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유선 내레이션에 부천 여름이 숨쉰다”…동네 한 바퀴, 삶의 향기 속으로→가슴 울린 하루
햇살이 저무는 골목에서 배우 윤유선의 내레이션이 부천의 여름을 깊이 물들였다. ‘동네 한 바퀴’는 예술의 도시 부천을 배경으로, 평범한 일상에 스며든 특별한 여름의 순간들을 진솔하게 그려냈다. 밝은 시작은 두 청춘이 아침부터 과일 상자를 옮기는 장면에서 시작됐다. 최보라와 정해솔은 학창시절의 꿈을 안고 현실 속에서 8년째 과일가게를 꾸려왔다. 과일을 일일이 깎아 건네는 그들의 손끝과, 영상으로 나누는 목소리에는 달콤한 젊음의 성장이 묻어났다.
그 길목, 백반집과 세탁소 사이 어딘가 작게 걸린 스페인 국기가 주장하는 또 한 사람의 시간도 스며 있다. 김광진 셰프는 낯선 타국과 무수한 도전을 넘어, 자신의 뿌리로 돌아와 작은 식탁 위에 여행의 추억과 새로운 시작을 담았다. 음식 위에 내려앉은 그리움과 용기는 도시에 또 하나의 빛을 더했다.

세월이 응고된 손끝이 번지는 장인의 공방도 있다. 박규남은 좁은 서랍과 한 평 남짓한 공간에서 60년 넘게 구두와 가방을 수선해왔다. 기억을 품은 낡은 구두가 그의 손길에서 힘을 얻고, 돌려진 미소 속에 하루의 애환이 걸려있다. 흐르는 시간 속에 지켜온 기술과 한결같은 마음이 공방 안에 잔잔히 퍼졌다.
범바위산 자락의 고택에는 한경택과 그의 딸 혜주가 긴 세월을 곱게 엮었다. 80년을 품은 집과 손수 딴 채소, 어머니로부터 전해진 오리 진흙구이 레시피까지, 부녀의 식탁에는 정성과 그리움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들은 함께 보낸 시간이 음식과 마음으로 농익었다고 전했다.
아파트 담장을 따라 걷다 보면 맞이하는 변향숙, 변혜숙 자매의 정원에는 오래된 사랑과 추억이 만개했다. 돌봄과 손길이 더해진 넓은 정원은 잊힌 시간을 일깨우며,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여름의 휴식처가 됐다. 어머니로부터 배운 꽃과 시간이 자매에게 평온한 삶의 의미를 보태주었다.
윤유선의 목소리는 이 따뜻한 하루를 관통하며 각자의 이야기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무심하게 지나칠 수 있는 한 철의 시간이, 그의 목소리를 타고 그보다 깊은 울림을 남겼다. 잔잔한 에너지는 도시 곳곳으로 번져, 여름이라는 이름 아래 삶의 온기가 다시 살아났다.
‘동네 한 바퀴’는 8월 9일 토요일 오후 7시 10분 방송되는 331화 ‘여름을 노래하다 – 경기도 부천시’에서 시청자를 찾아간다. 익어가는 계절만큼 진하게 피어난 사랑과 이야기가 윤유선의 내레이션을 따라 부천의 밤에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