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 양산 준비 완료 소식에 3.14% 상승…삼성전자, AI 반도체 로드맵 가속
차세대 HBM4 양산 준비 완료 소식에 힘입어 삼성전자 주가가 한 달 새 뚜렷한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6개월간 이어진 조정 국면에서 벗어나며 반도체 펀더멘털 회복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까지 유입되며 AI 반도체 로드맵이 국내 증시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5일 장 마감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108,400원을 기록해 전 거래일보다 3.14% 상승했다. 최근 한 달 동안 주가는 기술적 중요 지지선을 연이어 회복하며 단기 저항선을 상향 돌파했다. 특히 단기 이동평균선이 장기 이동평균선을 위로 뚫고 올라가는 골든크로스 조짐이 포착되며, 시장에서는 추세 전환 시도가 본격화된 구간에 진입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분석] HBM4 양산 가시화… 삼성전자 AI 반도체 로드맵 가속](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7/1765107914507_970333865.jpg)
이번 상승세의 중심에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의 내부 품질 승인 PRA 완료 소식이 자리한다. 그동안 경쟁사 대비 열세로 평가받던 HBM 분야에서 생산 준비를 마쳤다는 점이 알려지자,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며 AI 반도체 가치 재평가 기대가 커졌다. 특히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를 향한 공급 가능성이 부각되며 투자 심리가 빠르게 개선된 모습이다.
수급 측면에서도 메이저 투자자의 움직임이 뚜렷하다. 5일 기준 외국인은 약 408만 주, 기관은 약 184만 주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12월 2일에도 약 415만 주를 대량 매수하는 등 최근 1주일 동안 매수 우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기관 역시 11월 말 이후 꾸준히 매수세를 유입시키고 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가 나타나는 구간마다 주가가 강한 탄력을 받는 패턴이 확인됐다며, 향후 수급 주체의 이탈 여부가 단기 시세 방향을 가늠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코스피 시가총액 1위로, 상장주식수는 약 59억 1,963만 주에 달하는 초대형주다. 5일 기준 외국인 지분율은 52.21%로, 반도체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53.18%와 비슷한 수준이다. 시가총액은 약 641조 원으로 코스피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며, 풍부한 유통 물량을 바탕으로 시장 전체 유동성을 흡수하는 핵심 종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5년 예상 매출액은 326조 원, 영업이익은 38조 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률은 11.74%까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며, 업황 회복과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가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현재 주가수익비율과 주가순자산비율은 업종 평균 대비 부담이 크지 않은 수준으로 평가되며, 2024년 말 기준 PBR이 0.92배에서 2025년 예상치 1.72배 구간으로의 재평가가 점진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부채비율과 당좌비율 등 재무건전성 지표가 업계 상위권에 속하는 점 역시 대형주 투자 매력을 뒷받침한다.
주가 방향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은 HBM4 양산 임박에 따른 메모리 사업 펀더멘털 회복이다. 삼성전자가 HBM4 내부 품질 테스트 PRA를 통과했다는 소식은 개발 완료 단계를 넘어 양산 체제로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AI 가속기 시장에서 엔비디아와의 공급 협력 경쟁 구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고, 충분한 생산 능력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향후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D램과 eSSD 등 기존 메모리 사업도 실적 모멘텀을 강화하고 있다. 4분기 범용 D램 가격이 반등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글로벌 D램 점유율 1위 탈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동시에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고용량 eSSD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점도 호재다. 3분기 기준 eSSD 매출이 전 분기 대비 28% 증가했다는 점은 삼성전자가 메모리 시장의 질적 성장 국면을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로, 향후 전사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지목된다.
모바일 부문에서는 폼팩터 혁신 전략이 시장 지배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3단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트라이폴드가 기술적 완성도와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으로 관심을 끌면서, 폴더블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64%를 기록 중인 삼성전자가 신규 폼팩터를 통해 중국 등 후발 업체와의 격차를 다시 벌리고 있어, 기업 가치 재평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도 병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뉴로모픽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3위 수준의 특허 출원 건수를 확보하며 차세대 AI 칩 기술력을 입증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반도체 생태계에서도 핵심 공급사로 부각되고 있고, 내년 1월 개최가 예상되는 CES 2026을 앞두고 AI 기반 로봇청소기를 비롯한 다양한 가전 신제품 공개를 준비 중이다. 하드웨어 경쟁력에 AI 소프트웨어 역량을 결합한 신사업 모멘텀이 지속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시장 전문가들은 12월 중순 예정된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이 회의에서 반도체 초격차 전략과 디바이스 경험 DX 부문의 시너지 강화 방안이 구체화될 경우, 중장기 성장 스토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주가 상승 탄력이 추가로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HBM4 생산 계획, 파운드리와 메모리의 AI 특화 전략, 모바일·가전과의 연계 로드맵이 공개될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밸류에이션 비교에서도 삼성전자는 동종 업계 내 상대적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다. SK하이닉스가 HBM 시장 선점 효과로 PBR 1.51배를 적용받는 데 비해, 삼성전자는 PBR 1.09배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분석이다. HBM4 양산이 가시화되고 실제 납품이 이뤄질수록 두 기업 간 밸류에이션 격차가 축소될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더불어 모바일과 가전, 네트워크 장비까지 아우르는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는 반도체 업황 변동성을 완충하는 안전판으로 작용하는 요소로 평가된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수급 지속 여부와 112,400원 전고점 돌파 가능성이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현재의 수급 모멘텀이 유지될 경우 112,400원을 상향 돌파하면 새로운 상승 추세가 형성될 수 있지만, 해당 가격대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경우 주가는 10만 원 초반대 지지력 재점검 과정을 거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HBM4의 실제 고객사 납품 시점, D램 가격 상승 폭, AI 데이터센터 투자 강도가 주가 레벨업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HBM4 공급 계약이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관련 뉴스 흐름에 따라 주가가 등락을 반복할 수 있고,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스마트폰과 가전 등 세트 수요 위축 리스크도 잠재 변수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추격 매수보다는 외국인과 기관 수급 방향을 확인하며 분할 접근하는 중장기 전략이 보다 유효할 수 있다는 시각에 무게를 두고 있다.
