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카카오톡 친구탭 복구 업데이트…수동 설치로 혼선 완화 주목

신도현 기자
입력

카카오톡 친구 탭 UI가 다시 과거 목록 중심 구조로 돌아가면서 이용자 경험이 재조정되는 모습이다. 카카오는 최근 격자식 피드 형태 친구 탭을 도입했다가 이용자 반발에 부딪혔고, 출시 3개월 만에 사실상 원상 복구에 나섰다. 다만 iOS와 안드로이드에서 업데이트가 순차적으로 이뤄지면서 자동으로 반영되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아, 수동 업데이트를 둘러싼 혼선도 발생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정이 국내 메신저 플랫폼 UI 전략에서 이용자 피드백 반영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는 16일 카카오톡 25.11.0 버전부터 친구 탭에서 저장된 연락처 목록을 바로 볼 수 있도록 업데이트를 배포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친구 탭은 격자식 피드 위주로 구성돼 친구들의 프로필과 게시물 중심으로 노출됐으나, 새로운 버전에서는 텍스트 기반 연락처 리스트를 다시 전면에 배치하는 방향으로 구조가 바뀌었다. 아이폰 등 앱스토어 iOS 이용자를 대상으로 먼저 배포가 시작됐고, 이후 안드로이드 이용자에게도 같은 기능이 순차 적용되고 있다.

이번 변경은 지난 9월 도입된 격자형 피드 중심 친구 탭이 이용자들에게 불편하다는 평가를 받은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개편은 소셜 피드 성격을 강화해 친구별 콘텐츠 소비를 늘리려는 시도로 해석됐으나, 실제 사용 환경에서는 연락처 기반 메신저 본연의 역할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자주 연락하지 않는 친구의 콘텐츠가 시각적으로 크게 노출되는 반면, 실제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핵심 연락처에 빠르게 접근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대표적이었다.

 

새로운 업데이트가 적용되면 친구 탭 상단 왼쪽에 친구와 소식 두 개의 탭이 제공된다. 친구 탭에서는 예전처럼 이름 순 연락처 목록을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소식 탭으로 이동하면 격자식 피드 형태 인터페이스에서 프로필 업데이트나 게시물 등 친구들의 활동을 모아볼 수 있다. 사실상 메신저 본연의 연락처 리스트와 소셜 피드를 분리해, 사용자가 목적에 따라 UI를 선택하도록 한 구조다.

 

문제는 업데이트 배포가 모든 단말에서 동시 진행이 아닌 순차 업데이트 방식으로 이뤄지면서, 일부 이용자의 카카오톡에 변화가 감지되지 않자 혼선이 커졌다는 점이다. 플랫폼 스토어 자동 업데이트가 아직 도달하지 않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왜 자신의 기기에서는 친구 탭이 여전히 격자형 피드로 유지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카카오톡이 이미 복구됐다는 이용자 인증 글과 아직 화면이 바뀌지 않았다는 게시물이 동시에 올라오며 정보가 뒤섞이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해 소셜미디어, 특히 쓰레드 등에서는 카카오톡 내 공지사항을 활용한 수동 업데이트 방법이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 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카카오톡이 최신 버전으로 표시되지 않거나, 자동 업데이트가 아직 적용되지 않은 경우에 활용할 수 있는 우회 경로다. 카카오톡 더보기 탭에서 톱니바퀴 모양 설정 메뉴로 진입한 뒤, 공지사항 항목에서 12월 15일자 공지를 찾으면 최신버전 카카오톡으로 바로 업데이트 하기 링크가 제공된다. 이 링크를 통해 앱스토어 업데이트 페이지로 직접 이동해 수동으로 설치를 진행할 수 있다.

 

이번 변화는 메신저 서비스가 보유한 대규모 이용자 기반에서 UI 개편과 롤백이 가지는 위험과 학습 효과를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로도 읽힌다. 카카오톡 친구 탭은 국내 모바일 메신저 이용자 다수의 일상 동선에 깊이 연결된 화면으로, 작은 구조 변경이 실제 커뮤니케이션 패턴과 사용 빈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격자식 피드를 통해 소셜 기능을 강화하려 했던 전략은 콘텐츠 소비를 늘릴 여지는 있었지만, 기존 사용 흐름을 크게 바꾸면서 반발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메신저 서비스들도 이와 비슷한 균형점을 찾기 위해 여러 실험을 반복해왔다. 메시지 중심 구조를 유지하면서 스토리나 피드 기능을 덧붙여 광고나 커머스 수익을 노리는 방식이 대표적 사례다. 다만 UI 변경이 지나치게 급격하거나 사용자가 기대하는 기본 기능의 접근성을 떨어뜨릴 경우, 이용자 이탈 우려가 커질 수 있어 대부분 단계적 실험과 선택형 기능 제공 방식을 병행하고 있다. 카카오톡의 친구와 소식 탭 분리는 이러한 글로벌 흐름 속에서 메신저와 소셜 피드를 분리 유지하되, 동일 앱 안에서 트래픽을 나눠 관리하는 절충안에 가깝다.

 

향후 카카오는 이번 복구형 업데이트를 통해 이용자 사용 패턴 변화를 다시 모니터링하며, 소식 탭의 활용도와 체류 시간을 비롯한 지표를 재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소셜 피드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반발을 줄이기 위해서는 알림 정책, 추천 알고리즘, 노출 범위 등 세부 요소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메신저 본연의 가벼운 접근성을 지키면서 광고와 커머스 같은 수익 모델을 어떻게 결합할지, UI와 UX 설계가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당분간 자동 업데이트 시점과 수동 업데이트 여부에 따라 친구 탭 화면 구성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기업과 개인 사용자 모두가 버전 확인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업무용으로 카카오톡을 활용하는 경우, 팀 내 구성원 간 UI 차이로 인한 안내 오류나 혼선을 줄이려면 버전 통일 여부를 점검하는 것이 유리하다. 산업계는 이번 UI 복구 과정이 국내 메신저 시장에서 이용자 경험을 중심에 둔 서비스 조정이 얼마나 빠르게 이뤄지는지를 가늠하는 계기가 될지 지켜보고 있다.

신도현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카카오톡#카카오#친구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