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크리스마스 앞두고 독감 입원 3배”…영국 ‘슈퍼플루’ 확산에 백신 수요 급증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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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전역에서 이른바 ‘슈퍼플루(superflu)’로 불리는 독감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백신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일부 지역 약국에서는 재고가 바닥났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어, 연말을 앞두고 백신 접종을 둘러싼 불안이 커지는 모습이다.

 

영국 데일리 메일 보도에 따르면, 국가의료서비스국(NHS)은 이번 겨울 전례 없는 규모의 독감 유행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런던에서는 지난주 하루 평균 259명이 독감으로 입원해,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89명과 비교할 때 약 3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급차 환자 인계 건수도 하루 평균 2,363건으로 집계돼,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출처=픽사베이 ※ 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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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는 백신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약국에서는 “백신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며, 접종을 원하는 시민들이 여러 곳을 전전하거나 먼 거리까지 이동해야 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웨스트미들랜즈 지역 일부 병원은 독감 환자 폭증으로 비상사태를 선언한 상태이며, 학교 휴교가 잇따르고 있다는 전언도 나왔다.

 

다만 대형 약국 체인과 NHS는 전국적인 차원의 백신 품귀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형 체인 측은 연말에 접어들면 개별 매장에서 재고가 줄어드는 것은 통상적인 현상이라며, “전국적 부족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NHS 대변인도 “전국적인 백신 부족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독립 약국협회(IPA) 대표 레일라 한벡 박사는 “수요가 급증했지만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성인용과 어린이용 독감 백신 모두 전체 물량 기준으로는 충분한 재고가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일부 매장에서는 수량이 줄어들어 예약을 잡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NHS와 약국 업계는 동시에 접종 대상자들에게 조기 접종을 거듭 요청하고 있다. 접종 자격이 있는 65세 이상 고령층과 어린이 등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가능한 한 빨리 예방접종을 받을 것을 권고하는 것이다. NHS 스티븐 포위스 국장은 “지금이 아니면 늦는다”며, 크리스마스와 연말 가족 모임을 앞두고 백신 접종이 병원 부담을 줄이는 데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영국에서는 슈퍼마켓, 지역 커뮤니티 센터, 팝업 클리닉 등 다양한 장소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할 수 있으며, NHS 웹사이트를 통한 온라인 예약도 가능하다. 보건 당국은 의료체계 부담이 이미 커지고 있다고 보고, 연말까지 고위험군 중심의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슈퍼플루’ 확산 속에서 백신 수급은 전체 물량 기준으로는 충분하다는 설명이 나오고 있지만, 지역·약국별 편차와 예약난이 겹치면서 현장 혼선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영국 보건 당국과 의료기관은 향후 독감 확산 추이를 지켜보며 병상·인력·백신 배분 등을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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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슈퍼플루#nhs#독감백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