수준에서 분석하는 오믹스 기술과 인공지능 기반 면역반응 예측 모델, 차세대 CAR T 세포 치료, 마이크로바이옴과 면역 조절 등 첨단 융합 연구가 핵심 세션으로 편성되는 추세다. 서울 개최가 확정되면서 국내 연구자들이 글로벌 연구 어젠다와 공동연구 기회를 선점할 여지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치위원회는 서울을 면역학 허브로 부각시키기 위해 국내 면역 관련 학회와 연구기관, 바이오 기업 참여를 폭넓게 제안해, 학술 세션과 위성 심포지엄 구성에서 K-바이오 강점을 녹여낸다는 구상이다. 특히 국내에서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차세대 백신 플랫폼 등을 연계한 산업 세션이 구성될 경우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협상, 임상 공동 개발 논의가 서울 현장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대한면역학회, 서울관광재단과 유치위원회를 구성해 초기 제안서 작성부터 현장 실사 대응, 재정 지원 방안 설계까지 전 단계에 걸쳐 협업했다. 박진호 한국관광공사 MICE협력팀장은 IUIS 2031 유치가 한국 면역학 연구 수준과 서울 MICE 인프라를 결합한 맞춤형 전략의 결과라고 설명하며, 향후에도 대형 국제회의 유치를 통해 학술·산업 연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서울관광재단은 코엑스를 중심으로 한 삼성역, 영동대로 일대가 향후 대규모 복합개발과 교통망 확충을 통해 국제회의 친화적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어, 참가자 체류 경험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해외 연구자와 기업 관계자들이 회의 외 시간에 바이오 클러스터, 병원, 연구소 등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을 연계하면, 국제협력과 투자 유치 접점이 넓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주목된다. 한국관광공사는 IUIS 2031 개최로 약 266억 원 규모의 직접·간접 경제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숙박, 항공, 지역 소비 확대뿐 아니라 통역, 전시, 이벤트, IT 인프라 등 연관 산업 수요가 동시에 발생해, 서울 MICE 산업 전반에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여기에 면역학, 정밀의료 분야에서의 국제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 성과까지 가시화되면 장기적인 산업 효과는 통계에 반영된 수치를 상회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글로벌 바이오 허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제 학술대회 유치는 도시·국가 브랜드뿐 아니라 연구 인력과 투자를 끌어들이는 전략 도구로 활용되는 흐름이다. 미국, 유럽 주요 도시들은 면역학, 암 연구, 유전체학 등 특정 분야 플래그십 학회를 적극 유치하면서 바이오 클러스터 위상을 높이고 있다. 서울의 IUIS 2031 유치는 이러한 경쟁 구도 속에서 한국 면역학 연구와 K-바이오 산업의 존재감을 동시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면역학계 한 관계자는 서울 개최를 계기로 국내 임상 현장과 기초 연구진, 산업계가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에 더 긴밀하게 편입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실제 산업 성과로 이어지려면 정부와 지자체, 기업의 후속 투자와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IUIS 2031이 학술대회를 넘어 한국 면역·바이오 생태계 도약의 계단이 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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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uis2031#한국관광공사#대한면역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